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 ICI)로 대표되는 항암면역치료는 흑색종 등의 일부환자에서 우수한 임상 효능을 보여주고 있지만, 대다수의 환자에서는 면역치료 내성으로 인해 치료 효능이 여전히 낮고 재발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주목할 부분은 면역치료 내성암은 면역내성(세포독성 T 세포 매개 종양세포사멸에 대한 내성) 뿐 아니라, T 세포의 종양 내 침윤 저하 및 종야 특이적 T 세포 비활성화 등 암-면역 주기(anti-tumor immunity cycle)의 각 단계가 복합적으로 차단된 난치적 특성(면역치료 난치성)을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상기의 이유로 인해 면역치료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면역치료 내성암의 난치성 유도기전을 분자적 수준에서 이해하고, 복합적으로 연계된 면역치료 난치성을 동시에 표적화 할 수 있는 통합치료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임상적 미충족 수요에도 불구하고 관련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전무한 상태입니다.
저희 연구팀은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내성암 모델 및 환자시료 분석을 통해 면역치료 후 발생하는 치료내성을 포함한 복합적 면역치료 난치성 획득기전을 밝히고 새로운 치료전략을 구축하고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통합치료전략의 논리적 근거로서 ‘종양세포가 암-면역주기 차단을 유발하며 이를 동시에 조절하는 핵심인자가 존재한다’라는 가설을 설정하였고, 줄기세포 핵심전사인자인 NANOG가 HDAC1 매개 후생유전학적 조절을 통해 종양세포자멸의 내성(anti-apoptosis) 및 T 세포의 종양 내 침윤 억제 등을 유도하는 면역치료 난치성의 핵심원인이 될 수 있음을 검증하였습니다. 이는 ‘종양세포가 종양미세환경 내 면역환경 조절을 통해 면역치료에 대한 난치성을 결정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연구결과로서 면역치료 내성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연구 결과로 생각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연구를 진행하였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의 종양면역학 실험실에서는 김태우 교수님의 지도 아래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다양한 내성암 동물 모델 및 Bioinformatics을 기반으로 한 임상 시료 분석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연구환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여러 병원 및 기관과 협력하여 면역관문 항체치료 내성암 환자 코호트 샘플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은 다년간의 선행연구를 통해 연구진행에 필요한 기반기술들을 이미 학보하고 있어 매우 우수한 연구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가설이 검증되는 순간에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가설을 세우고, 가설이 검증되기까지의 과정은 운동선수들이 대회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괴로운 시간을 인고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치밀한 계획을 잡고, 치열하게 고민하다가 실험결과를 받는다는 것은 그 과정에 대한 답을 받는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가설이 검증되는 순간, 끝났다는 해방감과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때 가장 행복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돌이켜 생각해 보면 뚜렷한 목표없이 대학생활을 하던 중 막연하게 연구를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대학원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학위과정 간 진로, 연구, 실험, 인간관계, 자존감 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야 했고 많은 갈등과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학위기간 동안 자신의 한계와 부딪혀야 하는 순간들이 많았고 이를 극복하고자 스스로에게 육체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많은 채찍질을 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좋은 연구결과도 얻을 수 있었지만 몸과 마음이 지쳐갔습니다. 연구는 단거리 시합이 아닌 장거리 마라톤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에 꾸준히 집중하기 위해서는 체력관리와 스트레스 조절을 통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꼭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성공한 연구자가 되고자 하는 눈에 보이지 않은 먼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과 자신의 앞에 보이는 현재의 소소한 행복을 얻어가는 것의 적절한 밸런스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보다 원만한 연구과정을 수행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앞으로 항암면역치료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자 합니다. 면역학과 분자생물학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종양-면역 상호체계를 조절하여 암을 치료하고자 하는 항암면역치료가 적극적으로 시도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면역치료 난치성의 발생 등으로 인해 여전히 낮은 임상적 효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이론에 근거한 새로운 시선과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면역치료 난치성을 면역체계 중심의 종양면역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기존의 틀을 뒤집는 역발상으로서 ‘종양세포가 종양미세환경 내 면역환경 조절을 통해 면역치료에 대한 반응성을 결정한다’는 가설을 중심으로 면역치료 난치성 극복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암 환자에게 실직적으로 도움을 주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종양면역학에 대한 많은 호기심과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단히 함께 노력하시며 지도해주신 김태우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늘 함께 고민해 주시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기에 도중에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더욱 정진하는 제자 오세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8년이라는 시간동안 실험실에서 동고동락하며 본 논문의 연구결과를 위해 함께 고생한 이효정 박사(공동 제1저자)와 실험실 구성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힘을 모았기에 좋은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손자로, 아들로, 동생으로 부족한 모습이지만 한결 같은 사랑으로 믿음으로 곁에서 응원해 준 가족들에게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사랑하는 나의 아내 김수정님 에게도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당신이 있었기에 현재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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