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현 Stony Brook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연구는 cyclooxygenase (COX)-1을 타겟으로 하여 새로 개발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용 radioligand [11C]PS13의 임상적 유용성을 평가한 내용입니다. COX는 염증 매개체인 prostanoids가 생성되는 데 있어 중요한 효소인데, COX-1과 COX-2 두 가지 종류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 COX-2가 전통적으로 일반적인 염증 반응을 심화시킨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연구들에서 뇌신경 염증의 경우는 COX-1의 역할이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퇴행성 뇌질환이나 정신질환 등에서 중요한 뇌신경 염증을 영상화하기 위해 COX-1을 타겟으로 하는 PET radioligand를 개발하게 되었고, [11C]PS13가 COX-1에 대해 COX-2와 비교하여 1000배 이상 높은 친화도가 있다는 것을 사람 및 영장류 혈액에서 입증한 바 있습니다. 또다른 이전 연구에서 [11C]PS13는 영장류의 전신 PET 스캔에서 COX-1을 매우 선택적으로 영상화 하였으며, 최초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뇌 [11C]PS13 PET 스캔에서도 기존에 알려진 사람 뇌의 COX-1 mRNA 분포 패턴과 거의 일치하는 영상을 보였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11C]PS13이 사람의 전신 PET 스캔에서 영장류에서와 마찬가지로 COX-1을 선택적으로 영상화할 수 있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임상에서 많이 쓰이는 항염증제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s)들의 potency를 평가하는 데 쓰일 수 있을지를 보고자 하였습니다.
COX 및 NSAIDs는 암이나 신경퇴행성 질환에서의 염증과 관련하여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왔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가 COX-2 및 COX-2 selective inhibitor 위주로 이루어졌고, COX-1 inhibition은 위장관련 NSAIDs 부작용이나 혈소판억제를 통한 혈전억제기능(아스피린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위주로만 생각되어왔습니다. 이렇게 COX-2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가 덜 진행된 COX-1의 생리적 기능 및 암이나 신경퇴행성 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해 앞으로 [11C]PS13을 이용한 PET 영상연구가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연구과정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는 아스피린과 관련된 것입니다. 처음 연구를 계획할 때, 저희는 [11C]PS13의 COX-1에 대한 선택적 binding을 입증하기 위한 COX-1 inhibitor로 아스피린을 가장 먼저 고려하였습니다. 아스피린은 NSAIDs 중 가장 오래된 약이고, 유일하게 비가역적인 COX-1 inhibitor인데다가,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를 통과하여 중추신경계로 잘 들어가므로, [11C]PS13의 뇌에서의 선택적 섭취를 검증하기에 가장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연구를 진행하면서 저희는 의외로 상당한 고용량의 아스피린 마저도 ketoprofen이나 celecoxib 등 다른 NSAIDs에 비하여 [11C]PS13의 COX-1 binding을 방해하는 효과가 매우 낮음을 알게 되어 오랫동안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연구팀의 다각적인 문헌고찰과 토의 및 추가실험 등을 통해 이후에 내리게 된 결론은, 이 현상은 COX-1의 자연적인 substrate인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에 비해 [11C]PS13의 분자 크기가 매우 작은 데서 비롯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아스피린은 COX-1의 구조를 비가역적으로 변형시켜 아라키돈산의 접근을 막는 방식으로 작용하는데, 우리가 PET 스캔에서 사용한 [11C]PS13은 분자 크기가 매우 작아서 아스피린으로 인해 변형된 COX-1에도 계속 성공적으로 binding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현재까지 가장 오래되고 널리 사용되는 진통제인 아스피린에 대해서도 의학적으로는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연구는 미국 Maryland주의 Bethesda에 있는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 내의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NIMH), Molecular Imaging Branch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 연구실에서는 주로 정신질환과 관련된 새로운 PET영상용 radioligand를 개발하고 전임상 단계에서 발전시켜 추후 임상시험 등에 활용하도록 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연방정부기관으로서 풍부한 연구비와 현대적인 연구장비 및 우수한 연구 인력 등이 매우 큰 장점입니다. 연구팀 내에는 초기에 새로운 radioligand를 개발하는 radiochemist/organic chemist들로 이루어진 PET Radiopharmaceutical Sciences 팀과, 그 이후에 개발된 radioligand를 평가하고 동물실험, 임상시험 등을 수행하는 PET Neuroimaging Sciences 팀이 있습니다. 저와 같은 임상의과학자들은 후자의 팀에 속하여 다양한 중개연구를 수행하며 훈련받을 수 있어 매우 좋았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팀 내부의 진취적이고 교육적인 분위기가 미국에서 새로운 분야의 커리어를 쌓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스스로를 임상쪽으로 좀 더 치우친 중개연구를 하는 위치의 연구자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순수 기초의학자나 임상의학자에 비해 큰 깊이는 부족하지만, 가끔 공동연구를 통해 어느 한쪽에서 부족한 부분을 조언해주고 보완해주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PET imaging science는 여러 방면의 전문가가 협업하는 분야입니다. 달리 말하면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이 모두 PET imaging science를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과거로 돌아가 좀 더 실력을 보충할 수 있다면 수학 및 통계, 컴퓨터와 영어 실력을 더욱 늘리도록 노력할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2020년 후반부터 뉴욕 주립 의대인 Stony Brook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에서 정신과 및 신경과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 소개한 [11C]PS13를 NIMH에 이어 저희 PET 연구시설에서도 생산하기 시작했고, 최근에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조만간에 COX-1이 알츠하이머병 뇌에서 증가되어 있는지 여부를 이 연구를 통해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11C]PS13 이외에도 다양한 radioligand를 이용한 PET 중개연구를 동물실험 및 임상시험을 통하여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에서 저희 랩으로 대학원 진학이나 포스트닥 등에 관심있으신 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문의 환영합니다. Organic chemistry나 Nuclear chemistry 경력이 있는 분 중에 PET radiopharmaceutical 분야의 포스트닥 자리에 관심이 있으신 분도 문의해 주십시오. 많은 PET 연구 관련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제가 7년 전 한국에서의 임상의사직을 접고 미국에서 다시 포스트닥으로 연구직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남편을 포함한 가족의 전폭적인 이해와 지지 덕분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처음에 PET imaging science에 매우 무지했던 저를 인내심을 가지고 가르치고 꾸준히 지도해주신 NIMH Molecular Imaging Branch의 Robert Innis 박사님, Victor Pike 박사님, 그리고 다른 연구팀 식구들께 크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난 여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신 저의 존경하는 박사과정 지도교수님 서울의대 신경과 이경민 교수님의 평안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또한 삼성서울병원 신경과에서 전임의 시절 알츠하이머병과 치매에 대해 가장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던 나덕렬 교수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Cyclooxygenase-1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