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논문은 생물학적으로는 세포 내 신호 전달 과정을 다루고 있고, 수학적으로는 non-Markovian 특성을 갖는 확률적 시간 지연 과정에 대한 이론 및 베이지안 추정 방법론을 다루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좀 더 설명하자면,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를 이루는 수많은 물질들의 양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고, 연구에서는 보통 형광 단백질을 이용하여 최종적으로 발현되는 단백질의 양을 측정한 데이터를 이용합니다. 이런 형광 단백질 시계열 데이터를 보고 생성된 단백질이 성숙되기 까지의 시간을 추정하는 방식이 기존에는 연구자의 주관에 크게 의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서 연구자의 주관이 덜 들어가는 추정 방법론을 개발했고, 결과적으로 항생제에 반응하여 생기는 단백질 발현의 세포 간 이질성이 해당 신호 전달 체계의 ‘반응 속도 결정 단계 (rate-limiting step)’의 수와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 다는 것을 실제 데이터로부터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세포 간 이질성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종양이나 암세포를 가장 적은 부작용으로 완전 사멸 시킬 수 있는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리생물학 연구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보자면 생물 현상을 기술하거나 분석하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수학 방법론을 개발하는 연구와 수학 방법론으로 직접 생물학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연구가 있습니다. 사실, 이 논문을 시작할 때에는 수학적인 방법론에 많이 치중하여 연구를 시작했었습니다. 방법론 개발을 마치고 연구를 마무리 하려던 중에 공동 연구자들과 논의해보니, 저희가 개발한 방법론으로 데이터만 충분하다면 생물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을 했고 기존에 출판되었던 생물학 논문(Mitosch et al., Molecular Systems Biology, 2019)의 공개된 데이터에 적용하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8년부터 지금까지 KAIST 수리과학과 수리생물학 연구실(지도교수: 김재경 교수님)의 박사과정 학생으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함께 연구를 진행한 김대욱 박사님은 현재 미국 미시간 대학에서 박사 후 과정 연구원으로 계시는데, 한창 연구를 진행할 때에는 저희 연구실 박사과정 선배였습니다. 김재경 교수님께서 2021년 3월 기초과학연구원의 의생명수학그룹(https://www.ibs.re.kr/bimag/)을 출범시킨 이후로 KAIST 박사과정이자 기초과학연구원 연수학생으로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 의생명수학그룹은 김재경 교수님과 박사과정 대학원생 4명, 학부연구생 2명, 박사후과정 연구원 4명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저희 그룹은 위에서 말씀드린 생물학 문제를 풀기 위한 수학 방법론 개발과 함께 직접 생물학 문제를 풀기도 합니다. 수학자 분들 뿐만 아니라 의사, 약사, 생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공동 연구자 분들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말 역동적이고 활발한 연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도 대학원생 및 박사후과정 연구원들을 활발히 모집 중에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평소에 느끼는 것은 정말 세상에 쉬운 게 하나도 없다는 것, 그리고 그 어려운 것들을 해내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연구 결과 자체를 만드는 것만큼 그 결과들을 잘 연결하고 매듭 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연구자로서의 자부심은 재미있는 문제, 뻔하지 않은 문제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학자가 아닌 분들과 연구를 하면서 그분들에게 저의 기여를 인정받을 때에 보람을 느낍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보람은 몇 달을 고민하던 문제의 실마리가 떠오르고, 그 실마리가 정말 해결책인 것을 확인했을 때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해당사항이 없어서 유학준비생 분들에게는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을 것 같고, 후배 대학원생분들에게 해드리고 싶은 말이야 수도 없이 많지만 거의 모든 조언은 모든 분야의 연구에 해당하는 일반론이라서 제가 굳이 여기서 하진 않겠습니다. 수리생물학을 연구하려는 후배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 있습니다.
수리생물학자로서의 정체성을 계속 고민하라는 것입니다. 수리생물학은 수학과 학부를 졸업한 분들이 주를 이루는 분야인데, 연구 주제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학부 때 배우던 수학의 매력을 연구에서 똑같이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학부 때 항상 봐오던 아름다운 증명보단 지저분하고 마음처럼 다뤄지지 않는 데이터가 난무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이론 연구를 할 수도 있고, 응용 분야 나름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것을 잘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론을 주로 하든 응용을 주로 하든 너무 하나만 하기 보단 적절히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박사후과정으로 새로운 연구실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워보고 싶습니다. 또, 현재 지도교수님이 하고 계신 분야 외에도 제 색깔을 가질 수 있는 분야에 뛰어들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가 잘 되면 잘 되는대로 안 되면 안 되는대로 항상 바쁘고 힘들게 지내고 계실 모든 대학원생 분들, 화이팅입니다!
사진 1. 이번 연구의 저자인 (왼쪽부터) 김대욱 박사, 김재경 교수, 홍혁표 박사과정
사진 2. 기초과학연구원 의생명수학그룹 단체사진
#수리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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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안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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