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교모세포종(glioblastoma multiforme, GBM)은 뇌 조직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신경교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으로써, 환자 평균 생존 기간이 18개월에 불과하고 5년 생존율은 3% 미만인 WHO grade 4에 속하는 악성 종양입니다. 현재 치료를 위해 외과적 절제 수술 이후 방사선 및 화학적 요법이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뇌 조직으로의 수술적 접근이 어렵고, 임상에 활용될 수 있는 유의미한 신약 개발이 더디며, 높은 치료저항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치료 전략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는 치료저항성 중 하나인 방사선저항성에 대한 제어 기전 연구를 진행하고자 방사선저항성 교모세포종 세포주를 직접 구축했습니다. 저희 연구 목표는 교모세포종의 방사선저항성에 기여하는 인자에 대한 탐구를 진행하고, 해당 인자의 제어를 통한 방사선저항성 감소를 유도함으로써 신규 치료 전략으로 활용하고자 함입니다.
저희는 방사선저항성을 나타내는 교모세포종 세포와 일반적인 교모세포종 세포 사이의 RNA sequencing을 진행했고, 유의미한 발현 변화를 나타내는 유전자들 중에서 The Cancer Genome Atlas (TCGA)의 교모세포종 환자 예후 데이터와 일치하는 유전자들을 선별했습니다. 그 결과, 저희는 Diacylglycerol Kinase Beta (DGKB) 유전자를 선별하여 방사선저항성과의 연관 관계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방사선저항성 교모세포종에서 DGKB의 발현이 감소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DGKB 발현 조절에 따라 방사선에 대한 생존율이 조절됨을 확인했습니다. 효소 기능적 측면에서 DGKB는 diacylglycerol (DAG)을 phosphatidic acid (PA)로 전환하는 효소이기 때문에, 저희는 DAG 축적이 방사선저항성의 원인이 될 것이라 판단했고, 실험적으로 DAG의 축적이 방사선저항성을 유도함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DAG 축적과 관련 있는 대사 과정인 mitochondrial β-oxidation의 감소 및 lipid droplet의 증가를 확인했습니다. 이후 저희는 DAG을 기질로 활용하여 lipid droplet을 형성하는 효소인 diacylglycerol O-acyltransferase 1 (DGAT1)에 대해서도 탐구하게 되었습니다. 방사선저항성 세포에서 DGAT1의 발현이 증가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저희는 감소된 DGKB에 의해 축적된 DAG이 증가된 DGAT1을 통해 lipid droplet 형성 증가로 이어진다고 판단했고, 실제로 방사선저항성 교모세포종 세포에서 mitochondrial β-oxidation 과정에 쓰일 acyl-CoA가 DAG과 함께 lipid droplet 형성에 주로 사용됨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통해 방사선저항성 교모세포종은 DGKB와 DGAT1의 발현을 조절하여 lipotoxicity를 피하는 전략을 세웠음을 확인했습니다.
저희는 이후 DGKB 및 DGAT1의 발현 조절을 치료 전략으로 사용하기 위해, FDA-승인 약물 반응 유전체 프로파일 데이터베이스 CMAP을 활용하여 DGKB 및 DGAT1의 전사를 조절하는 약물 클라드리빈을 발굴하였습니다. 클라드리빈은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로써 이미 뇌 질환 치료에 활용되고 있는 약물입니다. 환자-유래 교모세포종 줄기세포주와 방사선저항성 교모세포종 마우스모델에서 클라드리빈이 방사선저항성을 줄여준다는 실험 결과를 확인함으로써, 클라드리빈의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습니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에서 교모세포종의 방사선저항성 획득 기전과 관련 특이적 대사 경로를 규명함으로써, 새로운 교모세포종 치료제 개발의 발판을 마련하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부산대학교 생명시스템학과에 석박사통합과정으로 진학하여 본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교모세포종의 대사에 초점을 맞추어 방사선저항성의 기전을 규명하고 임상에 활용될 수 있는 치료 효과 향상 프로토콜을 수립하는 전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도 교수님이신 부산대학교 생명과학과 윤부현 교수님께서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연구 주제를 바라보시며, 학생 스스로 연구를 디자인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십니다. 그 과정에서 아직 학위과정생임에도, 추후 연구책임자로서 겪게 될 경험과 마인드를 미리 함양할 수 있습니다. 공부하고 탐구한 것을 스스로 결실을 이뤄내는 것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연구에 대한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연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실 홈페이지: https://biochemistry.pusan.ac.kr/)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활동 중에 가장 보람이 느껴질 때는 문제 해결을 위한 discussion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람이 느껴짐과 동시에 마찬가지로 자부심이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Discussion 과정에서 스스로는 깨닫지 못하던 새로운 관점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보람찬 것 같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교수님으로부터 선배, 후배들까지 이어져서 활발한 discussion을 거리낌없이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고,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연구실 소속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순간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스케일로 실험을 진행을 하다 보면, 스스로의 연구 시야도 편협적이고 제한적이 된다는 것을 종종 느낍니다. 실험이나 하던 일이 잘 안될 때 잠시 멈춰서 전체 경향을 크고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 교모세포종의 방사선저항성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가능했습니다. 그렇지만, 방사선저항성이라는 것이 단순한 한 요인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닌 다양하고 복잡한 신호 체계의 변화로 인해 유발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신호 체계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커다란 중심 이론을 밝혀내고 싶습니다. 본 연구의 후속 연구부터 차근차근 진행해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까지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처음 연구의 길로 저에게 손을 내밀어주시고, 부족한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주신 윤부현 교수님께 가장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교수님의 조언이 없었더라면 아직도 많이 헤매고 있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끝까지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모르는 것이 많아도 싫은 내색없이 서로 의지하며 같이 끝까지 연구 진행한 공동 저자 현구형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논문이 완성되기까지 도움을 주신 세종대학교 윤혜숙 교수님과 부산대학교 교수님들, 졸업하신 선배님들과 생화학 연구실원들에게 정말 감사드리고,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멀리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와 저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분께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Glioblastoma
#Radioresistance
#Lipotoxi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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