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세포사멸은 불필요하거나 심각하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세포들을 제거하기 위해 유전적으로 프로그램 된 기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멸세포는 세포표면에 “eat-me” 신호를 표시하여 대식세포, 호중구 등과 같은 탐식세포에 의해 인식되어 제거되어집니다. 조직에서 사멸세포의 신속한 제거의 중요성은 세포내 잠재적인 염증반응과 세포내 항원과 DNA에 대한 자가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세포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세포막 내 인지질 중에서 유독 포스파티딜 세린(phosphatidyl serine, PS) 만이 사멸세포의 “eat-me” 신호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본 연구실에서 연구중인 이노시톨 포스페이트(inositol hexaphosphate, IP6)가 대식세포에 특이적으로 인식되어 탐식(phagocytosis)되는 작용기전을 규명하기 위하여 연구가 시작되었고, IP6결합 수용체 발굴을 위하여 대식세포주 RAW264.7 세포와 IP6와의 결합단백질을 분리하고 분리된 단백질을 LC mass-spec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CD14 단백질이 IP6결합 수용체/결합 단백질 후보군으로 발굴이 되었습니다.
CD14 단백질 수용체는 LPS 및 사멸세포 수용체로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따라서 CD14와 IP6가 결합한다는 것은 IP6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세포 내막에 존재하는 포스포이노시톨 포스페이트 (phosphatidylinositol phosphates, PIPs)가 생체에 존재하는 CD14 리간드라는 가설이 제시되었지만, CD14는 세포 외막에 존재하는 단백질 수용체이고, PIP는 세포 내막에 존재하는 인지질로 알려져 있어 CD14와 PIP가 결합하는 생리적인 조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PIP는 세포막 내에서 다양한 농도로 존재하며, 소포체 수송, 세포골격 재구성, 세포내신호전달에 매우 중요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인지질로 PI(3)P, PI(4)P, PI(5)P, PI(3,4)P2, PI(3,5)P2, PI(4,5)P2, PI(3,4,5)P3와 같은 7종의 PIPs가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PIPs가 사멸세포 표면에 노출된다 거나 혹은 PIPs가 대식세포가 사멸세포를 인식하는 “eat-me”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에서 다양한 세포자살(apoptosis), 네크롭토시스(necroptosis), 퍼롭토시스(ferroptosis)를 유발하는 약물을 처리한 결과, 다양한 세포사멸 약물에 의해서 세포내막에 존재하는 PIPs가 세포 외막으로 노출된다는 것을 PIPs 결합 단백질들로 알려진 AKT PH 도메인, PLC PH 도메인, CD14 단백질, PI(4,5)P2 및 PI(3,4,5)P3 항체들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 방법을 통하여 증명하였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세포사멸에 의해 PIP가 세포막으로 노출되는 것은 세포 사멸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간주되었습니다.
또한 CD14 단백질 수용체가 결핍된 생쥐의 대식세포에서 사멸세포 제거능과 IP6 및 PI(3,4,5)P3-BODIPY을 phagocytosis하는 능력이 감소된 것을 증명하였으며,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하여 CD14을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사멸세포의 세포막 표면에 노출된 PI(3,4,5)P3를 인식하고 탐식작용을 한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본 연구의 의의는 세포 신호전달에 중요한 인지질인 PI(3,4,5)P3는 세포의 상반된 운명인 세포의 생존과 사멸을 결정하는 신호인자로 작용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즉 세포막 내의 PI(3,4,5)P3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신호전달기능을 하는 반면에, 세포막 밖으로 노출된 PI(3,4,5)P3는 세포의 사멸을 표시하는 “eat-me”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하였습니다 (그림 1).
그림. 1. PIP3의 세포막 위치에 따는 세포의 상반된 운명인 생존과 사멸을 결정하는 신호전달 기능. a) PIP3가 세포내에 존재 시 생존을 위한 성장을 자극하는 신호로 작용함. b) 세포사멸(apoptosis, necroptosis, ferroptosis)을 촉진하는 약물에 노출되면 세포막 표면에 PIP3가 노출되면 세포의 기능이 상실된 불필요한 사멸세포로 인식. c) 사멸세포 외막에 노출된 PIP3는 대식세포의 CD14 단백질 수용체에 인식되어 제거됨. 즉 PIP3가 세포 내막에 존재시는 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촉진하는 신호로 작용하고 PIP3가 세포 외막에 노출되면 세포의 죽음을 표시하여 대식세포가 인식/제거하는 신호로 작용함을 증명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는 가천의대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오병철 교수님 연구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오병철 교수님의 분자세포생화학 연구실 (http://lcdi.gachon.ac.kr/web/home.php?go=professor.view&professor_num=6&s_list=B&s_subj2=2) 은 inositol phosphate와 phosphatidylinositol phosphate의 기능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연구실입니다. IP6는 곡물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IP6를 과잉 섭취 시 소장에서 phosphate의 흡수를 촉진시켜 골다공증 및 신장결석을 유발하는 작용기전을 규명하였습니다 (Kim et al 2020 eLife).
