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수명을 늘리고 건강한 상태를 오래 유지해 삶의 질을 높이는 장수 연구는 여러 분야에서 진행 중입니다. 최근 장수 연구는 단순히 최대 수명을 늘리는 방향에서 건강 수명을 늘리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노화 예방과 함께 노화 관련 질병 및 신체기능의 쇠퇴를 늦출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간헐적 단식' 등으로 주목 받은 식이 제한 (Dietary Restriction, DR)은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여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수단으로 알려졌지만, 이 과정에 어떤 대사 물질이 관여하는지 등 심도 깊은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식이 제한으로 일어나는 지방산 대사 등의 신진대사 감소라는 예측 가능한 변화가 아닌, 식이 제한을 통해 증가하는 대사 산물에 주목하였습니다. 인간과 65% 정도의 게놈(Genome) 유사성을 공유하는 노화 모델 동물 '예쁜 꼬마 선충 (C. elegans)' 을 이용하여 식에 제한 조건과 칼로리 제한 유사 mutant 의 metabolic profiling 을 통해 C. elegans 에서 증가하는 몇가지 대사체 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식이 제한을 통해 증가하는 이들 대사체 중에는 항노화 효능이 알려진 NAD+, 글루타치온 등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중 가장 특이적으로 증가하는 대사체로 필수 아미노산 트레오닌 (Threonine) 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오랜 기간 노화 연구 분야에서 과학계 뿐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주목해 온 것은 장수 매개물질이었습니다. 유명한 만화 “드래곤볼” 에 등장하는 선두 (仙豆) 처럼 먹으면 포만감이 느껴지고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신비의 묘약을 그 옛날 진시황 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본 연구에서 식이 제한에 의해 증가하는 것으로 찾아낸 트레오닌이 장수의 결과물 인지 또는 장수를 매개할 수 있는 물질인지를 연구했고 그 결과, 트레오닌을 먹은 실험군은 대조군보다 15~18% 더 오래 생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또한 실험군은 행동이 더 민첩하고, 항산화 효소를 훨씬 더 많이 갖고 있으며, 중성 지질 축적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 연구에서 노화 모델 동물 C. elegans 에서 찾아낸 대사체가 고등동물에 더 나아가 인간에도 적용 가능한지 뒷받침할 데이터를 찾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고, 아미노산의 대사과정이 사람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어 연구의 한계점 또한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성균관대학교 류동렬 교수님과 인연이 닿아 Bioinformatics를 활용한 마우스 수명과 대사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고 장수 마우스에서 트레오닌이 증가하는 장기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연구의 전반적인 진행과 적용점, 산학협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에서 과학자 선배로서의 교수님께 많은 가르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저의 멘토가 되어주시는 류동렬 교수님과 조윤주 박사님과의 만남이 이번 연구에서 제가 얻은 또 하나의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에서
(왼쪽부터 김주원 박사, 조윤주 박사, 조동현 박사, 류동렬 교수)
2.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돌이켜보면 학부 4학년때 연구실 생활을 경험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밤 늦게까지 실험하고 동료들과 디스커션 하는 과정이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재미보다는 스트레스가 많았고 왜 그런지 이유를 찾느라 논문도 찾아보고 동료 실험자들에게 조언도 구하면서 벽에 부딪히면서도 하나하나 극복해 나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석사를 거쳐 박사과정에 진학하면서 스스로 연구 테마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연구 계획을 세워가면서 과학자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는 느낌을 받았고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현재는 기업 연구소에서 연구하면서 또 다른 즐거움과 설레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연구의 끝맺음 이라고 할 수 있는 논문을 게재하는 것에 너무나 큰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누구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기에 협업을 즐기고 그러면서도 파트너에게 예의를 지키는 연구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3.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기초과학분야는 기본적으로 끈기를 요하는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결과를 도출해 내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또 그만큼 성취감과 보람도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학부와 대학원 생활을 외국에서 하면서 언어의 장벽 뿐만 아니라 문화의 차이와 함께 연구의 어려움까지 한번에 겪으면서 많이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그만큼 경험도 쌓고 인격적으로도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요즘에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이 “묵묵히 해나가면 결과는 따라온다, 단,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입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어떤 일이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자기 속도로 해 나간다면 좋은 결과는 따라올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두렵더라도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4.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 노화와 관련된 대사 물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면 건강 수명을 증가시키고, 신진대사를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식이 제한에 의해 증가하는 대사 물질과 노화 사이의 연관성을 밝혀내었고 특정 아미노산의 노화 과정에서의 역할과 중요성을 제시하고 그 기전을 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트레오닌이 매개하는 페롭토시스와 관련된 노화 관련 질환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5.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감사한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회사 연구소에 와서 처음 만났지만 지금은 누구보다도 든든한 연구파트너이자 조력자가 되어준 조동현 박사, 바이오정보학의 협업 파트너이자 visualization 능력자 조윤주 박사님, 그리고 이번 연구가 더 빛날 수 있게 가장 많은 도움과 멘토링을 해주신 류동렬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무엇보다 항상 곁에서 저를 지켜봐 주고 힘을 주는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감사하며 오늘도 그들과 함께 하는 행복을 꿈 꿉니다.
#Threonine
#Dietary restriction
#Ferropto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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