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Johns Hopkin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현 Ohio State University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2.5% 밖에 되지 않는 치사율이 매우 높은 암으로써, 90% 넘는 환자들에서 국소침범과 전이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Next generation sequencing의 도입으로 췌장암의 carcinogenesis 에 관여하는 KRAS, CDKN2A, SMAD4, TP53 등의 cancer hotspot mutation의 역할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국소 침범과 전이의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연구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가 전에 소속되어 있던 Wood lab에서는 환자 유래의 췌장암 조직을 사용하여 fresh patient-derived organoid (PDO) model을 구축하였는데, 이 PDO 모델의 큰 장점은 local invasion을 실시간으로 관찰 할 수 있고, 각 환자 유래의 종양의 invasive phenotype 을 정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연구는 2020년에 출간된 Pattern of Invasion in Human Pancreatic Cancer Organoids Is Associated with Loss of SMAD4 and Clinical Outcome (Cancer Res) 의 후속 연구로써, 이전 연구에서는 환자 유래 췌장암 오가노이드에서 2가지의 국소 침범 패턴을 발견하여 소개하였습니다 (비디오 참조: https://twitter.com/i/status/1268568842344837120). Collective invasion 은 여러 세포들이 클러스터를 이루어서 완만한 곡선형을 이루며 주위의 콜라겐 매트릭스를 향해 침범하는 표현형이고 mesenchymal invasion은 단일 세포들이 주위로 침범하는 형태인데, 오가노이드의 침범 표현형, 종양의 mutational profile, 환자들의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mesenchymal invasion표현형을 보인 환자들이 생존율이 더 낮았고, collective invasion 표현형을 보인 종양은 SMAD4 돌연변이에 enrich 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PDO 컬처 중에 전혀 국소침범을 보이지 않는 오가노이드도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collective invasion 과 mesenchymal invasion 표현형을 보이는 오가노이드와 non-invasive organoid의 mutational profile과 transcriptome을 비교 분석하여 환자 고유의 mutational/transcriptomic heterogeneity를 배제하고 두가지 국소 침범 패턴의 transcriptomic alteration에 대해서 더욱 자세히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RNA-seq 분석 결과, extracellular matrix organization 등 cell-ECM 관련 pathway 등은 표현형에 상관 없이 국소 침범에 중요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mesenchymal invasion phenotype의 오가노이드들은 epithelial to mesenchymal transition (EMT) transcription factor들이 collective invasion 표현형의 오가노이드 보다 더욱 활성화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중요한 점은, 췌장암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basal and classical transcriptional subtype과의 연계성입니다. 췌장암 연구를 하시는 분들은 많이 아시겠지만 RNA-seq을 기반으로 한 subtype 중, basal subtype의 췌장암은 classical subtype보다 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보고 되었는데, 그 생물학적 기전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mesenchymal invasion을 보이는 오가노이드들은 basal subtype에 enrich 되어 있고, collective invasion 표현형의 오가노이드들은 classical subtype에 enrich 되어 있음을 확인하면서, 췌장암의 transcriptional subtype과 biological behavior를 연결 짓는 중요한 연결 고리를 소개하였습니다.
