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제가 압타머(Aptamer)를 사용해 수용체의 활성을 조절하는 연구를 시작했을 때, 그 당시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관찰하였습니다. RTK(Receptor tyrosine kinase)의 한 종류인 인슐린 수용체에 인슐린이 결합하면, 세포 내에 위치한 6개의 Tyr 잔기가 모두 인산화 되면서 신호전달이 활성화 됩니다. 하지만, 제가 발굴한 압타머는 인슐린 수용체의 kinase에 위치한 단 1개의 Tyr1150만을 인산화시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그 압타머는 편향 활성제(Biase agonist)였는데, 인슐린 수용체의 대사 관련 기능을 활성화시키지만, 세포분열은 증가시키지 않았습니다. 오래전부터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는 많은 리간드들이 보고 되었지만, 그 기작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압타머에 의한 인슐린 수용체의 활성 조절의 기작을 밝히기 위하여, 압타머와 인슐린 수용체를 결합시키고 그 구조를 Cryo-EM을 사용하여 분석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전에는 보고되지 않았던 다양한 구조적 단계들이 인슐린 수용체의 활성화 과정 중에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 구조 변화의 단계에 따라서 수용체의 Tyr 잔기의 인산화가 결정되고, 이것이 수용체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 내었습니다. 이 연구는 수용체의 활성화는 on/off를 조절하는 단순한 스위치라기 보다는, 정교한 구조 변화 단계에 따라서 기능이 조절되는 복잡한 컨트롤러라는 것을 새롭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 연구는 압타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압타머는 주로 항체의 기능을 흉내 내거나 대체하기 위한 용도로 연구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 구조 연구를 통해서 1개의 압타머가 여러 도메인과 다중결합을 형성할 수 있으며, 단백질의 구조를 안정화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 특정 단백질의 구조를 안정화시켜야 하는 구조 분석 및 수용체 기능조절제 개발에 압타머가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20년까지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류성호 교수님의 지도하에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최근 포항공대 바이오 분자집게 기술 KIURI 연구단으로 자리를 옮겨 연구를 계속하는 중입니다. 저희 KIURI 연구단은 박사급 연구원의 주도적인 연구를 지원하고, 기업들과 산-학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진행 중인 시범사업입니다. 각종 행정, 시설 및 장비들이 훌륭하게 지원되어 이번 연구를 마무리 짓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인슐린 수용체에 대한 압타머를 처음으로 발굴하고, 그 압타머의 편향 활성을 발견한 것이 2009년입니다. 그 이후로 압타머의 조절 기작을 밝히는 것은 제 연구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화두였습니다. 그 동안 압타머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고, 이를 바탕으로 단백질 구조 분야의 전문가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장장 14년간 이어진 질문의 해답을 보여줄 수 있는 논문이 이제야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대학원 1년 차 때부터 시작된 질문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 마무리 지었다는 것에 스스로에게 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기술의 발전은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연구를 가능하게 합니다. 저희 연구 역시 Cryo-EM 기술의 발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기술의 발전은 빠르고 다양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민감하게 그 발전에 주목하고 자신의 연구에 접목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의 공동연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매우 중요 합니다. 저는 고전적인 세포 및 생화학 실험에 특화되어 있지만, 구조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오랫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인슐린 수용체의 기능 조절을 구조적인 관점에서 밝힐 수 있었습니다. 공동연구는 언제나 쉽지 않지만, 잘 이루어진다면 그 시너지는 정말 강력합니다. 망설이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공동연구를 추진해 보세요.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도 구조 전문가들과 공동연구를 통해서 인슐린 수용체에 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해 볼 예정입니다. 인슐린 수용체에 대해서 아직도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 나머지 조각을 맞춰 넣기 위해서 노력해볼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 연구를 통해서 밝혀진 압타머의 가능성을 보다 더 탐구해 볼 생각 입니다. 다양한 단백질의 구조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압타머를 발굴하여 구조분석 연구를 돕고, 더 나아가 다양한 수용체에 대한 기능조절제를 발굴해볼 생각 입니다. 이렇게 발굴된 압타머를 통해서 결국에는 새로운 치료제를 만들어 상용화시키는 것이 저의 큰 목표 중에 하나 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오랫동안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지원을 해주시는 류성호 교수님께 가장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조윤제 교수님께서 포기하지 않고 구조 분석을 이끌어 주신 덕분에 이 연구가 가능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연구의 공동1저자인 김준홍 학생도 오랜 시간 동안 끈기 있게 연구를 진행해 주었습니다. 공동연구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저와 함께 계속 좋은 연구를 같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모두 언급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이 연구가 마무리 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면서 열심히 일해준 박성은 연구원과 수 많은 클로닝을 완벽하게 진행 해주신 노정은 선생님께 특히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배워나가는 자세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연구자가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Insulin receptor
#Aptamer
#Cry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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