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 연구는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생식세포종양 (germ cell tumor) 중에서 배아종 (germionoma)의 임상적 특징과 치료 방침에 대한 연구입니다. 뇌종양 중에서 생식세포종양이 차지하는 빈도는 서양에서는 약 0.5-3% 정도로 매우 낮지만, 특이하게도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10% 정도로 높게 나타납니다. 현재까지 대규모의 전향적 다기관 연구는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에서 시행이 되어 왔고, 국내에서도 주로 서양의 데이터들을 참고해 왔습니다. 그러나, 중추신경계 생식세포종양은 ‘아시아인의 종양’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아시아의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연구는 이런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국제적인 수준의 뇌종양 치료 역량을 갖추고 있는 아시아 국가인 대만, 싱가포르, 일본의 데이터를 모아서 대규모 연구를 시행했습니다. 비록 후향적 연구이지만 400명 이상의 많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다국가 다기관 연구라는 점에서 중요성을 인정받은 것 같습니다. 중추신경계 배아종은 생존율이 95% 이상으로 매우 높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치료로 최적의 치료 성적을 유지하는가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번 대규모 후향적 연구를 통해서 중추신경계 배아종에서 항암화학치료와 방사선 치료의 의미를 다시 되짚어 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질문에 대한 보다 정확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본 연구를 바탕으로 다기관 전향 연구가 시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뇌종양을 비롯하여 소아청소년의 고형종양을 주로 연구, 진료하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암 연구/진료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미국 뉴스위크의 세계 병원 평가에서 암치료 분야에서 세계 5대 암치료 기관으로 선정될 만큼 국제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본 연구는 국립암센터 방사선종양학과의 김주영 교수님께서 기획에서부터 데이터수집 및 분석까지 주도하셨습니다. 국립암센터는 국내에서 최초로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하여 국내의 방사선치료 역량을 한단계 높였습니다. 또한, 국내의 암 진료 및 연구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어, 국내 암정책 분야의 헤드쿼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주로 임상 연구를 진행합니다. 임상 연구는 임상 현장에서 느끼는 궁금증을 해결함으로써 환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점이 매력입니다. 환자의 치료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기초, 중개, 임상 연구의 흐름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임상연구는 환자와의 접점에서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큰 보람입니다. 실제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궁금증과 unmet needs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대규모의 데이터에서 찾아냈을 때 커다란 보람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주로 소아청소년의 고형 종양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뇌종양을 비롯한 소아청소년의 고형 종양은 성인암에 비해 발생 빈도가 매우 낮습니다.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있는 분야이지만, 연구 인력도 부족하고 연구 여건도 매우 열악합니다. 희귀암 분야의 연구 여건과 역량은 미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오히려 이런 이유로 누군가의 열정이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열정이 희귀암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큰 빛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뇌종양 연구의 패러다임은 유전체를 기반으로 한 정밀의료로 급격히 바뀌고 있습니다. 동일한 조직형이라 하더라도, 환자 개개인의 종양은 모두 특유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환자 개개인의 유전체적 특성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는 국제적인 다기관 연구이니만큼, 질 좋은 데이터를 얻는 것이 몹시 힘들었고 데이터를 해석하고 정리하는 것이 매우 지난한 과정이었습니다. 이런 다기관 후향 연구는 연구책임자의 끈기와 리더십이 중요한데, 연구책임자이신 김주영 교수님께서 큰 역할을 하셨습니다. 공동 1저자로 같이 논문을 작성한 싱가포르 국립암센터의 Dr. Ru Xin Wong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초고 작성에 크게 기여했으며, 제가 게을러질 때마다 빛의 속도로 피드백을 해 줘서 큰 자극이 됐습니다. 또한, 이 대규모 프로젝트에 헌신해 주신 우리나라와 대만, 싱가포르, 일본의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말할 수 없이 소중한 데이터를 제공해 주신 418명의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Kaplan-Meier 곡선의 점 하나로 표현되었을 뿐이지만, 그 점이 한 계단씩 떨어질 때마다 한 생명이 별이 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제 연구의 무게가 얼마가 무거운 것인지 새삼 느낍니다.
#germinoma
#central nervous system
#germ cell tum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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