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선택적 스플라이싱 (alternative splicing)이 다양한 암에서 비정상적으로 변해 있다는 연구결과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지만 기능적 메커니즘은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저희 연구팀은 epithelial splicing regulatory protein 1 (ESRP1)에 의한 leucine-rich repeat Fli-I-interacting protein 2 (LRRFIP2)의 상피성, 중간엽성 동형 단백질 스위치가 위암세포의 전이성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LRRFIP2의 동형 단백질의 발현양과 ESRP1의 발현양이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놀랍게도 LRRFIP2의 중간엽성 동형 단백질의 이소성 발현을 유도할 경우 생쥐에서 간전이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하였습니다. CRISPR/Cas9 시스템을 이용하여 LRRFIP2 동형 단백질 3번의 7번째 엑손을 제거할 경우 중간엽성에서 상피성 동형 단백질로 스위치가 일어나며, 이는 생쥐에서의 간전이를 유의미하게 억제시킴을 발견하였습니다.
또한, 환자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에서도 LRRFIP2의 동형단백질 3이 높게 발현된 위암환자들은 전체 생존기간이 짧은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위와 같은 결과들을 통해 LRRFIP2의 동형단백질 발현양에 따라 위암환자들의 전이유무와 생존기간 등이 예측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LRRFIP2의 상피성 동형 단백질이 coactivator-associated arginine methyltransferase 1 (CARM1)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CARM1의 발암성 기능을 억제함을 확인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번 연구성과를 통해 CARM1 억제제를 LRRFIP2 동형 단백질의 발현 정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비영리재단법인 길로 재단은 정밀의학에 초점을 둔 체계적이고 집중된 바이오 의약학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연구재단으로, 재단 소속 연구소는 설립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난치성 암과 대사성 질환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길로 재단은 국립강원대학교 총장을 역임하신 권영중 이사장님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제 학위과정 지도교수님이신 김성진 교수님께서 연구소장으로 연구분야를 이끌어 가고 계십니다. 다양한 난치성 질환 등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의약학 연구자들을 양성하는 목표를 하고 있는 연구소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하나의 스토리가 마무리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며, 논문이 publish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 악물고 버텨야 한다는 사실을 배운 과정이었습니다. 박사과정 중에 지도교수님이신 김성진 교수님께서 해 주셨던 여러 조언 중 힘들 때마다 마음속으로 되새겼던 말씀이 있습니다. 80~90%정도 노력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100%를 채우기 위한 마지막 10~20%의 노력이 연구자로서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다는 것입니다. 길었던 리뷰기간동안 끝인 듯 끝이 아닌 시간들을 저 말씀을 비롯한 여러 조언들을 되새기며 버틴 끝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아직 누군가에게 조언을 할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과거의 제 자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박사과정이 남들보다 오래 걸린 탓에 이 길이 저에게 맞는 길인지, 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심을 하기도 했고, 먼저 졸업한 동기나 후배들을 보며 과연 이렇게 버티고 있는 것이 옳은 것인지 또는 미련한 것인지를 자신에게 자주 물어보았습니다. 실험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거나 꽤 오랜 시간 동안 심기일전했던 프로젝트가 접힐 때면 시간낭비를 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무기력에 빠져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와 돌이켜보니 대학원 과정은 이와 같이 실패의 연속에도 포기하지 않고 견뎌내는 연습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뇌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사과정 때의 고생스러운 경험이 앞으로의 연구자로서의 여정에 발판이 되고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시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두려워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포닥 1년차인 지금도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소심한 제가 제 자신에게 주문을 외우듯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실험실 생활을 몇 년 해 보니, 생각보다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을 가슴속에 품고 있으며, 도와주고 싶으나 원치 않는 도움이 될까 봐 주저하고 있을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후배들을 볼 때 그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저의 선배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으셨을까 생각하게 되며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한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고, 연구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감사하게도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Harvard Medical School의 Dr. Langenau랩에서 포닥 포지션 오퍼를 받게 되어 내년 (2023년) 초부터 미국으로 가게 됐습니다. 가족들까지 낯선 환경에서 살게 되었을 뿐 아니라 고향과 같은 랩과 지도교수님의 품을 떠나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독립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 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전 세계 바이오 연구의 중심지에서 배우고 성장할 기회에 기대감도 큽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대학원 진학을 추천해주시고 긴 시간동안 기다려 주시고 지도해 주신 김성진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의 제자임이 무한한 영광이며 자랑입니다. 양경민 박사님, 박진아 박사님, 팽경화 박사님을 비롯한 실험실 식구들이 험난했던 학위 과정에서 버팀목이 되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긴 박사과정 기간 동안 가족들의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원하는 길을 가도록 묵묵히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고 기다려 주신 친정 부모님과 언니, 시댁부모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마의 잦은 부재에도 건강하고 멋지게 성장하고 있는 아들 윤재와, 늘 도전하고 최선을 다해 일하는 모습으로 저에게 귀감이 되며 제 연구자로서의 여정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남편 이정희에게도 사랑과 감사를 표합니다.
#Alternative splicing
#Gastric cancer
#Metast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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