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우리 몸의 혈관은 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배설기관으로 옮기며, 면역세포들의 이동을 돕는 중요한 기관으로, 이러한 혈관의 항상성은 Angiopoietin-Tie2 신호전달체계를 통해 조절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암, 패혈증, 당뇨성 망막병증, 족부궤양 등의 질환에서는 혈관 내피세포 및 주변 지지세포들이 파괴되면서 심각한 혈관 손상이 동반됩니다. 이에 국내외 제약회사들이 앞다투어 손상된 혈관의 Tie2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Tie2 수용체 활성화를 통해 손상된 혈관을 정상화 시킬 수 있는 치료용 항체를 개발하고, 그 작용기전을 구조생물학적으로 규명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Angiopoietin-Tie2 pathway에 대한 이전 구조연구들을 통해서, Tie2 수용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multimeric state의 ligand가 유도하는 receptor clustering이 필수적이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그 자세한 분자기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습니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Tie2 활성항체 역시 Tie2 수용체 clustering을 통한 receptor activation을 유도하는데, 저희는 X-ray crystallography와 negative-stain EM을 활용하여 Y자 형태의 항체가 Tie2에 순차적으로 결합하여 다각형 형태로 Tie2 clustering을 유도하는 것을 규명하였습니다. 이러한 다각형 형태의 clustering은 이전에 예상하던 Tie2 clustering model 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서, 항체뿐만 아니라 native angiopoietin-1 (or angiopoietin-1 variants)이 유도할 수 있는 Tie2 clustering에 대한 구조적인 insights 또한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향후 Angiopoietin-Tie2 pathway를 활용한 다양한 혈관질환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호민 교수님이 이끄시는 기초과학연구원 (IBS) 바이오분자 및 세포구조연구단 소속으로, 김호민 교수님께 박사학위 지도를 받고 현재는 기초과학연구원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단에서는 초저온 전자현미경 (Cryo-EM) 과 단백질결정학 (X-ray crystallography) 이라는 두가지 구조생물학 기법을 활용하여, 생리활성 조절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다양한 단백질복합체들의 3차원 분자구조를 규명하고, 이들의 분자기전에 기반한 생리적∙병리적 기능을 통합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단백질복합체 구조들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치료용 단백질들을 설계하고 개발하고 있습니다.
(김호민 교수님 연구실 홈페이지 주소: https://www.ibs.re.kr/protein/)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학부 4학년때 강원대학교 홍효정 교수님 연구실에서 인간 합성 항체 라이브러리 (human synthetic antibody library)를 제작하는 연구에 참여하였고, 석사과정에서는 그 라이브러리를 활용하여 B형 간염 바이러스 (HBV) 중화항체 개발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항체의 작용기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가 항체-항원 복합체의 구조를 규명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박사과정에서는 항체 구조에 대해서 더 연구해보고자 했었습니다. 2018년 KAIST 의과학대학원에 박사과정으로 입학하면서 김호민 교수님 지도 하에 제가 하고싶었던 항체 구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고, 이러한 개인적 흥미가 연구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부과정부터 현재 박사후연구원으로서 연구하는 동안 ‘치료용 항체 개발’ 이라는 커다란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하는 점에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스스로에 대해서 좀 자주 객관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부족한 점이 굉장히 많은 학생이라 학위과정동안 교수님께 많은 쓴 소리를 들었습니다만, 그런 일로 크게 마음속에 상처를 입거나 중도 포기를 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교수님은 당연히 지도교수로서의 지도를 한 것이고, 다 맞는 말들이기 때문에 크게 기분이 나쁠 것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 일들로 자괴감에 빠져 시간을 버리기에는 대학원에서의 시간이 너무나도 아깝고, 좀 더 practical 하게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빨리 찾아내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도교수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이 결국 내 시간을 아끼고 삽질을 덜 하는 방법입니다. 저 또한 입학 전 선배님께 그런 얘기를 들어서 실천하고자 노력했고,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학원 과정은 절대 쉽지 않지만, 스스로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멘탈을 강하게 부여잡고, 책임감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연구하신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으실 거라 확신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최근 단백질 구조생물학 분야는 AlphaFold의 개발과 함께 큰 변혁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AI에 기반한 단백질 구조 예측이 실험을 통해 규명한 구조와 거의 유사할 정도로 그 정확도가 올라갔고, 최근에는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을 예측하여 단백질복합체의 구조까지 예측할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단백질 구조 예측 발전과 함께 원하는 기능을 갖는 새로운 단백질의 디자인 또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이를 항체 개발에 적용하고자, Rosetta 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computational antibody design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Mouse immunization이나 phage-displayed antibody library를 사용한 실험적 항체 개발 방법과 비교했을 때, computational antibody design 방법은 target 하고자 하는 항원 epitope 부위를 선택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고, 이를 통해 이전에 target하기 힘들었던 항원 부위에 결합하는 새로운 class의 항체를 개발하거나 여러가지 virus strain에 결합하는 broadly neutralizing antibody 등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항체-항원 복합체의 구조 예측이 아주 정확하지는 않아서 yeast display 등의 실험을 통한 스크리닝 과정이 필수적이지만, 앞으로 가까운 미래에 분명 컴퓨터로 디자인된 단백질이 약물 또는 백신 등으로 쓰일 시대가 올 것이고, 저는 컴퓨터와 실험 두 가지 방법을 모두 활용하여 치료용 항체를 개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김호민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매일 밤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는 교수님 오피스를 보면서 논문을 완성시키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이시는지 알 수 있었고, 실험이나 논문작성 외에도 연구자가 해내야 할 많은 것들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함께 진행한 IBS 혈관연구단의 고규영 교수님과 배점일 박사님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논문이 완성되기까지 큰 도움을 주셨던 공저자 분들과 저희 IBS 연구단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대학원 생활에서 결실을 맺기까지 믿어주고 지지해주신 사랑하는 엄마, 아빠, 동생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Agonistic antibody
#Antibody structure
#Receptor tyrosine kin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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