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급성신손상 (acute kidney injury) 은 신장의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질병으로 급성 세뇨관 괴사, 간질성 신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적절히 회복되지 않으면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되어 신장 기능을 영구적으로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질환입니다. 특히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 중 약 30 %는 허혈-재관류 손상 (ischemia-reperfusion injury) 등의 원인으로 급성신손상이 발생합니다. 이에 대한 급성신손상 발생기전 및 치료 후보물질 검증 등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급성신손상 치료에 임상적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은 없습니다.
본 연구는 허혈-재관류 손상으로 유도되는 급성신손상 발생기전 중, 염증반응 및 면역체계 조절의 매개체인 NF-κB (nuclear factor kappa-light-chain-enhancer of activated B cells)를 억제하는 항염증 단백질 srIκB (super-repressor IκB)가 탑재된 엑소좀 (Exo-srIκB)의 치료 효과 검증을 진행하였으며, 최종적으로 급성신손상에서 발생하는 염증반응 및 세포사멸을 통한 신장 기능 감소를 Exo-srIκB를 통해 효과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최근 세포 간 신호전달 매개체로 각광받고 있는 엑소좀의 내부에 고분자량의 약리 단백질을 탑재하는 기술인 EXPLOR® (Exosome engineering for protein loading via optically reversible protein-protein interactions)을 통해 개발된 Exo-srIκB는 급성신손상 치료제 유효성 검증 이전 패혈증 및 조산에 대한 치료 효과도 입증하여 각종 염증성 질환에서의 치료제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유태현 교수님의 신장질환연구소와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육종인 교수님의 구강병리학교실, ILIAS Biologics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장질환연구소는 각종 신장질환에 대한 기초 및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병리학교실은 구강암과 조직공항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며 신장질환연구소와 구강병리학교실은 매년 우수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기관입니다.
공동연구를 진행한 ILIAS Biologics는 EXPLOR® 라는 세계적인 엑소좀 치료제 기술을 기반으로 고분자량의 단백질 의약품을 탑재한 차세대 엑소좀 의약품을 개발하는 생명공학 회사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의과대학 연구실에서 처음 연구활동을 시작한 저는 임상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기초 연구를 진행한다는 게 가장 이상적인 방향이라 생각하였지만 임상 샘플 확보 및 분석, 기초 연구와의 연결선 그리고 두 분야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 등 현실적인 문제점이 많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장질환연구소에서는 여러 교수님들과 선생님들께서 임상·기초 학문에 대한 끊임없는 논의를 진행하여 최고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자 부단히 노력 중이며 이러한 기관에 소속되어 본 연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게 지금까지도 자부심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당뇨병과 당뇨병 합병증의 메커니즘 및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두고 대학원을 진학하였습니다. 첫 연구과제는 당뇨병성 신증에서 특정 단백질의 역할 규명에 관한 실험이었으며 기쁜 마음으로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실험 결과의 뚜렷한 경향성은 보이지 않았고 결국 관련 과제를 마무리하지 못하였습니다. 연구활동을 하며 맞이한 첫 실패였고 연구자로서의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좌절감을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지도교수님께서는 제자의 모자란 점을 감싸주시고 다른 과제를 다시 제안해 주셨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번째 과제를 잘 마무리하여 논문을 발표하였었습니다.
처음 연구생활을 시작하며 가진 좌우명은 ‘실수는 할 수 있지만 실패는 하지 말자’였습니다. 하지만 열정 하나만 가득했던 저는 실험실에서 파이펫 사용, 전기영동 젤 만들기, 버퍼 만들기, 실험기구 세척 및 멸균 같은 기초적인 일들은 물론 세포 및 동물 실험의 계획 설립, 분석, 결과 정리 등 연구생활 모든 부분에서 실수의 연속이었고 나아지는 모습을 스스로 확인하지 못해 ‘실패한 연구자’라는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대학원을 시작하며 본 연구가 마무리될 때까지 단 한 번의 여유가 없었고 실패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으로 스스로에게 채찍질만 강하게 하였습니다. 물론 여유가 없었던 만큼 2020-2021 년 동안 4 편의 논문을 1 저자로 마무리하였고 열심히 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철인은 아니잖아요. 쫓기듯이 억지로 빠르게 연구를 진행한다면 생각지 못한 실수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앞으로 훌륭한 연구자가 되실 모든 후배 연구자 선생님들께서는 저처럼 스스로에게 채찍질만 하며 앞만 보지 마시고 여유를 가지고 옆도 보셨으면 합니다. 빠르기보단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모두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본 연구를 통해 엑소좀을 이용한 치료제의 가능성을 확인하였습니다. 기존의 여러 약물 전달 체계가 있었지만 많은 보완사항이 필요하여 현시점에서는 EXPLOR® 와 같은 보다 효과적인 약물 전달 시스템 구축이 절실히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저는 본 연구를 마무리하고 ㈜엠이티라이프사이언스 연구소장을 겸직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엠이티라이프사이언스는 2018년 설립된 신생벤처기업으로 pro-drug 형태의 약물 전달 체계를 구축하여 복막 섬유증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향후 복막 섬유증 뿐만 아니라 신장, 폐, 간 섬유증에도 사용할 수 있는 복합적인 섬유증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향후 꼭 섬유증 치료제로 개발이 되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지도 교수님이시자 저의 멘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신장내과 강신욱 교수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많은 가르침을 주셔서 제가 여기까지 성장한 거 같습니다. 졸업하며 연구자로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아낌없는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자랑스러운 제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며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저를 믿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신 유태현 교수님, 육종인 교수님, 김현실 교수님, 김남희 박사님 그리고 ILIAS Biologics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신장질환연구소 한승혁 교수님, 박정탁 교수님, 남보영 박사님, 박지민 선생님, 김규리 선생님도 감사드리며 구강병리학교실 선생님들도 모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격려해 주시며 항상 마지막은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하시는 아버지와 어머니,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위 장하다며 칭찬해 주시는 장인어른, 장모님께도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마음 속으로 응원하고 있는 누나, 자형도 감사하고 박신혜, 박범준 외삼촌이 많이 사랑합니다. 은별이, 다희, 다별이도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가 되어가고 있는 아내 조수정 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내년 세상 빛을 보게 될 검은 호랑이 칠칠이에게 멋진 아빠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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