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뇌혈관이 막히면서 신경학적 증상을 발생시키는 질환을 뇌경색 (혹은 허혈성 뇌졸중)이라고 부릅니다.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기전 중 심장에서 발생하는 혈전이 뇌혈관으로 이동하여 혈관을 막는 심인성 뇌경색 (Cardio-embolism)이 대표적으로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는데, 심인성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원인인 심방세동 (Atrial fibrillation)은 전체 뇌경색 발생 원인의 15~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심방세동으로 인해 유발된 뇌경색은 다른 원인에 의한 뇌경색에 비해 그 중증도가 심하고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뇌경색 연구자와 부정맥 연구자들은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경색의 예방과 치료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경색 발생의 위험도를 예측하기 위해 현재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의 연령, 고혈압, 당뇨, 뇌졸중의 과거력 등의 임상 인자 (clinical parameter)를 반영한 CHA2DS2-VASc score 등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상 인자만을 활용한 score들은 심방세동 환자의 뇌경색 예측에는 좋은 예측력을 보이지만, 심방세동을 동반한 뇌경색 환자에서 뇌경색 재발을 예측하는 데 있어서는 그 예측력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임상 인자 이외의 환자의 뇌 영상 정보 (neuroimaging parameter) 등 환자의 더 디테일한 정보를 모델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었고, 이 연구에서는 과거에 발생한 무증상 뇌경색 (covert brain infarction)이 주요한 예측 인자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 환자가 이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과거 무증상 뇌경색의 여부와 그 특성을 분석하였고, 이 무증상 뇌경색이 있는 환자에서 뇌경색의 재발 위험도가 약 2.9배 증가하고 다양한 무증상 뇌경색 subtype과 재발과의 관계를 확인하였습니다. 앞으로 무증상 뇌경색이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경색 재발 위험 예측에 중요한 인자로 활용되어야 함을 제시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연구책임자이신 배희준 교수님의 지도하에 “국내 다기관 뇌졸중 코호트 연구 (Clinical Research Collaboration for Stroke in Korea, 이하 CRCS-K, http://crcs-k.strokedb.or.kr/)” 그룹의 협업을 통해 진행한 “동아시아 심방세동 허혈성 뇌졸중 연구 (East Asian Ischemic Stroke Patients with Atrial Fibrillation Study) Part II”에서 수집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CRCS-K는 국내 19개의 뇌졸중 센터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동국대학교일산병원, 서울의료원, 노원을지대학교병원,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충북대학교병원, 제주대학교병원, 영남대학교병원, 동아대학교병원, 울산대학교병원, 전남대학교병원, 인제대학교일산백병원,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중앙대학교병원,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통계학교실의 모니터링 및 분석 센터로 이루어진 그룹으로 해당 기관에 입원한 뇌졸중 환자의 다양한 임상 정보를 전향적으로 등록하였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헌신적인 노력으로 2022년 11월 기준 10만 명이 넘는 뇌졸중 환자를 등록하였으며, 이는 뇌 영상을 통해 검증된 환자를 등록한 뇌졸중 레지스트리 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최대 규모입니다. CRCS-K는 뇌졸중 센터의 전문의가 환자를 등록하며 퇴원한 대부분의 환자를 최소 1년 동안 추적 관찰하고 있어서, 그 데이터의 신뢰성과 완결성이 매우 높아, 160편 이상의 SCI 논문을 출간하였고 국내와 해외 뇌졸중 진료 가이드라인에 반영되고 있는 세계적인 그룹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뇌졸중을 전공하는 신경과 의사로 대학에서 진료와 교육을 담당하면서 동시에 뇌 연구자로써 연구 활동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급성 뇌졸중 환자를 치료하여 살리는 보람만큼이나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결실을 내면서 얻는 즐거움이 큽니다. 같이 연구하는 연구자분들과 상호작용하면서 느끼는 기쁨이 한편으로는 바쁘고 고된 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 논문을 위해 60쪽이 되는 Revision을 2번의 round 간 준비하였는데, Accept 되는 순간 그 동안 쏟은 시간과 에너지를 보상받을 만큼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뇌졸중 분야는 그동안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해온 분야이지만 아직도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뇌 영상 지표를 뇌졸중 환자의 예방, 치료에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분석 과정에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법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뇌졸중 연구에 입문하려는 분들이 계시다면 최신의 국내와 국외 가이드라인과 대표적인 랜드마크 연구들을 먼저 섭렵하시고 더 깊은 연구주제를 잡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뇌졸중 분야는 연구의 업데이트가 굉장히 빠르고 이 업데이트를 실제로 가이드라인에 반영하는 과정 또한 빠르게 이뤄지기 때문에 연구 주제를 정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먼저 참고를 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궁극적인 연구의 목표는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키기 위함이므로, 일선에서 일하시는 임상가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보고 어떤 연구 주제가 시급하고, 중요도가 클지 많이 고민해보고 연구를 진행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심방세동을 동반한 뇌경색에 대해 보다 정밀한 예후 예측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무증상 뇌경색 뿐만 아니라 다양한 뇌 영상 정보 및 임상 정보를 활용하여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 쓰여서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예측 모델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환자의 맞춤형 진료 (Tailored medicine)에 연구 결과가 실질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가장 먼저 이 논문을 지도해주신 배희준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문제에 가로막혀 허우적대고 있을 때 하나하나 자상하게 가르쳐 주시면서 연구를 끝까지 진행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워낙 대내외적으로 막중한 임무를 가지셔서 어느 누구보다 바쁘시지만, 직접 모든 사항을 완벽하게 챙기시는 것을 보면서 항상 교수님께 많은 가르침과 교훈을 얻고 있습니다. 아직도 부족함이 많지만 열심히 배워서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또한, 이 귀중한 연구자료를 가지고 연구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CRCS-K 소속 교수님들과 연구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하고 싶은 연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변함없는 믿음을 보내주시는 양가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누구보다 저의 곁에서 부족한 남편에게 항상 칭찬과 응원과 전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아내 문정민 선생님과 저희 부부에게 행복의 에너지를 보내주는 똑똑이 딸 이서에게 특별히 감사합니다. 항상 기도로 저를 응원해주시는 사랑하는 외할머니와 정현, 준연, 삼촌, 숙모, 그리고 많이 보고 싶은 저희 외할아버지와 할머니께도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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