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Salmonella Typhimurium은 E. coli와 함께 가장 오랫동안 연구된 미생물 중 하나이며 현재까지도 전세계의 수많은 연구자들이 매일 다루는 우리에게는 아주 친숙한 병원성 세균 중 하나입니다. 약 10여년 전부터 장내미생물과 숙주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기 시작하였고, Salmonella Typhimurium을 model organism으로 이용한 수많은 연구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그동안 축적된 수많은 유전체 및 단백질 기능에 대한 연구 데이터들이 있고, genetic engineering을 통한 돌연변이 균주를 제작 하기도 쉬울 뿐만 아니라 Salmonella가 마우스의 장내에 염증을 일으키고, intracellular replication을 통해 최종적으로 systemic infection을 일으켜 숙주를 죽게 하는 특이적인 감염 메커니즘 때문입니다. 특히 숙주의 장내에서 공생미생물 및 숙주의 장상피세포 그리고 다양한 면역세포들과 상호작용 하여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며 살아남고 증식하는 Salmonella의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이번 연구는 2018년 8월 Cell Host & Microbe저널에 소개되었던 논문인 A Gut Commensal-Produced Metabolite Mediates Colonization Resistance to Salmonella Infection (from Denise Monack’s Research Group, Stanford University)에 대해 반대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위의 논문은 장내미생물이 생성한 propionate가 Salmonella의 세포 속으로 침투하여 세포 내 pH를 약산성으로 만들어 세포의 분열 속도를 감소시키고 최종적으로는 장내 증식을 저해한다는 새로운 colonization resistance 메커니즘을 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연구를 통해 Salmonella가 propionate를 대사하여 탄소원 및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효소를 코딩하는 유전자 그룹인 prp operon을 가지고 있고, 최종전자수용체인 질산염(nitrate)이 존재할 때 anaerobic respiration을 통해 장내에서 증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Salmonella의 숙주 감염은 장내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염증반응은 장내 질산염의 증가 및 장내 공생미생물 중 하나인 Bacteroides thetaiotaomicron의 propionate 생성을 촉진합니다. 결론적으로 Salmonella는 감염을 통해 숙주 장내에 염증반응을 일으킴으로써 장내 공생미생물을 자극하여 주요 탄소원 및 에너지원인 propionate 생성을 촉진하고, 대장 상피세포의 대사 체계에 영향을 주어 최종전자수용체인 질산염 증가를 유도함으로써 anaerobic respiration을 통해 장 내에서 증식하고 최종적으로는 장내미생물에 의해서 유도된 colonization resistance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2년전 이번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보냈었습니다. 바로 직전 해인 2018년 세계 최고의 장내미생물 연구 그룹 중 하나인 Denise Monack 그룹에서 제시한 연구결과와 상반되는 아이디어를 이제 막 오픈한 신생연구실에서 주장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험을 하나씩 진행하면서 제 연구에 대한 확신을 점점 가질 수 있었고, 논문을 투고하기전 Stanford University에서 있었던 세미나에서 제 연구내용을 발표하였을 때 그 자리에 함께했던 Denise Monack 교수님이 제 연구결과를 칭찬하고, 박수를 쳐 주셨을 때의 희열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Science에 정답은 없고, 현재의 정답이 언제든 오답으로 바뀔 수 있는 곳이 이곳이며, 오늘의 연구결과가 내일 우리의 삶을 바꾸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힘들지만 보람을 느끼면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현재 미국 남부 테네시주에 위치하고 있는 밴더빌트대학교병원(Vanderbilt University Medical Center, VUMC)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중에 있습니다. 현 PI인 Dr. Mariana Byndloss와 2018년 9월 1일에 함께 연구실을 오픈했고, 현재 연구 인원이 총 6명인 조그마한 연구실이지만 VUMC 내에서는 최초로 germ-free mouse와 gnotobiotic mouse 시설을 구축하여 활발히 연구를 진행한 결과 최근 좋은 성과들을 많이 내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병원성 세균이 숙주의 대장 내에서 어떻게 공생미생물 및 숙주와 상호작용하여 증식하고 최종적으로 질병을 일으키는지를 다양한 실험동물 모델을 이용한 동물실험 및 분자생물학적 실험 기법을 이용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저희 연구실의 주요 연구주제로는 ‘고지방 식이로 초래된 장내미생물 군집의 불균형이 대장암을 일으키는 원인 및 작용기전’에 대해 연구 중이며 ‘항생제의 오남용이 어떻게 비만을 일으키는지 그 원인 및 분자기전’을 장내미생물과 숙주의 상호작용 측면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연구하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대학교 및 대학병원내 여러 다른 분야들의 교수들과 활발히 협동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임상의와 기초과학자 모두가 함께 어울려 일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고,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 의사들과 직/간접적으로 교류하고 디스커션 할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열려 있습니다. 