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번에 발표한 논문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염기교정도구 (Base editor)에 관한 것이며 크게 세가지 의의가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기존에 정제가 쉽지 않았던 염기교정도구를 고용량, 고순도로 정제에 성공했다는 점이고, 두번째로는 정제한 염기교정도구 단백질을 이용한 유전자 교정 방법이 기존의 플라스미드나 mRNA 전달에 의한 교정 방법보다 빠르고 정확하다는 것을 입증한 점이며, 마지막으로는 아데닌 염기교정도구를 리보핵산단백질 (Ribonucleoprotein complex) 형태로 유전질환이 있는 마우스에 전달하여 성공적으로 유전 변이를 교정했다는 점입니다. 최근 유정자교정도구를 이용한 유전자 교정 치료의 흐름은 주로 AAV (Adeno-associated virus)나 mRNA 전달방식을 이용하지만, 리보핵산단백질 전달이 안전성측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것을 이번 논문을 통해 입증 하였으므로 향후에 리보핵산단백질을 이용한 유전자 치료 연구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유전자 교정 도구로써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개발된 지 채 10년도 되지 않았지만, 벌써 이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방법에 대한 임상시험이 속속 진행 중이고, 긍정적인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치료제가 환자에 쓰일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DNA/RNA의 염기서열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유전자교정도구의 특성을 이용하여 COVID-19과 같은 바이러스를 검출하기위한 키트로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논문으로 보던 연구들이 빠르게 실용화 되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저도 더 열심히 연구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앞으로도 크리스퍼 유전자 교정 도구를 이용한 유전질환 맞춤 치료제나 진단 도구 등을 개발하기위한 연구들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좀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교정 효율을 보일 수 있도록 기존의 유전자 교정도구들을 개선하거나, 프라임에디팅 기술과 같이 새로운 형태의 교정 방법들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좀더 근본적으로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발견했던 것처럼, 새로운 형태의 유전자 가위를 발견하기 위한 노력들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제가 일했던 한양대학교 배상수교수님 연구실과 고려대학교 우재성교수님, 서울대학교병원 김정훈교수님 연구실 간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정제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던 염기교정도구 단백질을 우재성 교수님 연구실에서 순도 높게 정제하여 준비해 주셨고, 김정훈 교수님 연구실에서는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질환 모델 마우스에서 유전자 교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주셨습니다.
제가 일했던 한양대학교 배상수교수님 연구실에서는 최신의 유전자 교정 기술을 적용하여 다양한 세포주 개발 및 유전 질환 치료를 위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기존의 유전자 교정 도구의 단점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유전자 교정 도구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특히 자랑할만한 점은 유전자 교정 도구를 편리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유전자 교정 도구 디자인 및 분석 툴(http://www.rgenome.net/)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단한 노력으로 최신의 교정 도구들을 위한 업데이트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그 덕택으로 저도 빠르고 정확하게 염기교정도구의 특징을 분석하여 보고할 수 있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연구하게 되면서 즐거웠던 점은, 해당 분야의 최신의 연구기술들이 소위 CNS 라고 불리는 유명 저널들에 빈번하게 소개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였기에 최신의 연구결과들을 따라가며 공부하는 것만으로 재미있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국내에서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연구에 접목해 보려고 하시는 연구자들이 많이 계셨는데요, 덕분에 국내의 우수한 공동연구자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이 굉장히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반 기술은 빠르게 발전해왔고 또 발전하고 있는 분야인 만큼, 속도 경쟁도 치열하고 연구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부지런히 최신의 논문들을 읽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그 역사가 길지 않은 만큼, 처음의 논문부터 차근차근 공부해보시면 어렵지 않게 최신의 논문들을 이해하고 변화하는 흐름을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는 생명공학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 환자에 쓰일 수 있는 효율 높은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기위해 유전자 교정 도구를 개선하는 것에부터 적합한 프로모터, 벡터 개발에도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실제 환자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한빛사에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쁩니다. 운 좋게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특히 부족한 연구자에게 기회를 주시고 이끌어 주신 배상수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조언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우재성교수님, 김정훈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논문의 공동 1 저자이신 조동현 교수님, 이스나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조동현 교수님과는 오랜 기간 같이 연구하며 공동연구 전반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 항상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연구하시는 이스나선생님을 보며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동물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해주신 조창식 박사님, 리비젼 기간동안 헌신적으로 도와준 연구실의 정유경, 정영리 학생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포닥 생활 시작부터 늘 토론 상대도 되어주시고 분자생물학 전반에 대해 가르쳐 주신 유지현 박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함께 생활했던 배상수교수님 연구실의 연구원들 및 선생님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또한 현재 일하고 있는 생명공학연구원의 정경숙 박사님의 배려로 무사히 논문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정경숙박사님과 함께 일하고 있는 연구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오랫동안 스스로가 뒤쳐지는 연구자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짧지 않은 연구기간동안 이렇다 할 연구성과가 없음에 조바심도 들고, 훌륭한 연구성과를 내는 동료연구자들을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이번 연구의 과정은 그런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이었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연구 성과의 평가는 정량적이고 수치화 되어 반박하기 어렵지만, 완벽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구자분들께, 자신을 너무 채찍질하지만 말고 가끔은 본인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스스로가 해주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저도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같이 힘냅시다. 고맙습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CRISPR-Cas)
#염기교정도구 (Base editor)
#선천유전질환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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