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제가 이번에 연구한 분야는 빅데이터 역학연구의 한 형태로 체성분의 변화와 심혈관질환 발생위험 관계를 본 연구였습니다. 비만은 어떤 질병과도 관련이 있는 주요 위험 인자로 증명되었습니다. 인구대상 연구에서 늘 정상체중군에 비해 비만군은 건강위해도가 높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비만인 사람이 체중을 감량할 때는 실제 건강이득이 연구에 잘 드러나지 않아, 혹자들은 체중감량 하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근거로 삼기도 합니다. 하지만 체중감량의 효과가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잘 드러나지 못하는 것은 의도를 가지고 노력하여 체중감량을 한 것인지 아니면 어떤 이유로 저절로 체중감소가 일어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 연구팀은 선행연구에서 우리나라 인구집단 자료를 이용하여 개발한 체지방량과 제지방량(지방을 제외한 나머지 체성분무게)의 추정식을 활용하여 체중감소인지, 체중감량인지 구분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빅데이터 분석 분야는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당연하고 기본적인 연구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또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단순히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산학협력의 근간이 되고, 또 정책 입안의 근거가 되기도 하여 그 활용이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만환자를 볼 때 운동을 하면서 체중감량을 하라는 교육을 하곤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체성분 변화에 따른 결과가 명백하게 검증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20-30대 전수 데이터를 기존에 개발한 체성분 예측식을 이용하여 분석함으로써 근육량과 체지방량을 구분하여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보았고, 환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아주 명확한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보람을 느낍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의 지도교수님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및 의과학과 박상민 교수님입니다. 연구실 이름은 Health System Data Science Lab(홈페이지: snuhsds.com)이고, 대규모 건강정보 자료와 데이터 과학 기술을 접목시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 곳입니다. 저를 포함한 연구실 학생들은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데이터를 다루고 해석하는 훈련을 합니다. 서로 도와주면서 개인의 저작물을 비교적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연구실 문화 덕분에 모든 연구원생들은 다양한 분야의 안목을 갖고, 또 그에 부합하는 커리어를 달성하게 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생활습관에 관심이 많습니다. 운동과 건강? 당연히 운동해야 건강하지!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얼만큼 하는 것이 진짜 도움이 되는지는 명백하지 않습니다. 또 한 시점의 결과가 변화의 필요성을 반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연구도 개개인의 체지방과 근육량의 변화를 검토하여 심혈관질환 위험을 본 것입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고, 어떻게 보면 굳이 수고롭게 분석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할 수 있는 연구 가설들인데, 이러한 연구가설 하나하나를 한빛사에 실릴 만큼 의미 있는 연구로 이끌어 주시는 지도교수님과 선배 연구원 분들이 함께 있다는 것에 가장 큰 자부심이 있으며, 의외로 근거가 없는 부분을 찾아서 이렇게 근거를 마련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속한 연구실은 데이터사이언스 연구실입니다. 연구 측면에서 수치화된 빅데이터 분석과 이미지들의 AI 딥러닝 분석으로 크게 두 분야로 나눌 수 있으며, 저는 수치화된 빅데이터 분석을 주로 배우고 있습니다. 다양한 개인의 건강정보 뿐 아니라, 대기오염이나 지역 환경 등의 데이터를 융합하여 확장된 건강연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연구자 선생님들은 진로 선택의 한 과정에 학위과정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뒤에 선택한 학위과정이라 제 경험이 큰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진로를 이리 저리 고민하다가 30살이 다 되어서야 의대에 진학하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된 제 경험에서 여러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하나 하나의 경험들을 모아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각자의 몫이며, 어떤 선택이든 모두 지나면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의미가 없어 보인다면 내 자신이 그 의미를 만들면 그만이죠.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개인적으로는 진짜 건강식품은 약국이나 병원이 아닌 마트와 시장에 있고, 진짜 내 건강을 돌보고 관리하는 코치는 의사나 약사가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대부분의 진료와 연구는 생활습관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 의대 진학 전에 임상영양 석사를 했기 때문에 요즘에는 메디컬푸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는 체성분, 그 중에서도 근육량에 관심이 많습니다. 근육량에 관심을 두고 환자들을 보다 보니, 자연스레 단백질 섭취와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근감소증이나 체력저하가 있어 정말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필요한 분들은 오히려 식욕이 없고 노쇠하여 충분한 영양공급이 어렵다는 것도 환자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한참 진료를 많이 할 때는 건강한 식생활과 운동을 하지 않는 환자들을 비난하기도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도 간편식이나 배달음식 위주의 식사를 하고, 운동은 거의 안 하고 넘길 때가 많았습니다 (실제, 의사들이 평균수명이 짧습니다). 환자 교육은 쉽지만, 그 환자가 실천하기에는 더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고령자나 암환자를 위한 특수영양식으로 관심을 확장하여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저와 뜻을 함께 해 주는 많은 선후배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생활습관
#체성분
#심혈관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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