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암 면역 요법 (Cancer immunotherapy)는 항암치료 중 현재 가장 각광받고 있는 치료법입니다. 2018년 노벨상을 받은 면역 관문 억제제 (Immune checkpoint inhibitors)는 구토, 멀미와 같은 최소한의 부작용만 가지고 기존의 방식으로는 치료 불가능 했던 암 말기 환자를 완치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 암 정복에 많은 기대를 모으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면역 관문 억제제는 일부 암종에서만, 그 암종에서도 일부 (20% 이하) 환자에서만 효과를 보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왜 특정 환자에서만 효과를 보이는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이 분야의 가장 큰 관심사는 “왜 특정 환자에서만 효과가 나타날까?”, “효과를 보이는 환자를 어떻게 구분할까?”, “어떻게 하면 효과가 없는 환자에서 효과를 볼 수 있을까?” 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원과 의사들이 노력하고 있으며 하루에도 몇 편씩 논문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번에 게재한 논문은 이 중 두번째 질문인 “효과를 보이는 환자를 어떻게 구분할까?”에 관한 것이라 볼 수 있죠)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앞으로 진행될 연구는 그 보다 더 많겠지만 아직까지 위 세 질문들을 명쾌하게 답하기에는 멀기만 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위 질문들이 암 면역 요법의 주요 키워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의 조재호 교수님 연구실 (T cell homeostasis lab; TCH lab)에서 이번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TCH 연구실의 주요 연구 분야는 T 세포 항상성 (T cell homeostasis)과 이를 응용한 항암 면역 요법입니다. T 세포는 몸 속에서 수 개월에서 수 년을 살며 제 역할을 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다르게 말하면 T 세포는 그 오랜 시간 동안 능력을 잃지 않고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T 세포가 능력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것을 T 세포 항상성이라고 합니다. 100세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이 길게만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T 세포 항상성이 잘 유지되는 것은 필수입니다. T 세포 항상성이 유지되지 못하면 질병에 취약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TCH 연구실에서는 T 세포 항상성을 연구해 궁극적으로 고령에서도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합니다.
TCH 연구실은 기본적으로 mouse study를 기반으로 연구를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만큼이나 human study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전남대학교화순병원의 적극적인 협조에 힘 입어 다양한 암종에서 human cancer study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아무래도 연구하는 샘플이 실제 환자의 것이다 보니 막중한 책임감이 따릅니다. 각각의 샘플이 한 환자의 목숨을 건 수술의 결과이고 두 번 다시 얻을 수 없는 검체이기 때문에 매 실험마다 신중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그 노력을 통해 얻은 결과가 실제로 미래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현재 하고 있는 연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실제 환자의 검체로 하는 연구는 얻을 수 있는 샘플 수도 적고 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분야로 연구를 시작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바로 환자의 검체에서 연구를 시작하는 것은 추천 드리지 않습니다. 먼저 mouse study부터 하여 면역학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한 뒤 human study로 넘어오는 것이 더욱 빠르고 정확한 연구가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도 면역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환자를 구분하는 ‘Biomarker study’를 계속 할 것입니다. 다만 거기서 더 나아가 효과를 보이지 않는 환자들 (non-responder)도 그에 맞는 치료법을 제시해 줄 수 있는 biomarker를 찾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연구가 진행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조재호 교수님과 TCH 연구실 멤버들, 그리고 전남대화순병원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양덕환 교수님, 송상윤 교수님, 양덕환 교수님, 참여해주신 많은 연구원, 의사, 간호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 미래의 환자들을 위해 검체 기부에 동의해 주신 환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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