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신경은 재생이 어려운 조직 중 하나로, 사고로 절단이 되면 봉합실을 이용해 정교한 문합술을 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의료진의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데다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봉합실이 관통할 때 가해지는 2차 손상에 의해 신경 재생이 방해될 수 있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제가 속한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정호균 박사 연구팀은 이화여대 화공신소재공학과 주계일 교수,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전영준 교수·이종원 교수·재활의학과 이종인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신경 문합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나은 신경 재생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홍합접착단백질 기반의 의료용 광가교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타키키닌 계열 신경전달물질인 P물질(Substance-P) 기능성 펩타이드가 도입된 홍합접착단백질 기반의 본 광(光)가교 하이드로젤 접착제는 생분해성과 안정성을 갖고 있어 인체에 사용해도 무해하며, 빛을 쬐지 않았을 때 액상으로 존재하다가 가시광선을 쬐면 1분 안에 하이드로젤 상태로 변하며 접착력을 발휘하여 의료용 접착제로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본 광가교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적용한 무봉합 신경 문합술로 신경의 2차 손상을 막고, 기능성 Substance-P 펩타이드가 M2 아형으로의 대식세포 분극을 유도함으로써 환부의 추가적인 면역 염증반응을 줄여주어 신경 재생을 효과적으로 촉진하도록 하였습니다.
In vitro 및 in vivo Rat model 연구 결과, 단순히 절단된 신경의 문합뿐만 아니라 1.2cm 신경 결손 부위의 문합에서도 기존 봉합사를 이용한 문합술과 비슷하거나 보다 우수한 신경 조직 재생 효과가 확인하였습니다. 특히, 신경 재생이 매우 어려운 1.2cm 신경 결손의 경우, 신경의 운동과 감각 기능 회복에 대한 예후가 봉합사를 이용한 문합술보다 더욱 뛰어남을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를 통해 홍합접착단백질 기반의 의료용 접착제가 봉합사를 대체하여 의료진의 신경문합술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임과 동시에 환자들의 예후 또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포항공과대학교 차형준 교수님 지도 하에 진행하였으며. 이화여대 주계일 교수님께서도 함께 도와주셨습니다. 또한, 공동연구를 통해 in vivo 실험의 수술과 분석에 도움을 주신 카톨릭의대 성형외과 이종원 교수님, 전영준 교수님, 재활의학과 이종인 교수님, 박혜연 선생님들 덕분에 풍부한 실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서울에 있는 카톨릭의대를 오가면서 신경재생 관련 논문에 함께 참여해주신 카톨릭의대 교수님들 및 선생님들과의 에피소드가 정말 많았습니다. 실험 중 응급 상황이 생기면 달려 가셨다가 돌아오시기도 하고, 의대생들 수업, 환자 진료 및 수술까지 매일 하시면서도 제 실험에 관심 갖아주겠기에 어려운 실험들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 스스로도 뿌듯하지만, 제가 속했던 포항공대 차형준 교수님 연구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였던 카톨릭의대 성형외과 연구실 및 재활의학과 연구실, 이화여대 주계일 교수님 연구실 모두 좋은 결과에 기뻐해주셔서 더욱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신경 재생 분야는 정말 어려운 난제들이 많지만, 그만큼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고 여러 분야의 insight 가 필요한 융합 연구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신경 연구에 대한 결과들과 통찰이 쌓이게 되면 우리가 마주해야 할 고령화 사회의 그늘 중 하나인 신경성 질환들에 대응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보람까지 얻을 수 있기에 다양한 분야의 많은 연구자들이 신경 관련 연구에 도전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대학원에서 광가교 접착 소재를 연구했던 경험을 살려, 현재는 기업에서 코팅과 접착에 관련된 산업용 소재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비록 바이오에서는 잠시 한발 물러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지만 바이오는 언제나 저에게 흥미롭고 많은 영감을 주는 고향의 뒷동산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여 역량과 경험을 쌓다가 기회가 된다면 바이오와 융합될 수 있는 연구로 또 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는 학문적 흥미와 발전을 위한 노력, 긍정적인 태도에 기반한 꾸준함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힘들 때에도 제게 흥미와 노력을 꾸준히 북돋아 주신 교수님과 선후배님들, 양가 가족들, 특히 신혼 때 재택근무를 하면서까지 수원에서 포항으로 내려와 저와 함께 해준 귀염둥이 와이프에게 언제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어디에서 어떤 연구를 하던 겸손하면서도 꾸준한 연구자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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