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자가면역뇌염(autoimmune encephalitis)은 자가면역 기전에 의해 의식저하, 인지기능저하, 정신과적 증상 등 뇌병증의 제반 증상이 빠르게 진행하는 질병입니다. 2007년 항NMDA수용체뇌염이 최초로 규명된 이후 자가면역뇌염 분야는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20개의 자가면역뇌염 원인 항체가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임상적으로 자가면역뇌염 진단을 충족하는 환자의 50%에서는 원인 자가항체가 발견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항체음성자가면역뇌염 (seronegative autoimmune encephalitis)은 자가면역뇌염의 주요 아형임에도 아직까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으며, 항체음성자가면역뇌염의 임상 양상 및 치료 반응, 예후 등도 전혀 규명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로 인해 수많은 항체음성자가면역뇌염 환자들이 적시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상건, 주건, 이순태 교수님 연구진은 2012년부터 국가적 대규모 자가면역뇌염 코호트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이 일환으로 전국의 뇌염 의심 환자들에게 자가면역뇌염 항체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코호트를 기반으로, 본 연구진은 최초로 항체음성자가면역뇌염 (seronegative autoimmune encephalitis)이라는 개념을 학계에 도입하였고, 항체음성자가면역뇌염의 임상 양상, 치료 반응, 예후 등을 규명하였습니다. 또한 환자의 예후를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인 RAPID 시스템을 제안하였으며, RAPID 시스템에 의거 예후가 나쁜 환자일수록 초기에 복합면역치료가 필요함을 확인하였습니다. 난치성 임상 경과를 보이는 환자들에게 언제까지 면역치료를 지속해야 하는지가 또 하나의 중요한 이슈인데, 본 연구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적절한 면역 치료 유지 기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고, 면역치료를 통한 향후 회복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는 뇌 영상 지표 역시 제시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앞으로 신경과 의사들이 항체음성자가면역뇌염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에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 생각하며, 자가면역뇌염의 주요 아형인 항체음성자가면역뇌염의 치료를 정밀화하고, 예후를 향상시키는 데 기초가 될 연구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분야 학계가 비교적 좁고, 세계 주요 연구진들 사이에 은근한 견제가 있어, 새로운 연구 결과를 주요 저널에 게재하기 위해서는 여러 비판을 견뎌내야 합니다. 그 동안 이러한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 연구는 신경학 분야 유명 저널인 Brain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처음부터 그에 맞추어 작성하였고, 이순태 교수님께서 물심양면으로 지도와 도움을 주신 덕에 큰 어려움 없이 무난하게 게재 승인이 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상건 교수님 연구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뇌전증, 자가면역뇌염, 뇌의 감염성질환, 뇌졸중 및 퇴행성 뇌질환, 수면 질환, 희귀유전질환 등 신경과의 다양한 희귀, 난치 질환 해결에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상건 교수님을 필두로, 김만호 교수님, 정기영 교수님, 주건 교수님, 박경일 교수님, 정근화 교수님, 이순태 교수님 및 문장섭 교수님 등 여러 뛰어나신 교수님들과 젊고 열정적인 연구자들 약 40여 명이 뜻을 합쳐 함께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신경과 내에는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고, 해결될 경우 인류에게 미칠 이득이 무궁무진한 중요한 연구 주제가 매우 많다고 생각합니다. 희귀, 중증, 난치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겪는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 환자를 위해 하는 치열한 고민에서, 신경과학의 중요한 발전을 이끄는 씨앗이 탄생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이 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꼭 필요로 했을 임상적 정보를 새롭게 제공했다는 생각이 들 때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아직 저도 새내기 연구자라 어떠한 조언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우선적으로는 작은 결과를 내기 위해 겪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고되더라도, 헛된 수고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연구 진행의 여러 고된 과정을 여러 번 겪음으로써, 좋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와 역량이 길러지는 것 같습니다. 또한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협업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이 아이디어와 역량을 합쳐 연구를 수행할 때, 더 순조롭게 가치 높은 연구가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문 분야의 발전을 주도해 나갈 수 있는 역량과 비전을 갖춘 진취적인 멘토를 잘 만나고, 함께 신뢰 관계를 쌓아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난치성 뇌전증, 의식 저하 및 수면 질환에 대한 연구에 뜻이 있습니다. 환자들의 임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뇌파, MRI, 수면다원검사 및 혈액, 뇌척수액 등 인체유래물 분석 정보를 통합하며, 인공지능 및 오믹스 분석을 통하여 병증의 악화, 치료에 대한 반응 등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뿐만 아니라 그동안 많은 연구를 지도해 주신 이상건 선생님, 주건 선생님, 이순태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연구자로서의 성장을 이끌어 주신 김만호 선생님, 정기영 선생님, 정근화 선생님, 박경일 선생님, 문장섭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신 부모님, 모든 것을 함께 하며 항상 힘이 되어 주는 저의 동반자 유영진 선생님과 아들 준성이에게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seronegative autoimmune encephalitis
#immunotherapy
#status epilepti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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