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본인의 세포를 항원으로 판단하고 공격하여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질병입니다. 이번 논문에서 연구한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Primary Biliary chaolangitis, PBC) 또한 이러한 자가면역질환으로 담관손상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염증 질환입니다. 손상된 담관으로 인한 답즙정체가 간세포 파괴 및 섬유화를 유도하여 간경변으로 진행되는 질병이며, 아직 PBC의 발병원인은 정확하게 알려져있지 않지만 유전적 요인이나 비만 및 감염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의 목표는 PBC 의 발병원인에 있어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요인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4명의 동복자매 환자분들께는 PBC가 발병이 되었으나 1명의 이복자매 분께는 PBC가 발병되지 않은 가계도를 확인하였고 이 분들의 검체에서 exome sequencing을 진행하였으며 caspase-10 의 유전적 변이가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추가적으로 62명의 PBC 환자에서도 Caspase-10의 변이가 확인되어 이러한 변이가 PBC 발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를 확인하기위하여 면역세포에 CRISPR/Cas9으로 caspase-10 의 변이를 유도하였고 과도한 대식세포의 염증성 세포사멸이 PBC의 특징인 간세포 손상과 섬유화 유도와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적절한 세포사멸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생명체의 발달과 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전통적으로 세포사멸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되어져 왔는데, 프로그램화 되어 세포가 자연스럽게 죽는 apoptosis와 외부 자극에 의해 세포가 갑자기 죽어 세포의 내부물질들이 세포밖으로 터지면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necrosis, 두가지 세포사멸 방식이 연구되어져 왔습니다. 최근 들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necrosis와 유사하게 세포막이 터지는 세포사멸이지만, 정교하게 조절되어지는 apoptosis 처럼 여러 물질들이 프로그램화 되어 세포의 사멸이 유도되는 기작들이 확인되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포사멸과정은 면역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에 많은 자가면역질환에 연관이 있다고 확인되었으며 프로그램화 되어져있는 이러한 세포사멸기작을 조절 할 수 있다면 많은 면역질환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지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김락균교수님 실험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학생들은 모두 BK21 의과학과 소속으로 실험실은 강남세브란스 병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은 유전체학, 면역학, 분자세포생물학 기술을 기반으로 면역관련 질환과 암의 발병기전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치료제와 분자 예후예측 진단 바이오마커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또한 자가면역질환인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의 발병기전을 면역학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기본적인 분자세포생물학의 경우 대부분 세포나 동물모델 수준의 검증이란 한계가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은 분자생물학적인 관점뿐만 아니라 임상적인 관점까지 많은 교수님들과 실질적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이번 연구 또한 이러한 좋은 환경 덕에 연세대학교 진단검사의학교실 이경아교수님, 신새암교수님, 한림대학교 박상훈교수님과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뿐만 아니라 현재 아토피 피부염에 동반되는 만성 가려움증의 발병기전에 대한 연구를 피부과 교수님들과, 갑상선암, 대장암, 간암 등 여러 암의 예후예측 및 바이오마커 발굴 관련 연구를 관련 진료과목 교수님들과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발한 교류가 저희 연구들을 좀 더 수준 높은 결과로 만들어주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와 저의 동기들은 지도 교수님의 첫번째 제자들입니다. 처음 실험실에 들어와 6년간 실험실 하나하나를 직접 채우고 실험도 하나하나 셋팅해왔습니다. 분명 힘들기도 했었지만 그와 동시에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들도 많이 했다고 생각합니다.
세포 실험부터 western 하나까지 제대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었는데, 교수님의 훌륭한 지도와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렇게 결과를 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저희가 배운 부분들을 전달하고 알려줄 수 있게 되어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도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후배님들께 도움이 될 만한 말을 하기에는 사실 아직 저도 배워야 할 것이 많은 학생이라, 제가 실험실 생활을 하면서 저희 도소희 박사님께 배운 부분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대학원생이라면 거의 모든 분들이 공감하시리라 생각하는데, 당연히 실험이 잘되면 좋지만 대부분의 실험은 잘 되지 않으며 결과는 의미없어 보이게 나옵니다. 제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른 채로 계속 같은 실험을 반복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누구나 당연히 지치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의 실험실 도소희 박사님께서는 어떠한 순간에도 결과를 포기하지 않고 그 안에서 어떤 의미라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어떻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주시고 지도해주시면서 실험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이러한 가르침을 통해 저는 연구를 할 때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지 느꼈던 것 같습니다.
분명 여러분들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막막하고 답답한 순간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저처럼 주위에 도움을 주실 분이 계신다면 너무 행운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너무 힘들어하거나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스스로도 많이 공부하고 고민하며 그 안에서 어떤 의미라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어떤 부분을 바꿔볼 수 있을지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계시는 연구자분들과 교수님께 적극적으로 고민을 얘기해보고 조언을 구하시면서 조금이라도 바꿔볼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보시기를 바랍니다. 단순히 스스로를 탓하며 자괴감에 빠지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생각보다 놓치고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 차근히 재정비를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사실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하여 매번 힘들고 좌절하지만, 저 또한 조금 더 나아가 해결해보고자 하는 의지를 놓지 않고 고민하는 연구자가 되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이런 노력이 쌓이다 보면 분명 좋은 방향으로 저희를 이끌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저희 실험실에서 간암, 갑상선암 등 여러 암의 예후예측 및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바이오마커들 중 면역학적으로 세포사멸기작을 조절할 수 있는 타겟을 찾는 연구를 하고싶습니다.
대부분의 항암제가 암의 세포사멸을 유도하는데 그 중 많은 암이 이런 항암제를 회피하여 결국 내성을 갖게 됩니다. 여러가지 세포사멸기작을 조절하는 중요 인자를 찾게 된다면 내성을 가진 암 또한 다른 세포사멸을 유도하여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많은 자가면역질환에서도 이런 조절자를 찾게 된다면 이를 타겟으로하는 새로운 치료방법들이 개발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세포사멸기작에 대한 연구가 많이 되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이 명확하게 구분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저는 앞으로 세포사멸기작의 중요 조절자를 찾아 여러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방법을 개발하는데 역할을 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정말 많은 분들의 지도와 도움으로 이번 논문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부족한 저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주시고 지도해주신 저희 김락균 교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교수님의 제자로 부끄럽지 않은 연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실험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저의 인생에 대해 진심으로 응원해주시고 함께 고민해주신 저희 도소희 박사님께도 항상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박사님께서 해주신 많은 말씀들 마음에 새기며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김지영 박사님과 김수민 선생님께도 많이 부족하지만 항상 신경써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앞으로도 박사님과 선생님의 지도를 통해 더욱 성장하는 연구자의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6년간 실험실을 함께 이끌어온 저의 동기 지연이와 영운이, 앞으로 이끌어나갈 원진, 정원, 효진이한테도 항상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것을 서로 제일 잘 알고 있고,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힘들 때 같이 있어주고 응원해줘서 감사합니다. 저 또한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잘 부탁하고 항상 건강은 꼭 신경 썼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원에 들어와서 성격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항상 옆에 있어주는 유림이와 지희, 그리고 성격이 정반대인 사수 밑에서 힘들었을, 싸우면서 정든 저의 부사수 원진이, 다들 이해해주고 응원해주고 사랑해주어서 이 인터뷰를 빌어 정말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사랑으로 지켜봐주시고 절대적인 믿음과 응원을 보내주시는 부모님과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오빠, 사랑스러운 아둥이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딸이자 동생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진심으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Autoimmunity
#Caspase
#Cell 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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