또한 본 연구의 중요한 한 꼭지는 수술 전 neoadjuvant therapy를 받은 췌장암 세포는 과연 treatment-naive 암세포보다 침습성이 낮을 것인가에 대한 대답입니다. 정량적으로 표현형을 분석한 결과, 수술 전 FOLFIRINOX나 FOLFINOX와 Gemcitabine/Abraxane 치료를 거친 췌장암 세포는 침습적인 표현형의 정도는 낮았지만, mesenchymal invasive phenotype의 전사체의 특징은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이 중 몇개의 gene들은 chemoresistance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 되어있어, neoadjuvant therapy 에 저항성이 있는 세포들은 국소 침습성도 보존이 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PDO 코호트의 transcriptome과 다른 그룹으로 부터 발표된 췌장암 단일 전사체 시퀀싱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collective invasion 과 mesenchymal invasion을 보이는 종양들의 미세환경의 조성에 차이가 있음을 밝혔습니다. Mesenchymal invasion 표현형의 종양들은 미세환경 내에 fibroblast population이 가장 많았고, collective invasion 표현형의 종양은 cancer cell fraction이 제일 높았고, B/T 세포가 유의있게 높은 fraction을 차지 하였습니다. 또한 fibroblast 와 암세포 간의 상호작용을 예측하여 IL6, MMP9, TGFB1, CXCL12 등의 fibroblast 유래 리간드들이 췌장암 PDO의 mesenchymal invasion 침습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지금 한창 핫한 종양 미세환경이 어떻게 암세포의 침습성까지 향상 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첫 연구입니다. 후속 연구로 후성유전적 분석까지 더해진다면 국소 침범의 생물학적 기전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 소속 Sol Goldman Pancreatic cancer center는 암 연구를 하기에 최적인 장소입니다. 제가 속했던 Pathology department는 수년 간 No.1 NIH-funded department 를 자랑할 만큼, 다양한 분야의 질병을 연구하는 PI 와 클리니션들이 모여있습니다. 저의 박사 프로그램인 Pathobiology program에도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함께 여러가지 질병에 대해 연구하고 있고, 기초 과학보다 질병이나 translational science에 포커스를 두는 프로그램이라서 행복하게 연구에 전념하며 박사 과정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소속되어 있던 Laura Wood lab에서는 두가지의 테마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하나는 제가 담당했던 환자 유래의 췌장암 오가노이드를 통한 국소 침범에 관한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cancer precursor lesion의 genomic characterization입니다. 제가 있었을 당시에는 전 세계에서 온 학생, 포닥들이 함께 연구하는 인종의 용광로였습니다. 덕분에 복작복작하게 연구실 생활을 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하면서 제일 보람을 느낄 때에는 연구진이 아닌 비 과학인 분들과 얘기할 때입니다. 제가 췌장암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고 말씀 드리면 많은 분들께서 (특히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주위에 췌장암으로 돌아가신 분들이 한두 분씩 있다고 말씀해주시면서, 정말 좋은 일을 한다고 하루라도 빨리 치료법이 개발되었으면 좋겠다라며 격려를 해주실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박사과정을 하러 미국으로 나온 게 2015년인데, 벌써 8년 차 미국 생활 중입니다. 처음 미국으로 출국할 때에는 이렇게 오래 머무르게 될 줄 몰랐지만, 어떻게 하다보니 참으로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바이오 연구를 하시는 분들 중에 특히 해외로 유학이나 포닥을 고려하시는 분들은, 유학은 거의 이민이다라는 점을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실험실 생활과 학교 커리큘럼을 이수하는 것 외에도 생활 전반적인 부분에 에너지가 심심치 않게 소모가 되는데, 평소에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이 번아웃이 되지 않고 꾸준히 장기적으로 달릴 수 있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박사과정을 하면서 느낀 점과 대학원생으로써 깨달은 꿀팁 등을 유튜브에 공유했었는데요. 요즘은 업로드가 뜸하지만, 유학 지원 과정이나 대학원 생활 중에 가질 수 있는 질문 등에 도움이 된다면 좋을 것 같아서 공개합니다 (솔트앤페퍼: https://www.youtube.com/@SaltPepper0701).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는 오하이오 주립대 수의과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수의 병리 레지던트로 지내고 있습니다. 현재 개의 췌장암 연구도 진행하고 있고, 놀랍도록 사람의 췌장암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반려 동물들의 암에 대해서 더욱 더 연구해서 사람과 동물의 암종의 유사성을 비교하고 모델을 수립하는 comparative oncology에 매진하고 싶습니다. 세상의 모든 동물들과 사람이 암에 걸리지 않는 그날 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돌이켜보니 연구의 ㅇ 도 모르고 무작정 대학원을 지원하고, 덜컥 합격을 하고, 실험실을 털레털레 다니고 또 졸업을 하기까지, 모두 주위의 많은 분들께서 주신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일입니다. 특히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인 저를 믿어주고 기회를 주신 Laura Wood 교수님께 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긴 유학 생활 내내 저를 믿고 항상 응원해준 가족들과 친구들 모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Pancreatic cancer
# organoid
# RNA-seq
관련 링크
연구자 ID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