또한 인슐린 저항성의 작용기전으로 비만 및 당뇨병 상태에서 세포질 내 칼슘의 농도가 증가하면 세포막에 존재하는 PI(3,4,5)P3에 칼슘이 결합하여, Ca2+-PI(3,4,5)P3가 생성되어 AKT의 PH 도메인 및 약 250개의 PH 도메인을 가진 단백질과의 결합을 억제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함을 제시하였습니다 (Kang et al., 2017 PNAS). 본 연구를 통하여 세포질내 칼슘 증가와 인슐린저항성에 관한 분자기전을 제시하고 Ca2+-PI(3,4,5)P3에 결합하는 도메인을 가진 단백질과 인슐린 저항성 유발에 관한 후속 연구를 진행중에 있습니다. 이들 연구를 위하여 분자생물학적 접근법, 단백질 생화학, FACS, Confocal microscopy, 약물 탐색 시스템 개발, 실험동물모델을 이용한 대사 표현형분석을 흥미롭고 재미있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실험실이며 의약학 연구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매우 좋은 연구실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본 연구실은 MRC 선도연구센터, 중견연구, 연구중심병원 R&D과제를 수행 중이며 다양한 기법과 기초/임상 중계 연구가 가능한 곳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노시톨 포스페이트와 PIPs는 암, 신장질환, 고혈압, 자가면역질환, 비만 및 인슐린 저항성 등과 같은 다양한 질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PIPs와 여러 질환 발병에서 역할과 기능에 대한 연구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하고 있는 PIPs 연구 분야가 새로운 학문분야 개척 및 치료제 개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매일매일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 속에서 새로운 연구 방향과 가설을 설계하여 최종적으로 증명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면서 뿌듯하고 보람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논문을 최종적으로 게재하는 일은 항상 즐겁기도 하고 힘든 과정이지만 실험 결과를 잘 정리해서 우수한 논문으로 출판할 때 가장 보람이 있고 자부심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생명과학 및 의약학분야에서 연구하시는 모든 분들의 노력과 연구에 대한 열정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기초연구는 짧은 기간에 커다란 성과를 얻기는 정말 힘든 분야 인 것 같습니다. 학부, 대학원 석사과정, 박사과정, 해외연수는 정말 오랜 기간 동안 연구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 없이는 힘든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본인이 하는 연구가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고 성실히 연구를 진행하시면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리고 교수님이나 함께 연구하는 실험실 및 대학원 동료들과 많은 토론을 통해 어려운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함께 연구하는 선후배 분들과 잘 지내시면 나중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될 큰 자산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세포 사멸 시 세포 외막으로 PIPs가 노출되어 대식세포, 호중구 등과 같은 탐식세포가 인식하는 eat-me 신호로 작용한다는 것을 최초로 제시하였습니다. 기존에 알려진 eat-me 신호인자인 PS보다 PIPs는 신호전달 및 다양한 단백질과의 결합하여 신호전달 기능이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 발견한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세포사멸 시 세포 외막으로 노출되는 PIPs에 결합하는 새로운 대식세포 단백질 수용체 발굴 및 이를 활용한 응용연구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신 많은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연히 시작한 일이지만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논문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초기 대식세포와 IP6연구를 주도해 주신 서울의대 김현진 교수님과 박영주 교수님, IP6 결합 단백질 발굴을 위한 LC mass-spec 분석을 진행해 주신 가천약대 이후근 교수님, IP6와 CD14 단백질 수용체와의 molecular docking 실험을 수행해 주신 이철순 교수님, IP6-FITC 합성을 통하여 phagocytosis 실험을 도와주신 가천약대 서승용 교수님, 미국 현지에서 다양한 인지질이 결합된 synthetic beads 합성을 의뢰하고 새로운 분야의 실험에 많은 도움을 주신 Harvard Medical School의 Steven E. Shoelson 교수님, 사멸세포의 PIP 노출 kinetics 분석을 위한 FACS 실험에 많은 도움을 주신 순천향대 SIMS 이종순 교수님, 마지막 마무리 리비전 실험 과정에서 In vivo phagocytosis 실험에 많은 도움을 주신 가천의대 정윤재 교수님과 홍인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실험실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연구를 진행한 강근형 박사님, 정윤신 박사님, 군위관 복무를 마치고 새롭게 인턴을 시작하는 허준 박사님, 현재 미국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연구중인 강진구 박사님, 박사과정 마무리 실험을 진행중인 이진욱 선생님, 열심히 연구를 배우고 있는 구현오와 최준수 석사과정 학생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잘 할 수 있도록 항상 믿고 지원해주신 오병철 교수님과 항상 엄마의 연구와 일를 응원해 주는 사랑하는 연주와 석준이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Apoptosis
#eat-me signal
#macroph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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