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현재 췌장암에 대한 항암 치료제는 수용체 접합체의 부재로 인해 표적화 전략이 부족하여 수많은 임상 시도에도 불구하고 췌장 종양 환자의 생존율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췌장암을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 절실히 필요한데, 외과적 절제술과 젬시타빈, 냅-파클리탁셀, 플루오로우라실, 옥살리플라틴, 이리노테칸을 사용한 기존 항암화학요법 등의 전통적인 치료법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종양 유전자는 암 환자마다 다르고, 원발성 종양과 전이성 종양의 특성도 다를 수 있습니다. 췌장암세포 또한 유전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어 표적치료제를 비롯한 기존 항암요법에 대한 임상적 한계가 매우 명확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치료방법으로 암세포에 대한 줄기세포의 귀환 메커니즘을 활용하는 것은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이상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줄기세포는 백혈구와 마찬가지로 혈관 내피에서 굴러다니며 탈피 과정을 거쳐 종양 세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줄기세포를 사용하여 심부 종양을 성공적으로 표적화했다는 연구는 거의 보고된 바 없습니다. 이를 위해 종양 미세 환경(TME)에서 줄기세포의 항체 접합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두 가지 접근법이 있는데, 하나는 특정 줄기세포 표적 수용체의 능력을 선택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줄기세포의 유전적 변형입니다. 그러나 줄기세포에서 암세포의 표적 단백질과 결합하는 효과적인 항체와 단백질을 식별하려면 엄청난 분석과 높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상적인 전략이 아닙니다. 다른 전략으로는 줄기세포와 개별 암세포를 함께 배양하여 암세포에 대한 줄기세포막의 표적 수용체 발현을 촉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과정은 암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줄기세포의 효능을 증가시키는데, 이 과정을 "교육용 줄기세포(educational stem cells)"라고 합니다.
저희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췌장암 세포를 스스로 표적하는 줄기세포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개발했습니다. 또한 제안된 기술을 나노 약물 전달 시스템과 통합하여, 교육용 줄기세포의 막 단백질을 코팅하고(특정 암세포에 대한 표적화 능력 향상), 생분해성 고분자(polylactide-co-glycolide: PLGA) 나노 입자를 사용하여 활성 항암제를 캡슐화하는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교육된 줄기세포막으로 캡슐화된 PLGA-독소루비신(PLGA-DOX)이 인간 췌장 종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였음을 밝혔습니다. 췌장 종양 조직에 사용 가능한 항체 접합 단백질이 없고 임상적으로 췌장암 치료를 위한 성공적인 항암 표적 약물(표적 치료제 또는 화학 치료제)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저희 연구팀에서 개발한 플랫폼 기술은 표면 표적 수용체를 사용할 수 없는 모든 악성 종양을 표적으로 삼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가천대학교 이길여암당뇨연구원 나노의학 연구실 엑토좀 센터의 강동우 교수님 지도하에 진행되었습니다. 암당뇨 연구원은 의학의 숙제인 암과 당뇨병의 진단, 치료 및 예방에 대한 연구를 목적으로 천평규모의 실험동물센터와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실험장비들을 갖춘 첨단 과학기관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속한 엑토좀 센터는 엑토좀 합성 및 분석기술을 바탕으로 인체의 선천 및 획득 면역시스템, 줄기세포가 가진 종양 및 염증 표적 능력, 나노 소포체의 합성 기술을 이용하여 임상 적용이 가능한 난치성 종양 및 염증치료를 위한 차세대 약물 개발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생명과학, 화학, 나노기술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과학 연구를 수행하는 만큼, 여러 전공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에게 서로 배우고 도움받을 수 있는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나노물질, 약물전달 시스템 등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로 강동우 교수님 지도를 받으며 박사과정을 시작하였고, 졸업 후 연구교수까지 어느덧 9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미래 국가가 요구하는 융합과학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융합기술의 개념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주요 선진국들은 융합연구의 세계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하여 각 국가별 융합기술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미래 과학기술의 혁명은 앞으로 융합기술(Converging Technology)이 주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던 제가 이러한 미래지향적인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한 일원으로서 정진하고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의 연구 결과로 인해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기고 더 진보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항상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학교 출신도 아니고 남들보다 똑똑하지도 않은 그저 공부보다 실험을 좋아했던 평범한 연구자입니다. 저는 남들보다 빠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앞으로 나아갔고, 현재도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인 것 같습니다. 이 연구도 첫 아이디어는 2018년도 랩미팅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연구는 5년이라는 기나긴 노력을 거쳐 2023년에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5년의 연구수행 과정에서 좌절도 많이 하고 벽도 많이 느꼈습니다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이끌어 나갔습니다. 연구라는 것은 끝이 보이지 않은 긴 터널을 지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어려운 일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많겠지만, 그 때 뒤돌아가지 않고 더디더라도 꾸준하게 전진한다면 훌륭한 연구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연구를 하고 논문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된다는 점은 매우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어느 날 게재된 저의 논문을 보고 한 암환자의 가족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더 이상 쓸 수 있는 약이 없는데 개발하신 약물을 좀 사용해 볼 수 있겠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그때 단순히 논문을 게재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느끼고, 연구결과에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이후부터 임상 사용 가능성이 높은 약물을 개발하는 것을 연구 단계에서의 최종목표로 삼았습니다. 저는 이번에 개발된 약물에 대해 전임상 단계에서의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검증을 거쳐 상용화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또한 저희 연구팀에서 개발한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난치성 질환에서도 효능을 나타낼 수 있는지 검증할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박사과정에서부터 좌절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흔들리는 저를 잡아주시고 이끌어주신 강동우 교수님께 가장 먼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이 아니셨다면 제가 이렇게까지 할 수 없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지만, 얼른 성장해서 교수님처럼 멋진 연구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연구를 수행하는 동안 항상 옆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한 저와 이름이 똑같은 준영이에게 정말 고생했고 고맙다는 말 전합니다. 그리고 연구실 인턴으로 시작해서 이 연구의 핵심인 약물제조까지 담당한 용규도 너무 고맙습니다. 또 연구실 내 모든 사람들의 멘탈을 케어해주고 의지가 되는 민준이, 티 안내고 묵묵하게 열심히 하는 수현이, 밝은 에너지로 실험실에 항상 활기를 주는 현강이, 저한테 배울 때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잘 이겨내 준 근혜, 새로 합류해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는 막내라인 인아와 현준이까지 여러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논문은 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정말 모두에게 너무 미안하고 감사하고, 여러분들과 함께 해서 행복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항상 절 지지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연구활동을 이어가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텐데, 지금만큼이나 좋은 사람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모두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stemsome
# education
# PLGA nanop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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