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기후변화, 자원고갈과 같은 문제의 해결책으로 탄소 중립 생물공정 연구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세조류는 온실가스의 80%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소비하여 바이오디젤, 오메가-3, 카로티노이드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물을 생산할 수 있어, 연구 가치가 굉장히 높습니다. 하지만 낮은 생산성과 공정상의 높은 비용 및 에너지 소비로 인해 산업화를 위한 경제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미세조류 고부가가치 산물 생산 연구가 미세조류 셀 내부에 내제된 물질의 양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미세조류 유래 바이오 산물 생산의 전체 공정을 경제성 있게 디자인하기 위해, 셀 내부의 물질이 아닌 셀 외부로 배출되는 물질을 만들어 downstream 공정을 효율적으로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화장품과 고분자 소재로 사용될 수 있는 glycolic acid를 생산하는 미세조류 생물공정을 개발하였습니다. 미세조류에서 glycolic acid는 기존의 central carbon metabolism이 아닌 광합성/광호흡 메커니즘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미세조류는 RuBisCo를 통해 주로 이산화탄소를 고정하지만 약간의 산소를 고정화하기도 합니다. 산소를 고정화하는 과정에서 glycolic acid가 생성되고, glycolic acid는 셀에게 toxic 한 물질이기 때문에, chloroplast, mitochondria 내의 복잡한 대사경로를 거쳐 재사용 가능한 carbon metabolite로 전환되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광호흡 메커니즘이라고 부릅니다. 이 과정에서 glycolic acid가 glyoxylate로 전환되기 위해 필요한 glycolate dehydrogenase (GYD1) 효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glycolic acid는 셀 내부에서 전환되지 못하고 셀 외부로 빠져나오게 됩니다. 우리는 GYD1에 mutation이 생긴 Chlamydomonas reinhardtii 균주 (GYD1mutant)를 이용하여 two-stage 연속배양 공정을 개발하였습니다.
Glycolic acid는 기본적으로 광호흡 메커니즘을 통해 생성되므로 ambient air가 필요하지만, ambient air만으로는 미세조류에 충분한 CO2를 공급하지 못하여 바이오매스 생산에 한계가 있고, 결과적으로 충분한 glycolic acid를 생산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growth stage와 glycolic acid production stage를 연속배양 공정 안에서 나누었고, 첫 번째 stage에서는 3% CO2를 공급하여 미세조류의 성장을 유도하고 두 번째 stage에서는 ambient air를 공급하여 glycolic acid 생산을 유도하였습니다. 이렇게 개발된 공정을 Techno-economic analysis를 통해 최소 생산 단가를 구하였고, 현재 glycolic acid의 시장가격과 비교하였을 때 경제성 있는 process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CO2로부터 미세조류를 이용한 고부가가치 물질 생산 연구는 그 당위성은 확실하지만 경제성 문제가 연구의 발전에 걸림돌이었습니다. 본 연구는 미세조류를 이용하여 이산화탄소로부터 경제성 있게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해주는 연구로서 앞으로 미세조류 산업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해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현재 저는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UIUC)의 Institute of Genomic Biology (IGB, https://www.igb.illinois.edu/)라는 기관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IGB에는 UIUC내에서 다양한 바이오 연구를 하는 그룹들이 함께 소속되어 있는 곳입니다. 따라서 바이오 연구를 위한 시설, 장비, 시스템이 모두 잘 갖춰져 있어, 바이오 관련 모든 연구를 문제없이 수행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저는 Department of Food Science & Haman Nutrition의 진용수 교수님과 Department of Plant Biology and Crop Sciences의 Donald R. Ort 교수님과 함께 Center for Advanced Bioenergy and Bioproducts Innovation (CABBI, https://cabbi.bio/)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프로젝트의 목적은 CO2를 이용하여 에너지 물질 생산이 가능한 작물을 만들고, 작물의 잔여물을 미생물 공정을 통해 다양한 고부가가치 물질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본 기관의 소속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바이오 관련 연구자들과 교류하면서 박테리아, 효모, 미세조류, 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를 경험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KAIST 박사과정으로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 수행하던 과제의 일환으로 미세조류 유전자조작 및 대사공학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미세조류 대사공학 연구는 초기 단계에 가까워 기술적으로 미흡한 면도 많았고, 미세조류 균주개량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분야였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미생물 생물공정에 비해 결과를 도출해내는 속도도 느렸고, 기술적으로 너무 초기 단계라 연구 논문도 high impact 저널에 투고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연구를 진행하면서 미세조류 분야의 형질전환, 대사공학, 배양공학 기술들을 셋업 해 기본적인 연구역량을 키워왔고, 현재 UIUC에서 새로운 연구기술 및 다양한 관점들을 접하면서 한빛사에 소개될 수 있을 만큼 좋은 연구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화려하진 않았지만, 꾸준히 기본기를 쌓아왔고 점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연구를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운 것 같아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10년 정도 연구 및 실험을 해오면서, 성공했다는 경험보다는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경험 혹은 예상과는 다른 결과들을 더욱 많이 접해 왔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런 순간을 마주하는 것이 여전히 편하지만은 않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마냥 예측 가능한 연구만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연구의 가치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이러한 과정들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실패한 데이터와 예상과는 다른 결과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끝까지 분석해 보셨으면 합니다. 오히려 그러한 데이터들 안에서 더욱 흥미 있고 의미 있는 해석을 찾아낼 수 있으며, 오히려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번 논문 역시 시작은 식물의 광호흡 메커니즘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식물의 성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었고, 그 과정에서 미세조류를 식물의 모델 시스템으로 사용해보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따라서 광호흡 메커니즘의 중간 산물인 glycolic acid의 생산을 감소시키는 것이 원래의 목적이었지만, 우리는 예상과 다르게 계속 생성되는 glycolic acid의 사용 가치를 확인하고 오히려 증가시키는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흥미로운 실험주제와 좋은 결과는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비록 의미 없어 보이고 실패한 데이터라도 끝까지 차분히 분석해 보는 인내심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금까지 박테리아, 효모, 미세조류 등 다양한 미생물의 대사공학, 발효 및 배양 공학 연구를 진행하였고, 균주 개량부터 배양 및 물질 생산 그리고 경제성 평가까지 생물공정 전반을 디자인하는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하나의 미생물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미생물들의 장점을 살려 각각을 모듈화 하고 조합하여 더욱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탄소 중립 생물공정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에 도움을 주신 김민식 박사님, 백광렬 박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박사과정 동안 한 연구자로 성장 시켜 주신 장용근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항상 깊이 있는 지식과 통찰력으로 좋은 연구를 할 수 있게 지도해 주신 Dr. Donald R. Ort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열정적인 연구지도와 연구자로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나아가야 하는지 길잡이가 되어 주시는 진용수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서로 의지하면 즐겁게 연구하고 있는 Jin lab 식구들에게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믿고 항상 응원해 주고 격려해 주는 저의 아내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랑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Microalgae
#Glycolic acid
#Two-stage continuous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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