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체내에서 생성된 혈전으로 혈관이 막히는 질병을 허혈성 질병이라 부릅니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혈관 막힘이 주요 뇌혈관에 일어나면 허혈성 뇌졸중이라 합니다. 최근 한국인의 서양 식단과, 담배 그리고 음주와 같은 기호 식품들의 과소비로 인해 혈관성 질병에 대한 위험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임상적으로 혈전을 제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혈전절제술 그리고 정맥 내 조직 플라스미노젠 활성제의 투여가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혈전절제술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임상의를 필요로 하며, 카테터를 이용해 혈관에 직접 접근하여 혈전을 제거하는 침습적인 방법입니다. 이에 반해 조직 플라스미노젠 활성제의 경우 정맥 주사를 할 수 있는 기술만으로도 체내 혈전을 녹여 막힌 혈관을 빠르게 개통할 수 있게 합니다. 하지만 해당 활성제의 큰 단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10분 미만의 체내 큰 불안정성, 이에 따라 임상적 효과 획득을 위한 과도한 처리, 그리고 가장 큰 이슈인 지침 시간 외 투여가 금기되며 투여 시 출혈성 변질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있습니다. 이러한 약제의 매우 큰 부작용 때문에 대부분 임상의는 침습적이고 기술적인 혈전절제술을 혈전 제거에 많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조직 플라스미노젠 활성제 약제의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효과를 유지 및 증진시키는 약물 전달체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관련 필드에서 플라스미노젠 활성제를 포함하는 많은 전달체의 우수한 성능이 기보고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달체들 대부분이 외부 표면에 화학적 혹은 전기적으로 약물을 포함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여전히 출혈성 변질의 문제가 있으며, 이러한 전달체와 출혈성 변질 간의 상호관계에 대한 깊은 토론이 관련 분야에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광혈전 모델이 유발된 로던트 모델에서 혈전으로 막힌 혈관을 조기 개통함과 동시에 약물의 고유 문제인 출혈성 변질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자기 음향형 폴리머 입자를 개발하였습니다. 자기 음향형이란 자기 그리고 음향력에 대해 민감한 입자를 의미합니다. 입자는 하향식 제조방식으로 합성하여 개별 입자마다의 기본 특성을 매우 균일하게 유지하였습니다. 특히, 혈전이 혈관 내피세포로부터 생성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혈관 내 거동 역학적으로 우수한 3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디스크 입자를 개발했습니다. 약제의 출혈성 변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향식 제조방식을 통해 약물을 폴리머 매트릭스 (혹은 바인더) 내부에 직접적으로 적재하였고, 자기력에 의해 특정 위치에 표적화될 수 있도록 상자성체 산화철 나노 입자 또한 적재하였습니다. 이러하 자기음향 전략 매개의 약물 방출이 자연 방출에 비해 가속화될 수 있음을 검증했습니다. 이러한 전략법은 허혈성 뇌졸중 모델이 성립된 지 3시간 이후에 처리했을 때도 뇌내 혈관의 혈전을 용해함과 동시에 경색 완화 그리고 출혈성 변질을 매우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제가 속해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바이오닉스연구센터 한성민 박사 연구팀과 연세대학교 의공학과 기재홍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한성민 박사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바탕으로 허혈성 뇌졸중에 대한 전반적인 전임상적 조사를 넘어 실제 뇌졸중 환자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바이오 신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환자의 보행 및 비침습적으로 계측되는 심혈관계 신호가 주 관심사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전임상 단계에서의 적용할 수 있는 자기 음향전략과 동물 모델을 설계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홈페이지: https://sites.google.com/view/bpnl-kist/home?authuser=0
기재홍 교수팀은 나노입자와 같은 초소형 입자를 합성하고 이를 이용하여 질병 부위를 정확히 찾고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연구를 주로 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줄기세포 전달 기술이나 약물방출 스텐트 개발 등에도 나노입자를 기반으로 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하향식 합성 방법을 통해 자기 음향형 입자의 실질적인 합성에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사실 쥐를 만지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했습니다. 동물 모델을 잡는 것조차 어려워 수많은 쥐를 희생시켰고, 꼬리 양측에 뻔하게 보이는 정맥에 살린조차 처리하지 못해 버거워했던 기억이 글을 쓰면서 어렴풋이 지나갑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동물 그리고 세포에 관한 기술 자체가 아주 부족해 실험 자체가 진행되지 않아 차라리 제 가설과 부합하지 않은 결과라도 얻을 수 있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참 감사하게도 기술적인 부분은 정말 한순간에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점진적으로 실험 디자인을 수정해나가면서 제 가설과 부합하는 결과를 얻을 때 그만큼 기쁜 것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연구하면서 느낀 것은 늦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꾸준히 노력하면서 본인의 실험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생각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비록 연구 경험이 짧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조심스럽게 관련 연구를 희망하는 후배 연구자분들에게 조언한다면 나와 다른 연구를 많이 접하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최근의 연구들은 굉장히 다학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연구 강점을 가지고 깊게 탐구하는 능력은 이제 연구 필드에서 기본이고, 이를 어떻게 다른 연구 분야와 적절하게 섞어서 새로운 것을 발견 및 발명할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분야의 논문, 세미나, 혹은 가벼운 대화에서 오가는 의견조차도 세부적으로 기록, 보관, 그리고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 이미 저명하신 많은 선배 과학자분들께서 늘 강조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과학뿐만이 아니라 삶은 거절의 연속이기 때문에 거절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거절당하는 순간을 두려워하며, 특히 연구자에게 있어서 논문의 동료 검토과정은 더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하게 검토과정은 우리의 연구에 대한 비난이 아닌 동료로서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과정임을 느꼈습니다. 거절당하더라도 선배 과학자분들에게 받은 귀한 의견들을 원고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고 과감하게 재도전하는 용기가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급성 단계의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 대한 빠른 진단과 치료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허혈성 단계로 들어가 버린 뇌세포 및 조직의 재생에 관한 연구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만성 단계에서의 허혈성 뇌졸중을 관리할 방법이 없는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의 저의 음향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이미 허혈성 세포 및 조직으로 이루어진 뇌내 영역들을 일반적인 물리적 수술법으로 절제하는 것이 아닌 비침습적 음향 수술법으로 제거했을 때 신경 재생을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파운데이션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관련된 연구들이 잘 마무리되어 또다시 한번 한빛사에 소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자유롭게 제 생각을 펼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고 배려해주신 한성민 박사님 그리고 기재홍 교수님 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항상 저의 연구를 묵묵히 응원해주었던 소중한 우리 가족에게 감사드립니다. 귀한 인터뷰에 초청 및 허락해주신 한빛사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드리며, 끝으로 학부 시절부터 어떠한 상황에서도 저의 연구 믿음을 격려해주고 응원해준 여자친구에게 감사의 말을 남깁니다.
#허혈성 뇌졸중
#약물 전달체
#출혈성 변질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