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똑같은 유전자를 가지는 동일한 세포들이 동일한 외부 자극에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오랫동안 미스터리였습니다. 특히,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의 세포 간 이질성은 항암 치료 시 화학 요법을 적용할 때, 암세포가 완전히 사멸되는 것을 막는 특성이 되기도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세포 내 신호 전달 과정 역학을 추정하는 베이지안 방법론을 개발하였습니다. 이를 이용해 세포 간 이질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세포 신호 전달 체계를 이루는 ‘반응 속도 결정 단계 (rate-limiting step)’의 수가 있음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기존 화학 요법 치료의 효과를 향상 시키는데 이용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됩니다.
구체적으로, 우리 몸 속에 있는 세포는 항생체, 삼투압 변화 등 다양한 외부 자극에 반응을 하는 신호 전달 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호 전달 체계는 세포가 외부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데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동일한 신호 전달 체계를 가지는 세포들에 같은 외부 자극을 가했을 때 세포마다 자극을 전달하는 세기가 다르기 때문에 약물에 대한 이질적인 반응이 유발 됩니다. 이 때문에 그 원인을 찾기 위해 많은 시도가 있었습니다. 특히, 신호 전달 체계를 이루는 많은 중간 과정들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제안되어 왔으나, 실험적으로 모든 중간 과정을 직접 관측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여 난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 난제 해결을 위해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를 묘사하는 큐잉 모형(Queueing model)을 개발하였습니다. 개발된 큐잉 모형을 바탕으로 통계적 추정 방법론인 베이지안 모형(Bayesian model)과 혼합 효과 모형(Mixed-effects model)을 결합시켜 신호 체계의 중간 과정에 대한 관측 없이도 신호 체계를 분석할 수 있는 방법론을 개발하였습니다. 이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세포 간 이질성은 신호 전달 체계를 구성하는 속도 결정 단계의 수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신호 전달 체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생명 현상들의 모든 중간 과정들을 실험으로 관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 때문에 본 연구에서 제안한 중간 과정들을 하나의 확률론적 시간 지연 과정으로 고려하여 실험적으로 관측 가능한 변수들의 정보를 이용한 수학적 추정 방법론 개발 연구는 현재 많은 주목을 받고 많은 논문들이 출판되고 있습니다. 한 예시로, 최근 2021년에 Nature communications에 출판된 “Neural network aided approximation and parameter inference of non-Markovian models of gene expression”은 기계학습 방법론을 이용해 시간 지연 과정이 포함되어 있는 유전자 발현 역학을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 실험적 관측 불가능에 의한 한계를 수학적 방법론을 이용해 극복하는 연구들의 전망은 아주 밝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를 진행하였던 KAIST 수리과학과 수리생물학 연구실 (지도교수: 김재경 교수님) (https://mathsci.kaist.ac.kr/~jaekkim/) 및 기초과학연구원의 의생명그룹 (https://www.ibs.re.kr/bimag/)은 세포 수준부터 개체 수준까지의 생명현상을 다루는 수학자 그리고 물리학자로 이루어진 연구실 입니다. 현재 생물학자, 의사 분들과 같은 다양한 전공을 가지신 분들과 많은 학제간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학원생 및 박사후연구원들을 활발하게 모집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위 기초과학연구원의 의생명 그룹 웹사이트를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수리생물학 분야 연구를 하며 실제 우리 눈으로 보이는 생명 현상의 미스테리를 풀고 있다는 것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전 제 연구들과 이번 연구의 발견이 항생제 개발 등과 같은 다양한 생명과학 분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볼 때 제 연구활동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를 통해 다음 연구를 진행할 힘을 얻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박사를 국내에서 하여 박사 유학준비생들에게 유학준비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말을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 미시간 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며 성공적으로 수리생물학을 연구하고 있는 다른 박사과정 학생들과 박사후연구원들에게 느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두 자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생물학 문제를 먼저 가지고 있고 그것을 해결 하기 위한 수학이론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학이론을 먼저 공부한 후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생물학 문제를 찾는 접근법 보다 훨씬 의미 있는 수리생물학 연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뒷받침 하듯 미국의 저명한 수리생물학자 James Keener 교수님께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좋은 수리생물학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도구(수학 이론)를 만든 후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곳(생물 문제)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찾은 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를 생각하며 수리생물학분야에 진학하여 연구에 임한다면 작게나마 앞으로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말씀드립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로서는 박사후연구원으로 미시간 대학교에서 연구에 더욱 정진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지도교수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할 것입니다. 현재는 세포 수준에서의 생명현상 연구에서 개체수준의 생명 현상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웨어러블 장치로부터 수집된 생체시계열 데이터분석을 위한 방법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방법론 개발을 금년에 마무리하여 논문화 시키는 것이 현재로서 가장 큰 목표 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가 출판되기까지 함께 열심히연구를 진행한 홍혁표 학생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홍혁표 학생과 저를 잘 이끌어주셔서 이 연구가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만들어 주신 김재경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 저자로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제가 박사과정을 하였던 연구실의 모든 선후배 연구자분들의 크고 작은 도움으로 이 연구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 드립니다.
사진1. 이번 연구의 저자인 (왼쪽부터) 김대욱 박사, 김재경 교수, 홍혁표 박사과정학생
#세포 간 이질성
#베이지안 추정
#수리생물학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