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난자의 경우 태어날 때 이미 그 수가 결정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해서 수가 감소합니다. 이에 더해, 배란전까지 감수분열 전기 과정에서 오랜 시간 멈춰 있기 때문에 DNA 손상에 쉽게 노출되며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여성의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난자의 DNA 손상이 증가하여 난자에 축적된 DNA 손상은 배아 발생의 결함, 발달 장애, 불임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난자는 DNA 손상에 매우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손상된 DNA를 감지하고 복구하는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선행연구를 통해 난자의 DNA 손상 및 복구반응에서 나타나는 여러 현상을 분석하였으며, 결과적으로 감수분열중의 DNA 손상 복구의 가능성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감수분열 특이적인 DNA 손상복구 반응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난자에서의 DNA 손상 복구 기전 연구는 제1 감수분열 전기 또는 제2 감수분열 중기와 같이 세포주기가 멈춰 있는 특정 시기에 국한되어 진행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DNA 손상 반응이 억제되어 있는 유사분열과 달리, 감수분열 중에는 DNA 손상 복구에 참여하는 단백질인 BRCA1과 53BP1이 염색체로 모집되며 DNA 손상복구를 진행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미세소관과 염색체 사이의 신호전달경로를 통해 DNA손상 복구 반응의 핵심 단백질인 MDC1과 TOPBP1이 CIP2A 매개로 방추극에서 동원체로 이동하며 이는 PLK1인산화 효소를 통해 제어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혔습니다.
감수분열 동안 난자에서 일어나는 DNA 손상 복구 반응 모델
Nucleic Acids Res. 2023;gkad213. doi:10.1093/nar/gkad213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성균관대학교 융합생명공학과 발생생식분자생물학 연구실에서 수행하였습니다. 발생생식분자생물학 연구실은 오정수 교수님의 지도 아래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생쥐 난자를 모델시스템으로 사용하여 생식세포 및 배아 발생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생리현상들의 분자적 기전을 규명하는 기초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난자의 DNA 손상 반응 및 수선 기전에 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때 Clinamen을 만난 것 같아 설렙니다. 모두가 똑같은 방향과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움직일 때, 만약 전혀 다른 방향과 예측 불가의 방식으로 움직이는 우발적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충돌’을 일으키고, 그 충돌로 인해 전에 없던 무언가를 생성하게 됩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모든 프로젝트에서 저는 수많은 클리나멘을 마주했습니다. 그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그 충돌 이후 전에는 알 수 없었던 새로운 결과를 밝혔고 그 결과는 DNA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난자의 질 저하를 방지하여 난임 치료에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의 모교인 성균관대학교에서는 필수교양으로 성균논어를 반드시 수강해야 합니다. 성균논어 수업에서 배운 중용 구절 ‘인일능지 기백지, 인십능지 기천지’는 남이 한 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번을 하며,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에 능하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연구를 할 때 한 번에 진행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주변에서는 제가 해내지 못하는 것들을 쉽게 해내는 것을 보며 좌절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백번을 하면 되고, 천 번을 해서 이루면 된다라고 생각했던 것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연구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에 하나였습니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올 해 가을부터 Yale University, Department of Molecular, Cellular and Developmental Biology, Mogessie lab에서 포스닥 생활을 시작합니다. 포유류 난자는 염색체 분리 중에 오류가 발생하기 쉬워 이배수성과 같은 염색체 이상이 높은 확률로 발생합니다. 이러한 염색체 분리의 오류는 여성의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몇몇의 잠재적인 메커니즘만 제안되었을 뿐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합니다. 저는 앞으로 포유류 난자에서 높은 확률로 발생하는 염색체 분리 오류의 원인에 대해 이해하고, Spindle actin 기반의 염색체 분리 메커니즘을 규명하여 노화에 따라 증가하는 난자의 이배수성을 예방할 수 있는 기초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만약 연구결과가 다시 한번 한빛사에 소개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지난 10년간 성균관대에서 시간을 뒤로하고 곧 새로운 곳으로 가는 지금 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 인터뷰의 기회를 가졌습니다.
Ph.D.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르쳐 주시고, 궁극적으로 제가 독립적인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유롭고 능동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신 지도교수님이신 오정수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 말씀을 드립니다. 교수님을 통해 과학자의 삶을 배웠습니다. 또 논문을 작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재성 박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학위과정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늘 함께 하며 치열하고 힘들었던 시간들을 응원해주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아낌없이 해 주신 융합생명공학과 차지혜 선생님, 용석오빠, 권무광 박사님, 홍요한 박사님, 오세웅 박사님, 은비, 주아, 상윤, 상민, 민경, 두리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무사히 학위과정을 마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요즘 새로운 공간으로 가는 것 그리고 잘해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걱정과 조바심으로 가득 차 있는 저에게, 진심으로 잘되기를 바라주는 좋은 분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이 그것들을 용기와 설렘으로 바꿔줍니다. 보여준 확신에 보답하는 날들을 앞으로 살아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Meiosis
# mouse oocytes
# DNA damage respo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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