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DGIST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항암화학요법(Chemotherapy)을 받는 암 환자는 식욕 부진, 체중 감소, 골격근 및 지방 조직의 고갈을 동반한 암 악액질(Cancer cachexia)로 인해 고통받습니다. 전체 암 환자의 50%가 암 악액질을 경험하고, 전체 암 환자 사망의 20% 이상이 암 악액질과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졌지만, 전 세계적으로 암 악액질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허가 받은 치료제가 없어 대안으로 식욕 촉진제 등 보존 요법만 한정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항암화학요법에 의해 발생하는 암 악액질 유발에 주요한 신호 전달 경로가 Growth differentiation factor 15 (GDF15)/GDNF family receptor alpha-like (GFRAL)/rearranged during transfection (RET) 축임이 밝혀짐에 따라 해당 경로의 억제를 통한 암 악액질 개선의 가능성이 제시되었습니다. GDF15는 스트레스 매개성 조절에 의해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으로 뇌의 섭식 중추에서 수용체인 GFRAL과 공수용체 RET와의 복합체 형성을 통해 신호전달을 조절하는데, 항암화학요법 등 인체 내 다양한 스트레스 조건들에 의해 증가된 발현이 암 악액질 및 다른 만성 질환들에서 식욕 억제 및 체중 감소와 연관된다고 알려졌습니다. 이에 뇌간 특이적 발현에 따른 항체 약물 개발 가능성을 지닌 표적인 GFRAL 길항제 항체(GFRAL antagonist antibody)를 인간 유래 combinatorial 파지 라이브러리로부터 선별하였고, 시스플라틴을 처리한 흑색종 마우스 모델에서 GFRAL antagonist antibody가 시스플라틴에 의한 식욕 부진, 체중 감소, 골격근 및 지방 조직의 고갈을 효과적으로 개선함을 검증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GFRAL antagonist antibody는 비단 시스플라틴에 국한되지 않고 GDF15를 매개로 암 악액질을 유발하는 다양한 화학항암제와 함께 활용할 수 있어 응용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며, 최근 암세포 표면에서의 GFRAL의 발현과 GDF15/GFRAL/RET 축에 의한 암세포의 성장, 전이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새로운 항암치료 수단’으로써의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본 항체 약물이 잘 상용화되어 암 악액질로 인해 고통받는 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약물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연구 과정에서 GFRAL antagonist antibody를 선별하고 효능을 검증하던 중, 암에 의해 자발적으로 발생한 악액질 증상을 저희와 같이 GFRAL에 대한 항체를 통해 완화한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시간과 노력이 모두 사라지지는 않을까, 다른 프로젝트를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걸까 등 수많은 걱정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앞서 발표된 연구와 저희 연구의 차별성을 찾고, 보다 임상에 근접한 모델에서 항체의 효능을 확인했습니다. 두 연구 모두 GFRAL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를 이용했지만, 저희의 GFRAL antagonist antibody는 생체 내 면역원성을 극소화할 수 있는 완전인간항체(Fully human antibody)이며, 암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화학항암제가 암 악액질을 유도하여 아이러니하게도 환자의 삶의 질을 감소시키는 화학항암제 유도 암 악액질 모델에서는 그동안 GFRAL antagonist antibody의 암 악액질 개선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던 사실에 주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고, 결국에는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학과 예경무 교수님 연구실(Bio-therapeutics Design Lab)에서 본 논문 관련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항체 공학자이며 바이오 의약품 전문가이신 예경무 교수님께서는 2017년 DGIST에 부임하시기 전에 세계적인 생명공학 연구기관인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에서 조교수로 활동하시며 항암제, 망막 치료제 등을 개발하여 다수의 연구 논문과 특허를 통해 바이오 의약품 분야의 권위자로 자리매김하셨으며, 특히 항체공학 분야에서 작용제 항체(Agonist antibody)를 개발할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계십니다. Bio-therapeutics Design Lab은 보유 중인 인간 유래 combinatorial 파지 라이브러리 및 치료용 항체 개발 platform 기술을 이용하여 다양한 질환에 대한 치료용 항체를 개발하고 있으며, 세포 표면 엔지니어링 기술을 이용하여 활성 단백질과 항체 등을 작은 크기의 세포외소포체(small extracellular vesicle) 표면에 부착하여 기존에 없던 신개념 치료제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https://yeantibody.dgist.ac.kr/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실험실에서 제 손으로 직접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하고, 효능을 검증할 수 있다는 사실에 들뜬 마음으로 열정만 가지고 연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pipetting조차 어색하고 실험 경험이 전혀 없었던 제가 실험실 초기 구성원으로써 많은 실험 과정을 셋업하고 최적화하며 많은 좌절을 경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예경무 교수님과 실험실 구성원들이 많은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셨고, 현재는 세상에 없는 연구를 내 손으로 진행한다는 자부심과 연구 인생의 첫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보람을 느끼며, 이를 통해 앞으로 새롭게 다가올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동력을 얻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다른 연구자들과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협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많은 사실들이 밝혀지고 실험 기법들도 다양해지므로 모든 정보를 혼자서 습득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수많은 실험들을 모두 잘하기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열린 마음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은 단순히 문제 해결에 필요한 시간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더 좋은 아이디어와 결과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또한 시간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했던 시간들이 당장에는 큰 효과를 나타내지 않지만, 또 다른 문제와 마주쳤을 때 해결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중개연구를 하고 싶은 생각으로 박사과정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그날까지 아직 많이 부족한 저의 연구 역량을 고도화하여 졸업 후에는 신약 개발 역량을 가진 훌륭한 제약회사의 일원이 되어 후보 물질 탐색부터 약리학적 전임상 연구, 임상 시험, 신약 허가까지 일련의 다양한 과정들에 이바지함으로써 실제 환자분들의 희망이 되는 연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자신감 없이 주저하던 저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시며 연구의 길로 이끌어 주시고 아낌없는 가르침을 주신 존경하는 스승님 예경무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하고 싶은 일 해보라며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주고 지지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고민하고 고생한 범용이를 비롯하여 Bio-therapeutics Design Lab에서 인연을 맺고 많은 도움과 격려를 주신 모든 랩 멤버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등록일 2023.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