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간세포성 간암 (hepatocellular carcinoma, HCC)은 세계에서 5번째로 가장 많이 진단되는 암이자 주요 암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못한 암입니다. 간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이 37%로 전체 암종에 비해 극히 낮은 이유는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가 없고, 간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국내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암사망률을 보면 간암은 폐암에 이어 2위이며, 특히 경제 활동이 활발한 40~50대 남성 암사망률 1위를 차지하여 국가적으로도 사회경제적 부담이 높은 질환으로 무엇보다 예방 및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간암을 예측할 수 있는 드라이버 역할 결정 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해 정상군과 간경화 환자 및 간암 환자가 간암 진단을 받기 전, 1년 전, 6개월 전 그리고 간암 진단 시의 혈액을 모아 체내에서 발현되어 생체내 성분과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항체인 자가항체칩을 사용하여 간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마커를 찾고자 하였습니다. 총 23개의 단백질이 간암 바이오마커로써 유의한 민감도를 보였으며, TCGA (The Cancer Genome Atlas) 데이터에서 전체 생존율 (OS)을 분석한 결과를 통합하여 최종적으로 WASF2 (Wiskott–Aldrich syndrome protein family member 2)를 발굴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분석방법과 실험을 통해 WASF2가 간암 조직과 세포에서 과발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고, WASF2의 발현이 높은 환자일수록 예후가 좋지 않은 것을 추가적으로 발견하여 WASF2의 기능적인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WASF2는 액틴 세포골격 경로 (actin cytoskeleton pathway)의 필수 요소로 알려져 있으며 actin-related protein 2/3 (Arp2/3)와 복합체 (complex)를 이루어 lamellipodia를 형성합니다. 정상 간세포에 WASF2를 과발현 시켰을 때, 세포의 생존과 증식, 이동 능력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간세포성 간암 세포에 WASF2를 억제했을 때, 발암 효과 (oncogenic effect)가 감소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WASF2는 Arp2/3 및 F-actin과 공동 발현을 하여 actin polymerization에 관여하고, 필로포디아 형성 (filopodia formation)에 기반하여 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 (EMT)를 일으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를 통해, WASF2의 활성화가 간암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액틴 세포골격 구성에 관여함으로써 EMT를 촉진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간세포성 간암에서 발암 효과를 갖는 WASF2 활성화의 조절 메커니즘을 확인하기 위해 WASF2의 메틸화 (methylation)와 발현의 상관 관계를 분석하였고, 정상 그룹과 비교하여 종양 그룹에서 WASF2의 저메틸화 (hypomethylation) 비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WASF2의 5’ 프로모터 영역에서 CpG island의 DNA 메틸화와 WASF2 발현 사이의 상관 관계를 관찰하였을 때, 5개 probe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분석되었고, 이 중 동일 환자의 정상 및 간암 조직에서 cg24162579 site가 종양 그룹에서 유의하게 저메틸화 되어 있었습니다. WASF2의 발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CpG site에 대해서 point mutagenesis를 통해 확인하였고, WASF2 프로모터 영역에 위치한 CpG site 2(-726 bp)의 메틸화 패턴은 WASF2 발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습니다. BSP 및 MSP, qMSP를 통해 간암 환자 조직에서 WASF2 메틸화 수준을 측정하였고, WASF2의 메틸화 수준은 발현 수준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최종적으로, WASF2의 메틸화 및 발현 수준에 따른 간암 환자의 예후를 평가하였고, 저메틸화 및 과발현은 불리한 전체 생존율 (OS)과 무진행 생존율 (PFS), 질병 특이 생존율 (DSS)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WASF2는 간암의 진행과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WASF2의 메틸화 및 발현은 간암 환자의 예후와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기능과 메커니즘을 규명하기까지 모든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그때마다 교수님들의 조언과 격려 덕분에 방향을 다시 잡을 수 있게 되었고, 연구실 선생님들과의 토론과 도움 덕분에 논문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소화기내과 간센터 연구실 (https://ajougastrolab.wixsite.com/labhome)은 아주대병원 간파트 분야 전문의이신 세 분의 임상교수님과 중개의학 및 유전체 데이터마이닝 전문 연구교수님 중심으로 세포생물학 전문 및 동물실험 전문 연구원 선생님들, 그리고 학위과정 학생들이 임상의학부터 기초연구까지 폭넓은 중개의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간질환 및 간암 환자의 시료로부터 유전체데이터를 생산하고, 포괄적 오믹스데이터 통합분석과 다중의료정보에 기반하여 종양 발생과 진행 및 재발과 전이 또는 약제 내성에 관여하는 특이 유전자를 도출하고 검증함으로써 신규 간암 발생기전을 규명하고, 간질환 및 간암 환자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연구실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우리나라에서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암을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진들이 긴 시간동안 노력을 해왔지만 종양미세환경에서의 복잡한 대사들과 이질성 등으로 인해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실정입니다. 처음 연구를 시작하면서 저의 자그마한 연구 결과들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여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까 싶었지만 논문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거치는 여러 과정들을 겪으며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작은 결과들이 모여서 큰 결론을 도출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답을 얻음으로써 누군가에겐 희망이 되는 것이 저희가 하고 있는 연구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저를 포함한 여러 연구진들의 작은 결과들이 암을 극복할 수 있는 발돋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단순한 이유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이론만 공부하던 학부생 때 기회가 되어 여러 실험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 계기로 연구에 흥미가 생겨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단조로운 이유에서 출발해서인지 자의에 의해, 타의에 의해 쉽게 좌절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교수님들, 여러 연구자분들과 의논하며 제가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였고, 실패한 결과도 결국 본인이 이끌어낸 의미가 존재하는 결과임을 새기게 되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단순했던 저의 목표가 지금은 저를 위한 목적이 아닌 누군가를 위한 목적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각기 다른 이유로 학위를 시작하겠지만, 대학원이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짧지만 긴 시간들을 보내며 연구뿐만이 아닌 크고 작은 배움들을 여실히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일에 성공이 따를 수는 없으니 실패를 겪어도 좌절은 짧고 얕게 할 수 있길 바라고, 실패하면 모든 것을 배운다는 말이 있듯 이 분야를 도전하는 선생님들 모두 실패를 밑거름 삼아 더 큰 도약을 하며 정진하시길 기원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금과 변함없이 난치성 질병인 간암으로 인해 고통받고 계신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가 진행되기까지 아낌없이 지원해주시고,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신 정재연 교수님, 김순선 교수님, 조효정 교수님, 은정우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흘러가는 이 시간들을 누구보다 값지고 의미 있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교수님들과 함께 좋은 연구를 할 수 있음에 깊은 영광을 표합니다. 또한, 논문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백금옥 선생님, 윤문경 선생님, 손주아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교수님들의 지도와 선생님들의 도움이 모여 이렇게 좋은 결실을 맺게 된 것 같습니다.
이 분야에 발을 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타지에서도 언제나 변함없이 응원해주는 유진이, 재우오빠, 가연언니, 종관이에게 너무 고맙고, 저도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수식어도 작게 만드는 저의 하나뿐인 어머니와 아버지, 오빠, 혜진이에게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무엇을 하든 과정은 배움이 되고 끝은 행복이 될 수 있길, 모두에게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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