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연하곤란(dysphagia)은 파킨슨병(PD)의 유병기간이 증가함에 따라 다수의 환자에서 발생하는 영양실조와 흡인성 폐렴을 유발하여 삶의 질 및 생존률 저하와 유의미한 관련성을 보이는 대표적 증상입니다. PD 이외에도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루게릭 병의 신경근육계 질환 등에서도 흔하게 발생하는 연하곤란은, 질병별로 이 증상과 관계된 중추신경계의 신경해부학적, 대사분포적 바이오마커들이 밝혀지고 있으나 PD에서의 연하곤란에 대해서는 ‘유병기간 증가에 따라 다른 운동관련 증상이 일어나면서 그 중 하나의 운동관련증상일 뿐인 연하곤란도 당연히 발생한다.’ 정도의 개념 외에는 질병특이적인 바이오마커에 관한 연구가 적은 편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PD의 운동증상 및 연하곤란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는 연령, PD 유병기간을 공변량으로 하여 뇌의 선조체(Striatum) 내에서의 도파민 수송체 가용성의 분포를 18F-FP-CIT PET을 이용하여 분석하면 연하곤란의 swallowing phase-specific biomarker로서 선조체 내의 도파민성 뉴런의 퇴행의 분포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관심 회귀자로 사용된 변수가 Videofluoroscopic Dysphagia Scale라는 점수체계를 이용했는데, 기본적으로 이 변수가 ordinal variable이면서, 실제 히스토그램상 분포는 skewness 가 크고 14개의 하위항목의 분포가 heterogeneous하며, intact 로 판정되는 비율이 90%가 넘는 변수들이 많아서 ordinal logistic regression (LR)을 위한 proportionality 가정이 위배되어, 어쩔 수 없이 변수들을 dichotomization 하여 binary LR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binary LR을 하기에도 quasi-complete separation이나 bias of maximum likelihood estimates due to rare events의 제한이 생겨서 고심 끝에 Firth’s penalized LR이라는 메쏘드가 적합하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CIT PET의 preprocessing 제외하고는 전부 MATLAB 스크립트만 직접 짜서 사용하다가 penalizing 하는 부분에서 Firth 방법은 구현을 할 수 없어서, 이를 적용시킬 수 있는 logistf R 패키지를 찾아서 사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선조체의 영역별 dopaminergic degeneration에 따라 연하곤란의 oral / pharyngeal phase 별 연하운동장애와 관련성을 찾을 수 있었고 (그림 1), 이러한 결과를 첫 교신저자 논문으로 발표할 수 있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그림 1. 파킨슨병에서 연하곤란 관련 14개 하위항목변수들 중에서 유의미한 통계적 연관성을 보인 선조체의 영역의 오버레이 이미지 (ventral striatum에서 가장 많은 연하곤란 하위항목변수와의 연관성을 보였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중앙보훈병원 보훈의학연구소에서 재활의학과 전문의 및 연구전담전문의로 2년간 재직 후 현재 한양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임상조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이 연구를 진행했던 보훈의학연구소에 있던 2년간 neuroimaging 관련된 method를 MATLAB과 FSL, AFNI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코드를 헤집고 만들어보면서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훈의학연구소는 각 지역 보훈병원의 데이터 등을 이용하여 유전체 분석관련 연구를 진행하며, 이 외에도 장애인을 위한 전동 보조기기, 최점단 의족 등을 연구하는 연구소로, 훌륭한 임상의료진을 가진 보훈병원들을 바탕으로 하여 뛰어난 연구력을 가진 연구전담전문의들과 연구보조인력, 그리고 장비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에 관심이 있는 임상의사라면, 한 손에는 임상 컨셉과 니즈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이 임상 컨셉을 풀어낼 수 있는 methodology가 필요한데, 대부분 후자의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methodology (예를 들어 genomics, metabolomics, connectomics 등)를 전문으로 하는 공동연구자와 co-work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직접 methodology를 공부하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임상의사들은 외래/입원 진료라는 추가적인 loading이 걸리기 때문에 직접 공부하는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고, 실제로 공부한다고 해도 이공계열 석사선생님들 이상급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은 다른 한 손에 들고 있는 임상 컨셉을 놓지 않는 한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과학자 (physician scientist)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서 나오는 것입니다. 제가 2년 동안 보훈의학연구소에서 가질 수 있었던 연구관련 시간들은 그래서 소중했고 (physician scientist 수준의 시간과 노고는 아니었겠지만), 얕은 수준이지만 코드, 스크립트를 직접 짜봤기 때문에, 추후 연구에서 공동 연구자가 생긴다면 적어도 어떤 분석에 어떤 장점을 가진 기법을 쓰는 것이 좋고, 그래서 공동 연구자에게 임상 컨셉을 수식으로 현실화하는 과정에 있어 의사소통이 조금은 더 원활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에 진심인 후배의사들이 있다면, 저는 군대체복무인 physician scientist과정을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가 본 길은 아니지만 기초의학/실험생물학과 임상 컨셉이 만났을 때 이상적인 연구가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군의관/공보의 보다 더 긴 시간과 더 적은 여유시간, 그리고 보장되지 않는 성과라는 trade-off가 있지만, 적어도 그 4~5년의 시간은 한 손에 쥘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벼려내는 시간이 될 것임은 확실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는 루게릭 병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및 PD의 연하곤란 관련 symptom-specific neuroimaging biomarker 관련하여 연구하고 있고, 추후에는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symptom-targeted neuromodulation의 효과에 대해 검증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친구, 그리고 선후배들 중에 연구력이 굉장히 좋아서 30대 나이에 벌써 이름 있는 연구자가 되거나 괄목할 만한 학문적 성과를 거두는 경우들이 있고 부럽다고 생각할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분들의 성과 뒤에는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은 어마어마한 시간과 인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로는 부러움 보다는 ‘나는 저렇게 까지는 살 수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도, 자기 시간도 다 챙기면서 남보다 더 좋은 연구결과를 낼 수는 없는 것은 현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경쟁의 승/패 파라미터만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고, 그저 재밌어서 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작은 연구들이 모이고 모여서 다른 연구자가 큰 연구를 이뤄내게 하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보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때로 경쟁심은 나태함에 대한 훌륭한 채찍입니다).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이 많지만, 가장 먼저는 neuroimaging study의 길로 인도해주신 연세대학교 재활의학교실 김용욱교수님, 전문의가 되기까지 큰 가르침들을 주신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김형섭교수님, 그리고 지금 제가 하고싶은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해주시는 한양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재활의학과 전문의로서 여러가지 trade-off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가는 길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는 집사람과, 뽁딱이 아들과 뽕뚱이 딸에게는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인생 마지막 한빛사 논문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adios!
#Parkinson disease
#Dysphagia
#Dopamine transporter imag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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