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표적 단백질 분해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TPD) 전략은 표적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하는 기존 저분자 약물과는 달리, 단백질 자체를 제거하는 약물 개발 방법입니다. 난치성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 방법이 될 수 있기에, 신약 개발 분야 전반에서 많은 관심을 받으며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TPD 전략은 여러 가지 형태가 존재하는데, 저분자 화합물 (Small molecule)을 이용한 TPD전략으로 PROTAC (Proteolysis-Targeting Chimera)이 대표적이며 최근 들어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이를 이용하면 질병 유발 단백질의 제거뿐만 아니라 비정상적인 번역 후 변형(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 PTM)이 유발된 단백질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P38 MAPK는 면역반응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kinase 종류 중 하나로, 염증 관련 신호전달의 상위 단계에서 염증반응을 조절합니다. 만성 염증 같은 질병 상황에서는 p38의 활성화된 형태인 인산화 p38 (p-p38)의 양이 증가합니다. 활성화되어 병리를 유발하는 p-p38를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면 새로운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rational design을 통해 p38과 p-p38을 구별하여 p-p38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신규 TPD분자를 설계 및 합성하고, 분자생물학적 tool을 활용하여, 기전을 확인하였으며, 최종적으로 유전자조작 in vivo 모델을 이용하여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쥐의 인지능력 개선 및 병변 감소능을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p-p38 분해제를 개발하여 난치성 질환인 알츠하이머 질병의 새로운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기존의 방법으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PTM이 일어난 단백질 또한 표적할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연구과정 중, 예상치 못한 Western blot 결과를 보고 지도교수님과 토론하고 추론했던 것들이 재밌는 기억으로 많이 남습니다.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추가적인 실험을 설계하고, 다행히 좋은 실험 결과도 얻어서 논문으로 잘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경희대학교 약학대학의 김남중 교수님, 인경수 교수님, 이종길 교수님 실험실 간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김남중 교수님 지도하에 유기합성화학실에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유기합성화학을 기반으로 화학생물학, 의약화학, 합성방법론 등 유기화학자가 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실험실입니다 (연구실 홈페이지: http://chembiol.khu.ac.kr). 약학대학 내 다른 분야의 교수님들 과도 다양한 형태의 공동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외 연구기관들 과도 함께 연구 중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처음 연구실 생활을 시작했을 땐, 신생 연구실이었습니다. 교수님과 함께 연구실 인프라를 구축해가며, 실험했습니다. 항상 앞을 생각하고 내다보며 이끌어 주신 교수님의 지도하에서 부푼 꿈을 안고 연구를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며 결과가 예상과 달리 좋지 않을 때가 많았고, 프로젝트 여러 개가 엎어지기도 하며, 겨우 논문 투고한 것은 수차례 거절당하여 힘든 적도 있었습니다. 그 경험들을 통해서, 저는 결과에 너무 욕심내지 않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연구를 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재밌고 원하는 주제를 연구할 수 있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좋은 결과들도 따라왔지만, 올바른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는 연구실에 있었다는 것이 저의 자부심입니다. 졸업을 앞두고 연구실 후배들에게 더 많이 가르쳐 주지 못한 것 같아 걱정이 많았는데, 걱정과 달리 잘하고 있어서 정말 뿌듯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학교는 배움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진학 초기에는 의욕적이고 적극적이라 빨리 성과를 만들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원하는 때보다 늦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의욕과 열정을 올바로 배우는 것에 쏟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분야를 시작하더라도 계속해서 세부 분야로 나뉩니다. 그중에서 각자가 재밌는 것들을 찾았으면 합니다. 저의 연구 분야로 한정하여 말씀드린다면, 화학생물학, 의약화학, 합성방법론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보고, 본인에게 가장 어울리며 재밌는 분야를 스스로 선택하고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화학생물학 분야의 연구를 더욱 다양하게 경험하고 싶습니다. 유기화학적 지식을 이용하여 생물학적 시스템을 더 이해하고 연구하고 싶습니다. 또한 연구실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들도 마무리하고 싶고, 학위논문으로 썼던 연구의 근거 및 증명 부분을 더 추가하여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독립연구자로서 능력을 갖추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처음 연구실을 들어갔을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연구실 구성원들이 너무 잘해줘서 항상 자랑스럽다. 고맙다.’라는 말씀을 지도교수님께서 자주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들을 때면, 편안하게 들을 때도 있었고 마음 한편으로는 부끄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제 마음이 부끄럽거나 편안할 때 모두 감정의 근거는 당시의 실험 결과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도교수님께선 결과를 떠나서 꾸준히 노력하는 실험실 구성원들을 자랑스러워하셨던 것 같습니다.
바른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늘 힘써주신 김남중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부분이 많았던 화학과 생물학 간의 공동연구이기에 무엇보다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였는데, 이를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해주신 인경수, 이종길 교수님, 그리고 이나래 박사, 기민성 박사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또한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학문적 자문도 열심히 해준 공동연구원분들, 긴 학위과정을 함께해 준 연구실 식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 사랑하는 길영이와 길영이 부모님, 우리 가족들에게 감사드립니다.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 p38 MAPK
#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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