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구제역(foot-and-mouth disease)은 우제류(소, 돼지,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에 발병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입니다. 구제역바이러스(foot-and-mouth disease virus, Pirconaviridae family, Aphthovirus genus)는 감염동물의 코, 입, 발굽 등에 수포가 형성되고 발열, 설사,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입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전염속도가 빠르며 공기 중으로도 전파가 가능합니다. 구제역 통제를 위하여, 이동제한, 살처분, 백신 접종 등을 이용합니다. 2010년 11월에 안동에서 발생된 구제역은 전국으로 확산되어 3조원에 육박하는 경제적 피해를 입혔습니다. 구제역의 심각성으로 인해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는 주요 가축전염병으로, 우리나라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여 국가 재난형 질병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구제역 백신을 사용하여 구제역을 예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2011년 이후로 모든 소, 돼지에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백신의 방어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접종 후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접종 초기 시기가 구제역 감염에 매우 취약한 시기입니다. 이를 극복하고자 구제역의 항바이러스제를 찾아내고, 백신과 병용하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백신접종 유전형이 발생 유전형에 적합해야 충분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 광범위한 항바이러스제의 필요성이 제시됩니다. 저희는 이번 연구를 통해 Human hepatitis C virus 등의 항바이러스제로 제시된 바 있는 Toll-like receptor 7 agonist 인 GS-9620의 구제역바이러스에 대한 증식 억제 효과를 확인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구제역 백신과 혼합하여 사용하였을 때 구제역바이러스에 대한 신속한 방어효과를 발휘함으로써 향후에 구제역 확산을 억제하는 물질로서 사용될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구제역이 Type I 인터페론에 매우 민감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GS-9620의 메커니즘이 증식억제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돼지 세포에 적용된 적이 없어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지만, 예상한 효과와 메커니즘을 확인할 수 있어 안심했던 기억이 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국가재난형 질병인 구제역은 국가가 관리해야 하는 질병으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국가기관인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농림축산식품부 소속 기관으로 동물질병의 연구, 방역, 검역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동물질병연구부에 소속되어 있는 구제역백신연구센터는, 총 4개 연구실(백신주 분석연구실, 백신주 개발연구실, 백신공정연구실, 백신평가연구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구제역 백신의 국산화와, 현재 백신의 단점을 극복한 새로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구제역 관련 연구를 위해 BL-3 (생물안전3등급), ABSL-3 (동물이용 생물안전3등급), LSBL-3 (대량배양 생물안전3등급)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가 진행된 백신주 개발연구실은 새로운 구제역 백신주, 항바이러스제, 면역증강제의 개발 관련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구제역 백신을 연구한다는 것은 제 연구경험을 국민들께 환원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여 개인적인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훌륭한 연구진들과의 정보공유, 쉽게 경험할 수 없는 ABL-3시설에서의 대동물 실험 등은 제 연구경험의 좋은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앞서 서술했듯, 구제역은 축산현장과 밀접한 질병이며 발생시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큰 문제가 발생하는 국가재난형 질병입니다. 이러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현재 매년 700억원 이상 구제역 백신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향후 구제역 백신의 국산화가 완성되어 자체 생산이 된다면 백신 연구에 일조했다는 자부심은 더욱 커질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구제역 바이러스들을 막을 구제역 백신과 항바이러스제를 계속적으로 연구,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느껴집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분야로 진학하시려는 분들께선 아시겠지만, 백신을 연구한다는 것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최전선에 선다는 것과 같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연구결과 하나하나가 다른 연구자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고, 사회적 파급효과가 큽니다. 쉽진 않으시겠지만, 유의미한 재현성을 보일수 있는 과정(프로토콜)과 산업화까지 생각을 하시며 연구를 하신다면 사회적으로 큰 기여를 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연구하시는 과정에서 흥미와 보람을 찾으시다 보면, 좋은 경험, 좋은 연구자분들과의 인연을 맺게 되시며 전문가가 되어 계실 수 있을 겁니다. 결과만을 쫓지 마시고 과정까지 즐기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힘든 길이지만 포기하지 않으시고, 지식을 공유해주신다면 많은 연구에 이바지하실 것이며, 새로운 연구자는 늘 환영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구제역 백신 또는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개발 산물을 현장에 적용시키는 것도 많은 장애물이 있습니다. 앞으로 구제역 백신의 면역 효과를 높이고, 접종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면역 증강물질을 탐색, 개발하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산 구제역 백신을 세계적인 품질의 백신으로 개발하여 전 세계 구제역 근절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국산 백신 수출이 우리나라 주변국에서 구제역 발생빈도를 낮춘다면, 국가의 이미지도 좋아지고, 중앙기관의 방역 행정력도 보전하며, 농가도 방역의 부담을 덜고, 국민에게도 안전한 축산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국산 구제역 백신 개발은 우리나라의 소중한 기술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축산물은 국민정서와 맞닿은 식량자원 중 하나입니다. 특히, 돼지고기는 연간 국민 1인당 32.31kg (2021년 기준)으로 베트남에 이어 세계2위 소비량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중요한 식량자원 중 하나입니다. 구제역은 축산물 공급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축산물 공급의 큰 걸림돌인 구제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백신기술개발 지원이 필요합니다.
항상 연구에 영감을 주시고 큰 도움을 주시는 김수미 수의연구사님, 박종현 구제역백신연구센터장님, 박소희 선생님, 구제역백신연구센터 연구자분들께 이 지면을 빌어 감사인사드립니다.
구제역백신연구센터에서 연구된 기술이 타 수의질병에 접목되어 타 수의질병 백신의 발전에 기여 될 것이라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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