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최근 인류 건강에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우울증, 양극성장애(조울증)의 발생에 있어 일주기 생체리듬(circadian rhythm)의 교란이 문제라는 사실이 최근 많은 임상경험과 연구 들로부터 알려져 있습니다. 본 연구진도 십여 년의 생체리듬 관련 생물학적 연구들을 통해 불규칙한 빛노출과 생활습관의 교란에 의하여 발생하는 내적 일주기 생체리듬과 환경의 낮밤과의 불일치가 우울증과 조증의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는 일주기리듬의 교란이 기분장애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닐지라도 기분장애 발생에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는 분명하다고 판단됩니다. 실제로 진료 현장에서 늦잠과 낮밤이 바뀐 나쁜 생활습관을 가진 경우에 매번 우울증과 조증이 재발하는 환자들을 자주 만나고 있지만, 지금까지 임상의로서 할 수 있는 일은 환자의 힘든 얘기를 들어주고, 약물을 처방하고 환자에게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도록 설득하는 것이 다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2010년대 등장한 스마트폰과 wearable device는 환자들의 실제 생활을 객관적으로 측정하여 생활패턴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때 마침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주한 초기기분장애 장기추적 코호트 과제에 연구책임자로 선정되어 500명에 가까운 기분장애 환자를 길게는 5년까지 추적 관찰하면서 우울증, 조증의 재발 양상을 관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wearable device와 스마트폰을 통해 얻어진 passive data로 일주기 생체리듬의 변동을 측정하면 우울증, 조증의 재발을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시간생물학연구소는 일주기 생체리듬을 연구하는 고려대학교 산하 연구소입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장과 고려대학교 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을 역임하신 김린 명예교수를 초대소장으로 하여 2017년 설립되었습니다. 연구소 설립 이전부터 관련연구를 해왔지만, 연구소 설립이후 보다 체계적으로 각종 정신질환 및 수면장애와 관련된 시간생물학관련 연구를 진행하여 왔으며 최근에는 컴퓨터공학적 기술을 적용하여 생체리듬의 변동이 정신질환과 수면장애에 미치는 영향을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예측하고 치료 방법을 모색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며 관심 영역도 수면장애와 정신질환을 넘어서 당뇨와 대사증후군 등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지구가 자전함에 따라 만들어진 낮밤의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일주기 생체리듬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본능인데, 현대에 들어와서 인류는 이러한 낮밤의 변화에 순응하지 않고 살아가는 경향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인공조명의 개발과 전기의 발견은 밤에도 활동하게 하고, 낮밤이 바뀐 생활을 강요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며, 문명의 발전은 전세계가 일주기리듬이 교란된 상황에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기분장애, 대사장애, 수면장애 등 현대 인류에서 전에 비하여 급속하게 증가하는 많은 질환들이 일주기 생체리듬의 교란과 연관있으나 정확한 기전과 영향력 정도에 대하여는 아직 연구가 부족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생물학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이런 문제를 밝혀내고 문제를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과 보람이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시간생물학분야는 의학분야에서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입니다. 일주기리듬의 불균형(circadian misalignment)이 인간의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오랜 기간 간과되어 왔습니다. 특히 글로벌 시대에 이러한 일주기리듬의 문제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관련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할 것을 권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본 논문을 통해 찾아낸 우울증, 조증 예측모델을 이용하여 치료목적의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를 개발하고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andomized controlled clinical trial)중에 있습니다. 기존에 널리 사용되는 wearable device와 스마트폰과 소프트웨어 앱을 치료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기술이 비침습적이고 매우 안전하여 식약처의 권고에 따라 의사의 처방이 필요없는 비처방 웰니스기기로 조만간 국내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김린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님과 함께 (주) 휴서카디안을 창업하여 사업화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면 이를 좀더 발전시켜 미국과 유럽에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되는 치료기기로서 기능을 고도화시킬 계획입니다. 목표 질환도 수면장애와 당뇨관리까지 넓혀갈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일주기 생체리듬의 중요성을 알리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의사로서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는 수면제에 의존하는 불면증 환자들에게 일주기 생체시계의 중요성을 알리는 대중서 <생체시계만 알면 누구나 푹 잘 수 있다>를 써서 출판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주기 생체시계의 중요성을 알아서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Circadian rhythm
#Depression
#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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