또한 병원을 통해 실험에 필요한 다양한 환자의 샘플을 제공 받을 수 있고, 언제든지 최신의 연구기기 및 장비들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은 생명과학을 다루는 연구자에게는 더 할 나위 없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연구는 제가 한국에서 대학원 과정 중에 수행했던 주제에 대한 가벼운 후속 연구로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도하고 있는 박사과정 학생이자 이번 논문의 공동 제1저자인 Catherine Shelton이라는 학생을 만나면서 연구의 최종목표 및 마음가짐이 달라졌던 것 같습니다. 연구자의 길로 들어선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열정적으로 배우려는 의지와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노력하는 그 학생의 모습에 제가 오히려 많은 자극과 동기를 부여 받았습니다. 믿음직스러운 그 학생의 모습에 제가 먼저 지도교수님께 부탁하여 그 학생과 함께 공동 제1저자로서 연구를 마무리 짓고 싶다고 요청하였고, 고마움과 기쁨에 차 밝게 웃던 그 학생의 모습에서 연구자로서의 새로운 보람과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어느덧 연구실에 선배 보다는 후배들이 훨씬 많아진 위치에 올라 가끔 부담감도 느끼지만 그동안 제가 잊고 지냈던 열정 및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후배들을 바라보면서 저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도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연구자가 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소통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장내미생물 연구는 미생물학, 세포생물학, 분자생물학, 생화학, 면역학, 임상 및 의약품 개발관련 지식까지 필요한 융복합 학문이기 때문에 많은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제 막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님들이 장내미생물 연구에 필요한 모든 학문분야에 전문가일 수는 없으니 조급해 하지 말고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하다 보면 큰 보람과 성취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을 열고 자신이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할 줄 알고, 도움을 요청할 줄 아는 용기가 연구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까지 제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세가지 중 두가지가 마무리 되었고, 남은 한가지는 현재 논문작업중에 있습니다. 이 논문을 올해 여름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저의 첫번째 목표입니다. 이후에 이곳에서의 연수가 끝나게 되면 한국으로 돌아가 독립된 연구 시설을 구축하고 장내미생물이 인체의 다양한 질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여 한국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하는 것이 저의 연구자로서의 최종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동료들과 함께 연구관련 디스커션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연구는 정말 혼자 할 때보다 여럿이 힘을 합할 때 훨씬 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할 때 비로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고, 주변에 함께 하는 동료들을 믿고 마음을 여는 순간 그들은 나의 가장 큰 자산이 됩니다. 이번 연구도 현재 함께 하고있는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한국에 있는 후배님들도 아주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김다정 박사(한국생명공학연구원)와 김진실 박사(서울대학교)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늘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 보내주신 서울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유상렬 교수님과 이번 연구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Dr. Mariana Byndloss교수님(VUMC)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큰 힘이 되어주는 사랑하는 저의 아내이자 베프 박부경님께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Salmonella Typhimurium
#Colonization resistance
#Propionate catabo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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