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현, 고신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RNA 변형 (RNA modification)은 전사 후 스플라이싱이나 교정, 변형 등에 의해서 RNA 자체 안정성을 조절하여 세포의 운명을 결정하는 등 생체 내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과정을 조절합니다. 과거에는 주로 rRNA나 tRNA에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생명과학기술이 발달하며 mRNA나 lncRNA, 심지어 miRNA에서도 화학 변형이 알려지고 있고, 최근에는 후성전사체 (Epitranscriptome)라는 용어로 새롭게 떠오르는 학문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RNA의 변형으로는 N6-methyladenosine (m6A), 5-methylcytidine (m5C), pseudouridine (Ψ), 2′-O-methylcytidine (Cm), N7-methylguanosine (m7G) 등이 알려져 있으며, adenosine의 탈아미노화로 인한 inosine 교정 (Adenosine-to-Inosine, A-to-I editing) 또한 가장 잘 알려진 RNA 변형 기전 중 하나입니다 (그림 1).

제가 연구한 논문에서 다룬 A-to-I 교정은 주로 ADAR (Adenosine Deaminase Acting on double-stranded RNA)라는 탈아미노화 효소에 의해서 일어납니다. ADAR 효소는 ADAR1, ADAR2, ADAR3 세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TCGA의 간암 빅데이터와 저희 연구실에서 확립한 다단계 간질환 환자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확인했을 때, ADAR1이 비정상적인 유전자 증폭 현상에 의해서 단백질 발현이 증가되고 이렇게 증가된 ADAR1은 더욱 간암을 촉진시킨다 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간암 발생에서 ADAR1은 AZIN1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mRNA의 비정상적 A-to-I 교정 유발 인자로 가장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저는 당시 miRNA 연구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중이었고, miRNA의 프로세싱 과정 중 이중가닥을 형성하기 때문에 ADAR의 이름 뜻처럼 RNA 이중가닥에 부착하며 간암에서 증가되어 있는 ADAR1이 miRNA의 A-to-I 교정을 유도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교정이 일어난 miRNA를 찾는 과정은 제가 잘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컴퓨터 알고리듬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시작부터 그 과정들은 험난했지만, 마침내 miR-3144-3p라는 miRNA의 seed region에 ADAR1에 의한 A-to-I 교정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A-to-I 교정이 일어난 miRNA의 후보들의 결과물을 처음 보았을 때는 그 개수가 많지 않았고 miRNA의 A-to-I 교정 비율 (editing rate)도 높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힘들게 도출한 결과였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고 끝까지 의미부여를 하기 위해 제가 롤모델로 삼았던 논문의 저자를 미국 학회에서까지 찾아가 토론하여 나중에야 제가 본 결과물이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닌 큰 의미가 있는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miR-3144-3p의 A-to-I 교정 전후로 MSI2에서 SLC38A4로 타겟 (target)이 바뀌는 target on/off 현상을 증명하여 간암 발생에서 ADAR1의 miRNA A-to-I 교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본 논문을 통해 제시하였습니다 (그림 2).

만약 A-to-I 교정이 일어난 miRNA 후보 리스트를 보고 대충 들여다보고 실망하여 포기하였다면 절대 이루지 못했을 결과입니다. 그 과정에는 제 지도 교수님이신 남석우 교수님의 지속적인 조언과 격려가 있었고, 실험실 선후배님들과의 토론도 크게 도움이 되어 이렇게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가톨릭의과대학 기능전사체연구소는 남석우 교수님의 지도 아래 열정과 아이디어가 넘치는 학위 과정생과 박사 연구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간암을 이해하기 위해서 RNA변형이나 기능성 non-coding RNA와 같은 RNA 기능연구들을 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직접 생산하는 RNA-seq 데이터뿐만 아니라 NCBI-GEO 혹은 TCGA 등 공개 데이터들을 적극 활용한 메타분석을 통해 간암 발생 기전을 연구하고 있으며, 또한 자체 발굴한 타겟들의 RNA 치료제를 실용화하여 ‘Bench-to-Bedside’를 실현하고자 RNA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널클럽을 통해 RNA 화학 변형에 관한 주제를 처음 접했고 ‘나도 이런 연구를 해보고 싶다’와 ‘과연 이게 나의 분야에서도 가능할까’라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모두들 생소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기 위해서 우선 주위 가까운 사람들부터 이해와 호응을 이끌어 내야 됐었고, 무엇보다 이 연구의 필요성을 스스로 납득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문헌을 찾아보고 연구에 집중하여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던진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 다양한 접근 방식이 필요했고, 답을 찾지 못하거나 난관에 부딪혀 실망한적도 많았지만, 반대로 희망을 보았을 때는 큰 희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록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은 연구이지만 포기만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임하다 보니 많은 실패에도 오히려 그 실패들이 거름이 되었고 본 논문을 통해 이렇게 열매를 맺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아직 현재 진행형인 제가 이런 말씀들을 드리는 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구들을 진행하며 개인적으로 느낀 점들을 말씀드리자면 요즘은 연구 트렌드의 방향과 흐름이 매우 빠르게 바뀌는데 본인이 진행하고 있는 연구 주제와 최신 연구 방법 동향들을 잘 살펴 필요하다면 과감히 접목시키는 것도 노력 대비 효율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의 노하우로 최신 연구의 트렌드를 부지런히 지속적으로 follow-up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또, 연구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벽에 부딪히며 좌절과 실망이 있을 때도 있습니다. 잠시 넘어지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진심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기왕 최선을 다한다면 더 잘 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혼자 고민하기 보다 주위 사람들과 항상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다 보면 또 새로운 길을 통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도 계속 후성전사체, 그중 m6A과 같은 RNA 화학적 변형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이어 나가고자 합니다. RNA에 일어나는 분자화학적 변형 자체도 최근에야 그 중요성들이 알려지고 있고, 관련 기전들은 아직 완벽히 이해되지 않은 내용들이 많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자 합니다. 현재 저는 소속을 옮겨 혈액 조혈과정과 혈액암을 메인으로 연구하고 있는데 m6A 변형을 접목하여 연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논문이 완성되기까지 긴 시간동안 함께 지치지 않고 헌신적으로 지도해주신 남석우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교수님께서 항상 강조하여 말씀해주신 것처럼 팔방미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 만나도 즐겁고 편한 기능전사체연구소 선배님들과 후배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 항상 미소로 맞아 주시고 아낌없이 지원해주시는 고신의과대학 생화학교실의 정지영 교수님과 연구원 가족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감사한 분들이 많은데 일일이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무엇을 하든 한결같이 저를 응원해주시는 가족분들께 감사드리며, 부족한 남편이지만 묵묵히 옆을 지켜주는 아내 화윤이와 요즘 귀여운 짓을 많이 하는 아들 이안이이게 항상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등록일 2023.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