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줄기세포를 통해 특정 세포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분화’라고 불리는 줄기세포만의 독특한 전환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이때, 세포 분화의 효율과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배양 과정 동안 다양한 분화 유도 인자들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생체 내 환경의 특성을 모사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체외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분화 과정을 유도하는 방법은, 다양한 분화 유도 인자를 배양액에 첨가하고, 이를 사람이 직접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방식의 수동적이고 불연속적인 방식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실제 체내 환경과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며, 줄기세포 분화 효율 및 세포 취득률의 높은 변동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에 착안하여, 약 한 달 이상의 장기 배양 기간 동안 일정하게 분화인자를 안정적으로 방출할 수 있는 금속-유기 골격체 나노입자-나노패턴을 활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때 나노입자 세포 배양에 직접 분주할 경우, 나노입자의 구조적 변성 및 입자의 유실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나노입자가 세포 내부로 침투하여 세포 독성을 야기할 수 있는 등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배양 기판 상에 매우 균일한 형태의 나노홀(Nanopits)을 제작하였으며, 나노홀 하나에 나노입자를 하나씩 배치하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 최종적으로 줄기세포의 자연 분화 플랫폼 (SMENA, Single Metal–Organic Framework (MOF)-Embedded Nanopit Arrays)을 완성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2주 이상의 분화 기간 동안 나노입자의 변성 및 소실 없이 배양액만으로 신경분화가 자동적으로 유도됨을 확인하였으며, 안정적 분화 인자의 공급으로 인하여 기존 분화 프로토콜 대비 43 배 이상 신경분화가 촉진되었음을 최종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SMENA는 간엽줄기세포, 유도만능줄기세포, 배아줄기세포 등을 포함하여 다른 종류의 줄기세포 분화에도 활용될 수 있어 그 범용성과 확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새로운 형태의 줄기세포 배양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새로운 형태의 분화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나노 홀 하나에 나노입자를 하나씩 배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몇 달 내내 동일한 실험을 끊임없이 해야 했고, 정말 많은 실패를 맛보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너무나도 지치고 힘들었지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는 벅찬 마음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실험에 임했고, 결국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실패는 하나의 옵션이다. 실패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충분히 혁신적이지 않았단 증거이다.’ 라는 명언처럼 실패가 가지는 값진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중앙대학교 융합공학부 바이오메디컬공학 김태형 교수님 연구실 (https://bestlaboratory.wixsite.com/best)은 나노/마이크로 구조체 제작 기술을 이용한 줄기세포 거동 제어 및 분화 모니터링 용 플랫폼 개발 연구와 3차원 세포/조직 배양 기술 및 약물 스크리닝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원천기술 및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는 만큼 다양한 분야의 타 연구시설 및 의료기관, 대학기관과의 합동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비록 아직은 연구 경력과 지식이 짧은 새내기 연구원이지만, 연구 활동은 제 인생에 있어 큰 보람이 되어왔습니다. 기존의 연구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통해 세상에 없었던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찬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그 과정이 너무나도 고되지만, 연구팀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며, 실패를 하나하나씩 극복해 나가는 것은 제 연구 활동을 지속되게 하고 또한 삶의 큰 활력을 주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연구 활동을 통해 얻는 성과도 연구적으로 큰 자부심이 되지만, 연구 활동의 작은 흔적 하나하나가 모여 결국 많은 사람의 삶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은 제 인생의 가장 큰 비전이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연구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연구는 분명 임하는 자세에 따라 얼마든지 큰 보람과 성과를 쟁취할 수 있고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구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대부분의 시간 속에서 지치고, 때론 외롭고, 계속된 실패 속에서 ‘과연 이 길이 내 길이 맞나?’라는 회의감까지 들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큰 비전이 있는 일인 만큼 그만큼의 노력과 책임감이 요구되고, 이는 연구를 하며 느낄 수 있는 모든 힘든 마음들이 장차 있을 밝은 미래를 위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제가 연구를 어려워하면서도 큰 재미를 느끼는 이유입니다. 오늘이 힘들고, 내일도 힘들어도, 모든 것들이 다 지나가고 정해져 있는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면, 분명히 그동안 지나온 나날들의 총합보다 더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취업과 연구 사이에서 고민하는 학부생들 또는 연구의 길에 이미 발을 들였지만 회의를 느끼고 있는 대학원 학우분들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학우분이 저보다 훨씬 똑똑하고 뛰어나신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제 자존감과 연관된 말이 아니라, 오히려 제가 연구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되는 마음가짐입니다. 연구를 잘한다는 것은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똑똑하고, 뛰어난 정도’의 실력이 아니라, ‘7번 넘어져도 8번 일어날 수 있는지’의 인내, 성실, 그리고 열정 등의 마음가짐과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를 포함하여 연구를 꿈꾸고, 연구하고 계신 모든 학우분, 자신감 잃지 말고 하나의 비전을 향해 멋진 도전을 해봅시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단기적으로는, 자동 분화 플랫폼을 활용하여 특정 조직까지도 모사할 수 있는 장기 칩 개발 연구를 지속하고자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연구를 꿈꾸게 된 그 첫 마음대로 많은 사람의 삶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가장 먼저, 항상 동행해주시고 선한 길로 이끌어 주시는 하나님께 모든 영광 돌려드립니다. 그리고 연구 수행에 항상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중앙대학교 김태형 교수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운이 좋게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연구실 가족들 없이는 그 어느 것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친형처럼 든든한 철휘 형, 하나밖에 없는 동기 우리 희중이, 의지가 많이 되는 복남이, 항상 연구적으로 이끌어주는 경모, 영혼의 단짝 광호, 환상의 파트너 준하, 챙겨주는 마음이 따뜻한 창대, 바쁜 연구생활 속 기쁨이 되어주는 민지, 친동생 같은 정현이에게도 진심으로 많이 애정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 외에도 졸업 이후 이제는 같은 공간에서 실험할 수는 없지만, 한 때 바쁜 연구 생활을 같이 나누었던 연구실 졸업생 가족들, 영원한 멘토 인탄, 팬심으로 동경했던 이슬 누나, 보고싶은 Novi, 연구적으로 토대를 마련해주신 다슬 누나에게도 주셨던 애정과 도움을 잊지 않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직 여러모로 많이 부족하지만 연구적으로, 인간적으로 많이 받은 만큼 더 나누고 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신경분화
#금속-유기 골격체
#나노패터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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