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교모세포종(glioblastoma multiforme)은 성인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원발성 뇌종양으로, 생존 기간 중간값이 14.6개월에 불과한 악성 종양입니다. 교모세포종의 치료는 외과적 수술에 이은 방사선 및 화학치료가 병용되고 있지만, 뇌조직 특성상 수술적 접근에 한계가 있고 화학치료의 경우 1999년에 시판되기 시작한 테모졸로마이드(temozolomide)가 거의 유일할 정도로 신약개발이 더딘 상황입니다. 또한, 높은 치료저항성 때문에 치료 이후에도 교모세포종 줄기세포(glioblastoma stem cells)가 살아남아 대부분 18개월 이내에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저희는 교모세포종 마우스모델을 구축한 후 방사선치료 이후에도 살아남은 암조직을 분석하여 교모세포종의 방사선저항성과 줄기세포능 획득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제어하고자 했습니다.
본 논문에서는 방사선치료 후 살아남은 교모세포종 마우스모델에서 포도당 운반체 수송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CLIP3 단백질이 감소되어 있다는 저희 연구실의 선행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단백질의 하향조절이 교모세포종 악성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확인하였습니다. 교모세포종 세포주와 환자-유래 교모세포종 줄기세포주에서 CLIP3 단백질의 감소는 교모세포종의 줄기세포능을 증가시켰고, 이에 따라 포도당 운반체인 GLUT3의 membrane trafficking이 증가하였습니다. 교모세포종의 포도당 흡수는 주로 GLUT1을 통해 일어나지만, 교모세포종 줄기세포의 경우 GLUT1에 비해 포도당 affinity가 5배 높은 GLUT3를 주로 이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CLIP3의 하향조절로 인해 유도된 GLUT3의 membrane trafficking은 세포 내 포도당 흡수와 해당과정 활성을 유도하였고, 저희는 이러한 대사 활성이 방사선저항성의 원인이 될 것이라 판단하였습니다.
저희는 이후 CLIP3의 발현을 증가시키기 위해 약물 반응 유전체 프로파일 데이터베이스 CMAP을 활용하여 CLIP3의 전사 활성을 증가시키는 약물 글리메피리드를 발굴하였습니다. 글리메피리드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이미 FDA 승인이 완료되어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입니다. 환자-유래 교모세포종 줄기세포주와 교모세포종 마우스모델에서 글리메피리드가 방사선저항성을 줄여준다는 실험 결과를 확인함으로써, 글리메피리드의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습니다. 본 연구는 교모세포종의 방사선저항성 획득 기전과 교모세포종 줄기세포 특이적인 대사 경로를 밝힘으로써, 새로운 교모세포종 치료제 개발의 발판을 마련하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부산대학교 생명시스템학과에 석박사통합과정으로 진학하여 본 연구를 수행하였고, 현재도 같은 연구실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 중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교모세포종의 대사에 초점을 맞추어 방사선저항성의 기전을 규명하고 치료 효과 향상을 위한 전략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도 교수님이신 부산대학교 생명과학과 윤부현 교수님께서는 학생의 연구 자율성을 존중해 주시고, 학생이 준비가 되어있다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열심히 할 각오가 되어있는 학생이라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연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실 홈페이지: https://biochemistry.pusan.ac.kr/)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새로운 현상을 찾았을 때, 그리고 머릿속으로만 예상했던 가설이 맞아떨어졌을 때가 연구자로서 가장 기쁜 순간인 것 같습니다. 아직 연구해온 기간이 그리 길지 않지만 그 두근거림을 찾아가는 것이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지도해 주신 교수님과, 연구실원들과의 수많은 discussion으로 함께 얻은 결과라는 점에 연구실 일원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공동연구를 하고 있는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의 교수님들로부터 교모세포종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하고 있는 연구가 단순히 western blot 밴드나 PCR 그래프 몇 개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 아픈 환자 한 명 한 명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묵묵히 연구에 매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 교모세포종 줄기세포 특이적인 대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으로부터 추가적으로 여러 환자-유래 교모세포종 줄기세포주가 확보되어, 교모세포종 subtype에 따른 다양한 연구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본 연구의 실험 결과로부터 확장해 나갈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서 후속 연구를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희 연구실에서 처음으로 환자-유래 교모세포종 세포 primary culture를 set-up 할 때 제가 실험을 맡게 되었습니다. 믿고 맡겨 주셨는데 그 소중한 sample을 연달아 3번을 실패하면서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고 교수님과 연구실원들께 죄송한 마음이 컸습니다. 한두 번 실패했을 때 다른 연구실원에게 실험을 맡기실 법도 한데, 교수님께서 끝까지 믿어 주시고 성공할 때까지 기다려 주셨습니다. 이 연구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세세하게 지도해 주시고 한결같이 믿어 주신 윤부현 교수님께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아낌없는 discussion과 함께 실험에 도움을 주신 세종대학교 윤혜숙 교수님, 졸업한 선배님들, 그리고 연구실원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아버지, 어머니, 누나, 그리고 늘 힘이 되어주는 이희은님, 항상 고맙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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