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 등록2022-05-11
- 조회2,029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조혈 줄기 세포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로 구성되어 있는 특징적인 골수 미세 환경인 골수 니치 (bone marrow niche)에 존재하며, 세포의 증식, 분화 및 이동에 필요한 다양한 신호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골수 니치 세포들의 정확한 기능과 세포 내에 이루어지는 분자적 기전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BRCA1-associated protein-1 (BAP1)은 탈유비퀴틴화 효소 (de-ubiquitinating enzyme) 로써, 히스톤 단백질 수정 및 단백질 안정화를 조절하는 핵심 인자로 연구가 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녹아웃 마우스 모델을 활용한 선행 연구들을 통해 조혈 과정을 조절하는 BAP1의 중요한 역할은 밝힐 수 있었지만, 이 연구들은 모두 조혈 세포 내재적인 BAP1의 역할 만을 고려하였다는 한계점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골수 니치 세포 안에서 조혈 과정을 조절하는 조혈 세포 외부적인 BAP1의 기능을 밝히기 위해서 본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골수 니치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세포인 중간엽 기질 세포 (mesenchymal stromal cell) 특이적으로 BAP1을 결핍시킨 마우스를 활용하여, BAP1 결핍으로 인해 조혈 줄기 세포와 전구 세포들의 분화 및 B 림프구 세포로의 분화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반대로 골수성 세포의 비율이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혈 과정의 결함은 골수 내 혈관 근처에 위치한 LEPR+ 중간엽 기질 세포가 아닌 골내막에 존재하는 Prx1+ 골내막 중간엽 기질 세포에 의해 매개된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나아가 BAP1은 서로 다른 방식의 히스톤 수정 조절을 통해, Cxcl12와 Scf와 같은 조혈 과정에 핵심적인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시키며, 반대로 골수성 세포의 분화를 유도하는 Csf3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를 통해, 골수 니치 안에서 BAP1은 림프구성 세포 분화와 골수성 세포 분화의 균형을 맞춰, 정상적인 조혈 과정을 조절하는 핵심적인 후생유전 조절자 (epigenetic modulator) 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유전 공학 연구소의 분자 면역학 연구실에서 성노현 교수님의 지도하에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마우스 시스템을 활용하여 면역 세포의 발달 과정과 기능을 밝히고, 핵심적인 조절 인자를 찾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우스 자가면역 질환 및 마우스 종양 모델을 활용하여,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면역 세포 치료제 발굴을 위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적극적인 지도와 함께 연구실의 구성원들 사이의 활발한 토론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연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유세포 분석 (Flow cytometry)을 활용한 다양한 마우스 면역 세포 및 면역 질환 분석에 있어서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면역 세포들은 생체 내 다양한 면역 기관에 위치하며 다양한 외부 신호를 통해 분화 및 기능이 조절되기 때문에, 제가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면역학 분야는 거의 대부분의 실험들에서 마우스 시스템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또한, 특정한 면역 세포 특이적으로 면역 관련 인자의 기능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전자 조작 마우스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에, 외국으로부터 새로운 마우스 시스템을 도입하고, 교배를 통해 원하는 실험을 수행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게 됩니다. 전체적인 연구의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면역 세포 및 면역 인자의 기능을 밝힘으로써, 궁극적으로 다양한 면역 질환의 기전을 이해하고,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대학원 과정 동안 연구를 진행하면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결국 내가 풀어낸 하나의 이야기로 연구를 마무리하게 되었을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른 분야가 아닌 면역학 분야에 빠져, 이 학문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해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연구자 분들께서 모두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분야에 자부심을 가지고, 힘든 일들을 극복하며 앞으로 나아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면역학 분야에서 연구를 하며, 인간의 질병의 작용 기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면역 작용에 대한 이해가 핵심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학계에서 면역학의 기초 연구의 축적을 통하여 인간의 질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물론 존재하지만, 저는 산업현장에서 면역 작용을 활용하여 인간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 분야의 연구원으로써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연구를 수행하며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감사한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이 연구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저에게 연구의 의미와 가치를 알려주시고, 올바른 방향으로 연구가 나아갈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도해 주신 성노현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연구에 대해 도움이 되는 많은 조언과 지원을 해 주신 울산과학기술원 고명곤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아낌없는 토론을 통해 연구 진행의 많은 동기부여와 도움을 주신 분자 면역학 연구실의 선후배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많은 과학적인 공감과 대화를 통해 연구의 진정한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 주신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지훈 박사님께도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길었던 저의 연구과정 동안 옆에서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아버지, 어머니, 장인어른, 장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나를 이해해 주고,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내 연구를 마무리할 수 있게 의지가 되어준 아내 형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Bone marrow niche
#Hematopoiesis
#Mesenchymal stromal c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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