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생물체에게 위협 (threat)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것은 생존과 직결되는 기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과학 분야에서도 위협 또는 공포 (fear)에 대한 연구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동물에게 전기자극을 주어 공포기억을 생성하는 기작에 대한 연구는 특히나 심도있는 논문들이 현재까지도 많이 발행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편도체 (amygdala)가 중요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편도체가 공포기억을 생성할때 공포자극 (unconditioned stimulus, US)에 대한 신호를 어떻게 받는지는 현재까지도 정확한 해답은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습된 위협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각을 통한 선천적 위협에서도 편도체가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확실히 보여준 연구 결과는 부족합니다. 저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위 문제들을 해결할 신경회로를 규명하였고 그 중심에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 신경세포 (neuron, 뉴런)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한성 교수님이 Post Doc 때 이미 뇌간 (brainstem)에 있는 CGRP 뉴런들이 공포와 통증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밝힌바 있으신데 저희는 이번에 시상 (thalamus)에 있는 CGRP 뉴런들까지도 추가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단 세포 칼퓸 영상 (in-vivo single-cell calcium imaging)을 사용한 결과, 뇌간과 시상에 있는 두 종류의 CGRP 뉴런들이 다섯가지의 감각 (시각, 청각, 통각, 후각, 미각) 의 선천적 위협신호에 반응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이 뉴런들의 활성을 억제하였을 때는 이 선천적 위협신호들에 대한 방어반응이 많이 줄어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후, 서로 다른 색의 형광단백질을 두 부위에 발현시켜서 편도체로 가는 신호를 추적할 수 있었고 신기하게도 둘은 서로 세부적으로는 겹쳐지지 않은 영역과 연결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뇌간의 CGRP 뉴런은 central amygdala, 그리고 시상의 CGRP 뉴런은 lateral amygdala 라는 곳으로 신호를 전달하였습니다. 각각의 CGRP 뉴런과 이어진 편도체의 신경회로를 억제하면서 같은 선천적 위협 신호를 주었을때에도 CGRP 뉴런만 억제했을 때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전기자극에 대한 공포기억도 줄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신경회로들을 광유전학 (optogenetics)로 확성화시켰을 때에는 안좋은 감정과 공포기억을 생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저희는 두 독립적인 CGRP 신경회로가 편도체로 선천적 위협에 대한 신호를 통합하여 편도체로 보내고 이것이 학습된 위협 기억에도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또한, 이 신경회로가 과잉활성일 경우에는 오히려 감각에 대한 반응이 더욱 예민해져서 위협적이지 않은 신호에도 위협으로 인식될 수도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CGRP를 억제하는 치료제가 이미 편두통에도 사용되고 있는만큼, 감각에 예민한 자폐 (autism), 그리고 PTSD에도 적용할 수 있을 가능성이 대해 염두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연구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고 있는 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ciences 내 한성 교수님 lab에서 진행하였습니다. Salk Institute는 해변에 위치한 아름다운 기하학적 대칭의 건물이 매력적인 것으로 알려져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lab들이 모두 open lab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서 공동연구에도 개방되어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생명과학분야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연구소이기에 서로 도움이 필요할 때 Salk 전체메일 하나만 보내면 될 정도로 서로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한성 교수님 lab은 여러 주제의 신경회로 (neural circuit)을 규명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tool 개발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Behavior, calcium monitoring, optogenetics, mouse genetics, electrophysiology, molecular biology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고 새로운 기술들도 계속 도입하며 lab의 기능을 확장할 예정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하고자 했던 연구가 재미있다고 해도 중간중간 다양한 방향으로 시행착오를 겪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모두 극복하고 하나의 연구 논문을 완성할 수 있게 되었으며 ‘위협’과 관련된 연구 결과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게 된다면 정말 뿌듯함을 느낄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3번에서도 살짝 언급했다시피 시행착오는 연구를 진행하며 거의 무조건 겪게 될 것입니다. 실험 자체 뿐만 아니라, 논문 작업, 에디터와 리뷰어의 행동 등 다양하게 본인을 괴롭히는 요소들이 대거 등장할 것인데, 결국 하나하나 천천히 해결해 나가면 하나의 완성품을 맛볼 수 있습니다. 다만,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동물을 다루는 신경과학 분야이기에 실험들도 오래 걸리고 애매한 결과들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계획을 미리 잘 짜고, 자신이 정한 기준과 기존 논문들의 내용들을 잘 조합해서 모두가 인정할만한 방법론으로 중심을 잡고, 자기가 생각했던 가설을 해결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과학적 문제 해결이라는 훌륭한 결과물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CGRP 뉴런들이 뇌의 다른 부위에도 있는 것을 보았었습니다. 그 뉴런들의 기능들은 어떤지 확인하려 하고자 하는 계획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공황장애 관련 신경회로를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우선 이 연구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연구가 가능하도록 지원 및 지도해주신 한성 교수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모든 랩원들께도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Salk 및 UCSD에 있는 신경과학 및 분야는 다르지만 생명과학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의논을 함께 나누었던 동료들께도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헤쳐나갈 수 있게 해준 제 아내 정상은과 아들 은성, 그리고 양가 부모님과 동생에게 감사합니다.
#위협
#CGRP
#편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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