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저는 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의 Jian Jin lab에서 PROTAC 기술을 이용하여 종양단백질을 분해하는 연구를 하고 있는 박광수 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기존의 저분자 약물의 한계를 (약물저항성, 선택성, 표적성, 독성 등) 극복하기 위해 PROTAC 기술을 활용하여 여러 병리학적 단백질을 분해하는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https://labs.icahn.mssm.edu/jinlab/). PROTAC은 생체 내의 ubiquitination 시스템을 이용하여 표적 단백질을 분해시키는 기술입니다. 화학적 구조는 표적 단백질에 결합하는 저분자 물질 (small molecule)과 E3 ligase에 결합하는 저분자 물질을 링커로 연결시킨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분자 양끝에 표적 단백질과 E3 ligase에 붙는 저분자 물질을 가짐으로써 표적 단백질과 E3 ligase를 물리적으로 가깝게 만들어 주고 이는 자연스럽게 ubiquitination 유도하고 결국 proteasomal degradation을 유도하게 됩니다. [도1]
저희 연구진은 오랜 기간 동안 히스톤 메틸화 효소 (Histone methyltransferase, HMT) 중 하나인 EZH2 (enhancer of zeste homolog 2)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EZH2는 PRC2 (polycomb repressive complex 2)의 핵심 구성요소로 메틸화 효소작용을 직접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고 잘 알려져 있고, 암세포에서 과발현 (overexpression) 되어 있는 경우도 빈번하게 관찰되었습니다. 따라서, 수많은 저해제 (inhibitor)들이 EZH2의 효소적 활성을 조절하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Epizyme에서 개발된 Tazemetostat (EZH2 inhibitor)가 blood cancer에서 대해서 FDA 승인을 받은 것 이외에는 많은 저해제들이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제어하지 못하였습니다. 최근 많은 연구들에서 그 이유를 암세포에서 EZH2의 protein-protein interaction (PPI)을 통한 비효소적 역할들 때문이라고 제시하였습니다. 특히, EZH2가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castration-resistant prostate cancer, CRPC)에서 독립적으로 AR (androgen receptor)과 결합하여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선행 연구가 저희 연구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CRPC에서 EZH2가 TAD (transactivation domain)를 통해서 AR과 직접 결합한다는 것을 밝혔고, EZH2 와 AR 그리고 AR variant 인 AR-V7 이 CRPC의 암세포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더 나아가, EZH2의 비효소적 활성을 제거하면 더 이상 AR/AR-V7과 결합하지 못하므로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억제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가설을 세웠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단백질 분해기술인 PROTAC (proteolysis targeting chimeric) 기술을 활용하여 EZH2를 분해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EZH2 PROTAC이 EZH2뿐만 아니라 AR과 AR-V7도 함께 분해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암 억제 효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더 흥미로웠던 점은 PROTAC은 일반적으로 표적단백질만 (target protein) 분해한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본 연구에서는 EZH2 PROTAC이 표적단백질뿐만 아니라 표적단백질과 결합하는 단백질도 (interacting protein) 함께 분해하는 사실을 관찰했습니다. PROTAC이 표적단백질과 결합하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현상을 결과를 좀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도1] PROTAC의 기작, POI: Protein of Interest
Reference: Dale, B.; Cheng, M.; Park, K.-S.; Kaniskan, H. U.; Xiong, Y.; Jin, J. Advancing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for Cancer Therapy. Nat. Rev. Cancer 2021, 21, 638-654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미국 뉴욕에 있는 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에 Department of Pharmacological Science 소속으로, 저희 Dr. Jian Jin 연구실은 단백질 분해기술인 PROTAC 기술 및 Covalent inhibitor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의 저분자 약물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약 개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Dr. Jian Jin은 특히 HMT 및 kinase 등을 표적으로 하는 PROTAC 기반의 targeted protein degradation에 대해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EZH2, WDR5, NSD2, NSD3, PRMT5 등의 HMT를 표적으로 한 PROTAC 및 MEK, ALK, AKT 등 kinase를 표적으로 한 PROTAC들을 개발하였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신약 개발에 있어서 유기합성, 분자생물학, 구조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습니다. 학부는 분자생명공학과에 입학하였지만 신약 개발에 관심이 생겨 석사 및 박사과정 동안 유기합성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석사 및 박사과정 동안 유기합성뿐만 아니라 제가 만든 신약후보물질의 효과를 직접 확인해보고 싶어서 분자생물학 및 세포생물학을 공부하였고, 더 나아가 약물이 단백질과 어떻게 결합하는지 알고 싶어 모델링과 구조생물학도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신약개발을 위해 지금까지 배웠던 지식을 전반적으로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연구 분야에 대해 도전할 때마다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현재는 저의 이러한 다양한 경험들이 신약개발의 전반적인 과정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연구를 통해 실제 신약 개발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던 때도 많았지만, 꾸준함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통해 잘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벽돌 하나 하나가 쌓여서 집이 되듯이 연구 하나하나가 쌓여서 조금씩 과학적 진보를 이루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지금 여러 PROTAC 기반 약물들이 임상 시험 중에 있으며, 그 중 Arvinas 사의 전립선 암에서 AR을 표적으로 한 ARV-110 과 유방암에서 ER을 표적으로 한 ARV-471이 임상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어 조만간 FDA 승인 약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신약개발 시장에 큰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 기대되는 만큼 유망한 분야이기 때문에 후배님들과 유학 준비하시는 분들께 관심 있게 보셔도 좋을 분야라고 추천해드립니다.
그리고 연구를 하는 동안 저의 삶을 돌이켜보니, 괜한 걱정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얘기는 지금 잘 하고 있으니 스스로를 믿고 계속 해서 도전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도 많겠지만 반대로 보면 예기치 않은 기회도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여러 분야에서 열심히 연구하시는 후배님들과 유학 준비하시는 분들께 응원을 보내드립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앞으로도 PROTAC을 활용한 질병치료제 및 생물학적 현상을 조절하는 분자 개발을 계속 할 예정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ubiquitination 이외의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 (PTM) 조절하는 분자 개발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보통 단백질 하나에 여러 종류의 PTM이 일어나는 것을 고려하였을 때, 하나의 PTM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되면 조금 더 정교하게 생물학적 현상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더 나아가 특정 PTM을 선택적으로 조절함으로써 독성문제에서 좀 더 자유로운 치료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저를 항상 믿어주시고 지지해주신 조부모님, 부모님과 동생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제가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장 큰 기반을 마련해주신 건국대학교 정유훈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 수많은 연구를 함께 하였던 KIST 추현아 박사님, 건국대학교 김미경 박사님, 구조생물학을 가르쳐주신 성균관대학교 김경규 교수님, 한국화학연구원 김도연 박사님께도 감사의 말씀들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학위 동안 많은 선배님 그리고 후배들 덕분에 함께 즐겁게 연구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포스닥 하는 동안 만나 뵈었던 많은 박사님들께 지식뿐만 아니라 지혜를 많이 배웠고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현 연구 책임자인 Dr. Jian Jin의 큰 신뢰와 지원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나게 되고 점점 감사할 분들이 너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미처 다 언급 드리지는 못하였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지인 분들께서 저의 감사의 마음을 전해 봅니다.
끝으로 쉽지만은 않은 포스닥 시간들을 이겨낼 수 있도록 정신적으로뿐만 아니라 연구적으로 아낌없이 조언을 해주고 응원해준 전민지 박사에게 진심으로 존경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PROTAC
#EZH2
#AR/AR-V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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