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엑소좀은 세포에서 분비되는 50-150 nm(나노미터)의 작은 소포체로서 원세포의 단백체, 유전체 등의 분자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세포 아바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최근 암세포와 암주변세포의 상호 교신과정에서 매개자로 작용하여, 암성장, 전이, 약물 내성, 면역회피 등 암의 악성화의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엑소좀은 원발암의 특성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액체 생검을 기반으로 한 암진단의 바이오마커로써 활용성이 높아 최근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암세포가 특정 생체분자를 선별적으로 엑소좀 내로 탑재하고 암 특이적 엑소좀 생성을 촉진하는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엑소좀 형성 과정에서 고아 GPCR인 GPR143 단백질이 특정 생체 분자 물질을 선별해 포장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GPR143 단백질이 과발현된 암세포는 전이를 촉진하는 엑소좀을 다량 분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GPR143 단백질은 암세포 내에서 암의 악성화에 필수적인 단백질들과 결합해 이들을 우선적으로 엑소좀으로 운반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GPR143은 유방암, 피부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발현이 증가되어 있고, GPR143 과발현 암세포 유래 엑소좀을 정상세포와 암주변세포에 처리하였을 때, 암전이에 필수적인 암세포의 이동과 침윤성이 증가함과 동시에 암세포의 이동 통로 역할을 하는 신생혈관 형성이 증가되어 다른 장기로의 암전이를 촉발하는 기전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암전이 동물 모델을 통해 GPR143이 발현된 암세포가 분비하는 엑소좀을 투여하였을 때, 혈액 내의 암세포가 폐조직으로 이동하여 성장하는 암전이가 유도됨을 개체 수준의 연구를 통해 증명하였습니다.
본 연구를 통해 GPR143이 암전이 관련 인자 포집을 특이적으로 조절하여 암전이 유발 엑소좀의 형성과 분비를 유도하는 새로운 분자 스위치임을 밝힐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암전이를 예측할 수 있는 진단 바이오마커 개발과 암전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저희 실험실에서 연구해오던 주제가 아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면서 많은 실험법을 새롭게 구축하고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고생도 많았지만, 공동저자들과의 논의와 협업 연구를 통해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소속되어 있는 연구실은 울산과학기술원 (UNIST) 생명과학과 암중개연구실 (Cancer Translational Research Laboratory)로 암의 발생 과정과 암미세환경 내에서 암세포와 주변 세포 간의 다양한 신호전달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암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암제어 전략을 발굴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학중점연구소인 ‘세포간 신호전달에 의한 암제어 연구센터’ 소속의 다양한 연구 분야의 교수님들과 융합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CTRL, 암중개연구실: https://sites.google.com/view/cancerlab)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학위과정부터 지금까지 연구를 수행해 오면서, 수많은 가설을 세우고 실험으로 검증하는 과정에서 많은 합리적 의심과 타인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때로는 내 가설이 틀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힘든 상황에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았고, 겸손한 자세로 부족함을 돌아보며 새로운 것들을 하나씩 배우고 이를 적용하면서 저의 가설을 결과로 증명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느꼈던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또한, 알려지지 않은 유전자의 기능과 작용 기전을 규명하면서 생명과학 분야의 발전에 동참하고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생명과학 분야는 타 연구분야에 비해 긴 연구기간이 요구됩니다. 그만큼 길고 긴 자신과의 싸움을 해 나가 야합니다. 실험 때문에 속상하고 지치는 날이 100일 중 99일이더라도 단 하루만 예상한 대로 결과가 잘 나와준다면, 그간의 고생과 노력들을 보상받는 기분을 느낍니다. 이것이 생명과학 연구 분야의 매력이자,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구 과정에서 수많은 실패와 좌절도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분명히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때로는 지치고 힘들겠지만, 자기 자신을 믿고 앞으로 향하면 보이지 않던 길이 보입니다. 포기하지 말고, 스스로를 더 아끼고 응원하며 힘내시길 바랍니다. 후에 어느 순간 성장해 있는 자기 자신이 뿌듯해지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들어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실험 방법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연구가 가능하기도 하고 새로운 연구 분야가 창출되기도 합니다. 특히 기술 발전의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동시에 다방면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너무 한가지 방법에만 집착하지 말고 가능하다면 다양한 실험 방법들을 시도해보고 도전해보는 것이 원하는 결과에 이르는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시각이 형성되고 또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연구자에게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암미세환경 조절에 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특히, 항암제 내성으로 인한 암의 재발을 매개하는 엑소좀의 특성, 기능 및 조절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암진단 및 치료에 활용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엑소좀 내의 특정 인자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엑소좀 기반 치료제 개발이나 약물 전달체 개발 분야에 적용해 보고자 합니다. 또한, 멀티오믹스 기반으로 엑소좀이 암미세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실제 임상에서 관련 기전을 검증하고 연구 성과의 활용도를 높여 실용화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 경력과 무관하게 하나의 주제로 연구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 연구는 유난히도 길고,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지만, 덕분에 즐겁기도 했고 배운 점도 많이 있습니다. 이 논문이 마무리되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번 연구를 끝까지 함께 고민하며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서판길 교수님, 채영찬 교수님께 먼저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긴 연구기간 동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도움주신 모든 공동연구자 분들과 실험실 구성원들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일일이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경진, 현준, 현정, 혜윤.. 항상 힘이 되어주어서 고맙고, 다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곳에서 연구를 이어 나갈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항상 저의 선택을 믿고 지지해주시는 부모님, 묵묵히 지켜봐 주신 시부모님, 언제나 응원해주는 가족들이 있기에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또한, 항상 곁에서 변함없는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영원한 내편 안석기 박사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그대가 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배우는 자세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연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받은 도움을 다른 분들에게 베풀 줄 아는 연구자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고마운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Bric 관계자 분들께도 큰 감사를 드립니다.
#Cancer metastasis
#Exosome
#GPR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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