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암에 대한 유전체 연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면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자들이 많이 발굴되어 왔으며 이를 타겟으로 하는 표적 치료제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전자에서 발생하는 여러 변이들 중 많은 경우 그 영향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은 ‘unknown significance’ 이며, 이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기존의 표적 치료제의 효과를 증가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FGFR2의 경우 amplification, rearrangement, hotspot missense mutation 등 여러 변이들에 대하여 FGFR 억제제의 효과가 평가되어 왔으나 그 결과는 각 연구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 어떤 변이가 FGFR 억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습니다.
본 논문은 FGFR2의 C-terminal 절단이 여러 암 종에서 강력한 발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새롭게 밝히고 인간 암에서 어떠한 형태 및 빈도로 나타나는지 광범위한 임상 샘플의 유전체 데이터에서 살펴본 논문입니다. 또한 어떠한 형태로든 C-terminal 절단이 일어난 암세포는 FGFR 억제제에 대한 높은 반응성을 보이는 것을 여러 전임상 및 임상 샘플에서 확인함으로써, FGFR 억제제의 표준 치료법의 대상이 되는 현재의 환자군 (Intron 17 및 exon 18의 구조변이를 가지는 담관암) 외에도 더 넓은 환자군 (C-terminal 절단을 일으킬 수 있는 어떠한 형태의 변이 및 다른 암 종)이 FGFR 억제제의 효과를 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향후 이에 대한 여러 임상 시험을 통해 더 많은 암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FGFR2 외에도 다른 여러 receptor tyrosine kinase 들에 대한 ‘unknown significance’이 평가들이 새롭게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 연구의 뿌리는 약 10년전에 시작된 Sleeping beauty transposon 기반의 in-vivo screening이였습니다. 이 스크리닝에서는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유전자들이 발굴되었고, FGFR2의 C-terminal truncation은 그 중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마우스 침윤성 유방암 인자였습니다 (Kas et al., Nature Genetics, 2017). 본 연구에서는 FGFR2 C-terminal truncation의 인간 암에 대한 임상적 연관성을 심도 깊게 보여줌으로써 10년전에 시작된 연구를 잘 매듭 지은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Netherlands Cancer Institute (NKI)에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NKI는 Antoni Van Leeuvenhoek (AVL) 라는 최초로 현미경을 개발한 네덜란드 과학자의 이름을 딴 AVL이라는 암 전문병원과 한 지붕에서 운영이 되고 있어 NKI에서의 연구결과들이 효율적으로 임상에 적용되거나 검증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개의학이 특히 발달한 기관입니다. 현재 NKI에는 약 60여분의 연구그룹이 있으며 모두 암이라는 큰 공통의 주제 하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 연구 그룹의 장점 및 특기를 활용한 활발한 내부 공동연구를 통해 더 큰 임팩트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 저희 NKI-AVL의 장점이자 특징입니다. NKI에서 저는 computational biology를 하시는 Lodewyk Wessels 교수님 연구실과 여러 유방암 동물 모델 및 스크리닝 기법을 활용하여 유방암의 발병기작 및 약물저항성을 실험적으로 연구하시는 Jos Jonkers 교수님 두 연구실에 소속되어 생물정보학 기반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본 연구를 위해 정말 많은 환자 및 전임상 모델의 genomics/transcriptomics 데이터가 public 도메인으로부터 공유되어 분석되었습니다. 이전까지 한 논문을 위해 이렇게 여러 소스로부터 여러 타입의 데이터들을 이용하지는 않았습니다만, 본 연구를 통해 한 가지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어떻게 기존에 존재하는 여러 소스, 여러 타입의 데이터를 잘 녹아낼 수 있는지 새롭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환자 유래 데이터를 제공받기 위해 전 세계 여러 기관 및 회사로부터 데이터 공유 절차를 거쳤으며 이 과정에서 여러 새로운 네트워크가 형성 되었고 이는 향후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 연구는 FDA/EMA에서 승인된 범주의 환자군 외의 환자군들도 FGFR 억제제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임상적으로 큰 의미의 논문입니다.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어 암 환자의 치료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기여를 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연구활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동기부여’입니다. 연구 논문을 하나 작성하는 것은 기나긴 여정입니다. 그 긴 여정 동안 꾸준히 스스로를 동기부여 하는 것은 그 여정 동안 필요한 ‘연료’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본체, 즉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더라도, 좋은 연료가 있어야 지치지 않고 긴 여행, 그 다음 여행을 계속해 나갈 수 있기에 각기 본인 스스로가 좋은 동기부여를 끊임없이 되새기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제가 하는 computational cancer biology 분야에서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개발로 인해 점점 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들을 관통하는 통계학적, 전산학적 백그라운드는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기본적인 지식을 탄탄히 쌓은 후에 여러 타입의 데이터들을 다뤄 보는 것이 본인 연구의 유연성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오픈된 마인드로 가급적 여러 타입의 데이터들을 시도해보면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 시켜 나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저는 NKI에서 하고 있는 다른 연구 프로젝트들을 마무리하면서 다음 커리어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카데미에 남아 저 만의 독창적인 연구를 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는 많은 사람들의 기여 및 참여로 수행 되었습니다. NKI에서의 지도 교수님이신 Lodewyk Wessels과 Jos Jonkers 교수님 및 저와 같이 주도적으로 연구에 참여하여 연구의 전체적인 방향을 함께 끌어 나가고 많은 In vivo 및 In vitro 실험을 수행한 박사 후 연구원인 Daniel Zingg, 그리고 함께 많은 실험을 담당한 박사과정생인 Julia Yemeleynenko에 먼저 고마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저희 세 명은 본 연구 외에도 다른 여러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어 현재 여러 논문이 리비전 및 제출을 위한 준비 중에 있습니다. 따라서 본 연구 외에도 계속 좋은 호흡으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본 연구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한 많은 공동연구자들에게 감사드리며 여러 (pharmaco)genomics 데이터를 제공한 Hartwig Medical Foundation, Foundation Medicine, Incyte, Debiopharm 등의 여러 기관에게도 감사함을 표하고 싶습니다.
현재의 ‘내’가 있기까지 많은 선한 분들의 많은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시고 연구 내외적으로 많은 가르침을 주셨으며,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언제나 편하게 찾아가 의논할 수 있었던 학위 과정 때 지도 교수님이신 현 서울대 생명과학과 황대희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같은 랩 출신으로 네덜란드에 먼저 넘어와 연구적으로 언제나 든든한 힘이 되고, 연구 외적으로도 많은 추억을 공유하는 네덜란드 자유대 의대 김용수 교수님, 먼 고국에서 변하지 않고 늘 응원해 주시는 에이앤폴리 노상철 대표님, 언제나 마음 편히 어려움을 토로할 수 있는 절세미녀 박지원 박사님, 나라는 다르지만 바로 옆 독일에서 함께 수고한 정효빈 박사님, 이 외에도 일일이 다 언급하진 못해 정말 죄송하지만 황대희 교수님 연구실의 선후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국에 잠시 짧게 방문하는 동안 환하게 반겨주고 수고해준 대학교 친구 박영흠에게도 이번 기회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결혼 후 곧바로 먼 타지로 저만 믿고 따라와 준 와이프가 저에게는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인생의 새로운 막에서도 함께 성장하고 건강한 영혼으로 함께 성숙해 나가고 싶습니다.
#computational biology
#oncogenomics
#translational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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