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 등록2022-12-07
- 조회1,876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 논문의 한 개의 핵심 단어를 선정해야 한다면, 저는 ‘마이크로바이옴’을 고를 것입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숙주(host)에 존재하는 모든 미생물의 전체 유전체를 의미하나, 통상적으로 모든 미생물 그 자체를 뜻하기도 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피부, 폐, 입, 그리고 장내에 존재하며 숙주와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경계, 염증 반응을 포함한 면역계, 그리고 대사 활동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고, 치매, 면역 항암 치료, 자가 면역 질환, 당뇨, 비알콜성 간질환, 비만 등의 다양한 병의 치료를 위해 꾸준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과 비만의 연관성을 밝히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Akkermansia muciniphila (A. muciniphila)가 비만인 사람보다 날씬한 사람의 장에 많이 존재하고 있고, A. muciniphila를 비만 쥐에 먹이면 체중이 유의하게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보고되었습니다. 하지만, 서양인과 동양인의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많이 다르고, 이는 장 마이크로바이옴에 큰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A. muciniphila가 동양인, 특히 한국인에게 똑같은 기능을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고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의 장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여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99명의 한국인의 장 마이크로바이옴과 비만 관련 임상 지표 (BMI, 내장 지방 수치, triglyceride, 지방간 유무 등)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고, Bifidobacteirum longum과 Bifidobacterium bifidum이 체중 감소 또는 체중 증가 억제 (항비만 효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같은 종 (species)이라도, strain (균주)에 따라 항비만 효과가 달랐다는 것입니다. 항비만 효과 유무에 따라 strain 별로 특정 유전자들의 발현 패턴이 달랐고, carbohydrate metabolism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SPF/GF mouse 실험으로 특정 strain을 섭취하면 염증 반응이 감소하고 산화적 인산화가 증가하여 지방 조직의 감소에 도움을 주어 고지방식이에 의한 체중 증가를 억제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비만의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는 당 저항성이 낮아지고 혈액 내 콜레스테롤과 인슐린의 수치가 낮아지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중개의학에 적용할 수 있는 결과를 제시하였습니다.
본 연구의 결과를 기반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 연구 분야가 활성화되고, 나아가 임상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제가 속했던 광주과학기술원 의생명공학과 유전체의학 연구실의 박한수 교수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님, 세브란스병원 의생명과학부의 황성순 교수님, 그리고 KMPC의 성제경 교수님이 공동으로 진행하여 완성된 프로젝트입니다. 다양한 연구팀이 모인만큼 높은 수준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병의 치료를 목적으로 임상 코호트 모집, In vitro 실험, In vivo 실험, bioinformatics를 융합적으로 연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마이크로바이옴 분야가 대두된지 10년이 되지 않았는데 많은 분야에서 연구되고 활용되는 것을 보면, 마이크로바이옴이 더욱 중요해짐을 느낍니다. 또한, 질병 치료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연구적인 부분에 국한되지 않고, 어떻게 활용하고 적용할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더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분들과 협력하여 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열심히 보다는 잘 하는 것이 중요하고, 완벽한 것보다 마무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아직 다른 분들께 조언하기에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가 5년 전의 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적겠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앞으로도 밝혀야하는 궁금증이 너무 많고 활용할 수 있는 분야도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현재 동향을 확인하시고, 본인이 관심있는 분야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신다면 좋은 주제가 잡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wet lab과 dry lab 일을 모두 해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앞으로 연구를 진행하시면서 specialist가 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generalist로서의 역할까지 함양하신다면, 정말 멋진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항비만에 국한되지 않고,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하여 항암, 면역 질환 등의 다양한 분야로 연구 분야를 넓혀보고 싶습니다. 또한, 저도 앞서 말한 specialist + generalist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고있습니다. 많이 부족한만큼 동료분들의 귀한 조언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본 연구를 진행하고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시고 환경을 만들어주신 광주과학기술원 박한수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임상 자료를 마련해주신 서울대병원의 박진호 교수님, 실험 진행과 논문 작성에 도움을 주신 세브란스병원의 황성순 교수님, 그리고 동물 모델 및 실험에 힘써주신 KMPC의 성제경 교수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항상 힘이 되어준 연구실 구성원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항상 웃음을 주는 친구들과 언제든 제 편이 되어준 가족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긴 글 읽어주신 모든 연구자분들에게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Microbiome
#Anti-obesity
#Strain-depen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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