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성상교세포 (Astrocytes) 는 중추 신경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아교세포 (Glia) 로써 이미 100년전 신경과학자 Ramon y Cajal 에 의해 그 다양성이 묘사되었지만 과거에는 신경세포 (Neurons) 를 도와주는 보조적인 역할에 그친다고 알려져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세포입니다. 최근 30년간 활발한 연구를 통해 그 중요성이 알려졌는데 중추신경계 발달과 항상성 유지에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특히 진화 과정 속에서 (invertebrate vs vertebrate) 그 수와 기능이 현저하게 증가됨으로써 고등동물의 정상적인 뇌 기능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최근의 여러 연구결과는 astrocytes 가 중추신경계 회로 내의 위치와 역할에 따라 매우 다양한 특성과 기능을 가진 세포인 것을 밝히고 있으며 많은 연구자들이 다양한 뇌신경 질환에서 이 세포들의 기능과 특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밝히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베일러 의대 이현경 교수님의 연구실은 astrocytes 와 또다른 교세포인 Oligodendrocytes 가 초기 중추신경계 발달과 뇌졸증 (Stroke), 뇌종양 (Brain cancer; Glioma), 그리고 백질뇌질환 (White matter injury including HIE/PVL/CP and MS) 을 포함하는 다양한 뇌질환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밝히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저의 이번 논문은 Daam2 라는 유전자의 기능이 astrocytes 의 발달에 어떠한 기능을 수행하는지 밝힌 논문으로 하나의 유전자가 중추 신경내 각기 다른 위치에서 상동 그리고 상이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전체 신경회로 발달에 각기 다르게 구별되는 영향을 가진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앞으로 계속되는 연구에서는 Daam2 라는 유전자가 뇌졸증을 포함한 여러 뇌질환에서 astrocytes 의 기능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밝히려고 합니다.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석사과정부터 연구원 시절, 그리고 박사과정까지 초파리 모델을 이용해 연구를 하다가 박사 후 연구과정을 지원하면서 새로운 분야와 모델을 배우겠다는 각오로 이 연구실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Glia 라는 세포와 척추동물의 뇌 구조 대한 배경지식도 부족했을 뿐더러 쥐를 잘(?) 다루는 것부터가 저에게는 큰 시련(?) 으로 다가와 마치 처음 연구를 시작하는 때로 돌아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는 실험실에서 진행되는 여러가지 쥐 수술을 다른 이들에게 지도 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성장 할 수 있도록 겁 많고 부족했던 저를 인고의 시간을 통해 지도해주신 이현경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곳은 Jan and Dan Duncan Neurological Research Institute (NRI, https://nri.texaschildrens.org/>)로 베일러 의대와 Texas children hospital 의 협력 연구기관이며 2010년에 창설되어 휴스턴 메디컬 센터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과학계의 오스카 상이라 불리는 Breakthrough prize 를 수상한 Huda Zoghbi 를 수장으로 25명의 뇌과학자들과 200 여명의 연구원들이 모여 밤낮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누군가 인생은 높은 산을 오르고 그 정점에 다다르는 것이 아니라 딱히 정해진 길이 없는 광야를 지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과학자로서의 삶이 그렇다고 느껴졌습니다. 몇개의 목표를 이루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닌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이라고요. 그렇기에 너무나 당연히도 그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이들이 도전해야 하는 분야라고 생각하며 저 자신이 그런 연구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생물학자가 꿈이었고 그 꿈을 이룬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너무도 쉽지 않은 길이라 아직도 스스로에게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물어볼 때가 많습니다. 아직은 저의 내공이 부족한 탓이겠지요. 비록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걸을 지라도 그 길에 피어난 작은 꽃 한송이를 발견할 때 저의 수고로움이 가치 있는 무언가로 바뀌는 것을 배우며 앞으로의 연구 생활에 매진하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엄마 아빠가 모두 생물학자인 환경의 영향인지 얼마전 막 7살이 된 아들이 장래희망이 과학자라고 답하더군요. 속으로 꼭 그래야겠니? 라고 답하던 제가 생각납니다. ^^; 아무도 없는 타지에서 남편과 단둘이 육아와 연구를 동시에 매진 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주변에서 모두 인정할 만큼 든든한 남편의 지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보다 월등히 많은 시간을 연구에 투자 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또 배움이 더뎌, 부족함을 채우고자 두살 배기 아들의 얼굴을 하루 2-3시간 미만으로 보는 날들이 이어졌을 때 저는 좋은 과학자도 좋은 엄마도 아닌 것 같다는 자괴감에 괴로웠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가지 않았던 길을 통해 새로운 무언가를 배워가는 이 자리가 주는 보람과 행복이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저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혹은 걸을 예정인 많은 여성 과학자분들께 위로와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Glia 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흥미로운 연구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Daam2는 몇 년 전 처음으로 그 기능이 알려진 유전자로 특히 Glia (both astrocytes and oligodendrocytes) 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며 각각의 세포에서 다양한 유전자들과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의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발견된 Daam2와 관련된 다양한 다른 유전자들의 발생 생물학적 기전을 연구하고 그 메커니즘을 여러 뇌 질환 모델에 적용함으로서 발병 원인과 치료법을 밝히는데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또한 저희 연구실에서는 이 흥미로운 여행을 함께 하실 후배, 동료 과학자 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저에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실험의 즐거움을 알려준 저의 첫 벤치 멘토였던 다영언니, 초파리를 이용한 연구로 새로운 분야로 눈을 뜨게 해 주셨던 김창수 교수님, 처음 외국 생활을 하며 어리버리하던 저를 연구원으로 채용해주시고 박사 과정까지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셨던 Michael Galko 교수님, 육아와 박사 과정을 함께 하는 동안 두 분야 모두의 선배로서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설희 언니께 감사드립니다. 또 부족한 저를 인내로 기다려 주시고 이번 연구 결과가 나오기까지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현경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논문에 큰 보탬이 되어주신 우준성, 최종민, 정성윤 박사님께도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공동 연구를 진행할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멀리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과 가족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길고 긴 인생의 터널을 함께 걸어 가는 저의 동반자이며 안식처이자 등불이 되어주는 서지호 박사와 제 삶의 의미가 되어주는 아들 건우에게 저의 마음을 전합니다.
#Daam2
#Astrocytes
#Heterogene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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