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mRNA는 세포 내에서 RNA 중합효소 II (RNA polymerase II 혹은 RNA Pol II)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본 논문은 mRNA가 만들어지는 과정인 ‘RNA 중합효소 II 전사 과정 (transcription)’의 반응속도 (kinetics)를 단일 분자 해상도로 연구한 논문입니다. 본 연구는 전반사형광현미경법 (TIRF microscopy)에 기반한 CoSMoS (Colocalization single-molecule spectroscopy)를 이용하였습니다. CoSMoS는 2020년 12월에 소개되었던 연구(https://www.pnas.org/content/117/51/32348)에 쓰인 방법으로 전사 과정과 같이 복잡한 생물학적 반응의 kinetics를 연구하는데 매우 유용한 실험 기술입니다.
작년 논문에서 전사 신장 단계 (elongation step)에 초점을 두었다면, 본 논문에서는 개시 전단계 (pre-initiation step)에서 일어나는 반응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전사를 개시하기 위하여 (1)전사인자 (transcription factor 혹은 transcription activator)가 RNA Pol II recruitment를 어떻게 조절하는지, (2) RNA Pol II와 개시인자 (general transcription factors; basal initiation factors)가 어떤 방식으로 개시복합체 (preinitiation complex)를 형성하는지 연구하였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결과는 전사인자와 무관하게 일어나는 ‘basal transcription’과 전사인자에 의해 시작이 되는 ‘activator-dependent transcription’에서 RNA Pol II가 다른 방식으로 recruit 된다는 것입니다. Basal transcription에서는 기존에 잘 알려진 것처럼 RNA Pol II가 promoter로 직접 가게 되는데, activator-dependent transcription에서는 RNA Pol II가 promoter로 가기 전에 전사인자가 있는 enhancer에 우선적으로 모이게 됩니다. 이후 promoter가 전사를 개시할 상황이 되면 enhancer에 있던 RNA Pol II가 promoter로 옮겨 가게 됩니다. 전사인자가 있는 enhancer는 RNA Pol II가 promoter로 가는 지름길로 역할한다는 것이 주요 결과입니다. RNA Pol II가 promoter로 직접 가는 속도가 매우 느린 반면, 전사인자는 RNA Pol II를 enhancer로 매우 빠르게 recruit해서 짧은 시간 안에 RNA Pol II가 promoter 가까이에 위치하도록 만듭니다. 재미있게도, 여러 개의 RNA Pol II 분자들이 하나의 enhancer에 모여 cluster를 형성 할 수 있었으며, 이는 transcription bursting과 연관이 되지 않을까 해석해 보았습니다.
본 논문에서는 RNA Pol II 이외에도 TFIIF, TFIIE와 TFIIH와 같은 개시인자들의 kinetics도 규명되었습니다. 결과들을 종합하여 activator-dependent transcription에서 RNA Pol II 개시복합체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Basal transcription 과정에서 RNA Pol II 개시복합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연구는 약 30년 전 제 박사 지도교수님의 박사 학위 연구였습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2917366/). 본 연구는 제 지도교수님의 박사 학위 연구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세포에서는 basal transcription보다 activator-dependent transcription이 주로 일어나는데, 본 연구는 좀 더 실제 세포 상황과 맞는 결과를 찾았다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30년 넘게 RNA Pol II 전사를 연구해오신 제 박사 지도교수님과 함께 연구하게 되어 영광이었고 배운 것이 많았던 좋은 기회와 시간이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Harvard Medical School (Buratowski 연구실)에서 박사과정 학생으로 재학 중에 본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단일분자이미징법 중 하나인 CoSMoS는 Brandeis University의 Gelles 연구실에서 공동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미징 실험을 할 때 Gelles 연구실의 전반사형광현미경을 사용했기 때문에 저는 박사 과정 동안 Brandeis에서도 상당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처럼 Massachusetts에는 좋은 학교와 훌륭한 연구 기관이 많고, 기관 간의 공동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Boston/Cambridge에는 바이오텍과 글로벌 제약사들도 많아서 academia와 industry간의 교류도 활발합니다. Boston은 바이오 연구를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본 연구는 제가 박사 학위 과정 동안 생물학 연구의 전반적인 과정을 한 단계씩 배워나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논문을 게재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각 단계마다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지금까지 운이 좋게도 훌륭한 연구자들과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 분들은 공통적으로 ‘마음의 근력’과 ‘도전 정신’이 있었습니다. 지난 한빛사 인터뷰 때도 말씀드렸듯이, 실험을 하다 보면 예상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 순간이 많습니다. 그 때마다 좌절감을 딛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이 연구자로 롱런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새로운 실험 방식이나 분야를 끊임없이 배우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유전자 발현 조절’은 제게 정말 흥미롭고 매력적인 주제입니다. 세포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요 과정이고, 암을 포함한 많은 질병이 유전자 발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박사 과정 동안 기초적인 측면에서 유전자 발현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연구했습니다. 앞으로는 특정 질병 혹은 특정 세포에 특이적인 유전자 발현 조절에 대해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그동안 많은 분들의 지도와 가르침이 없었다면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먼저, 석사 지도교수님이신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한병우 교수님과 국립암센터 김현숙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두 분의 가르침과 도움으로 생물학 연구에 입문할 수 있었습니다. 박사 유학을 준비하면서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주셨던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오동찬 교수님과 정진호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본 연구는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가는 프로젝트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프로젝트를 이끌면서 어려움과 좌절의 순간도 많았지만, 이렇게 마무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저를 늘 믿어 주셨던 제 박사 지도교수님 Dr. Stephen Buratowski 덕분인 것 같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막히는 점이 있으면 늘 시간을 내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던 Dr. Larry Friedman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single molecule imaging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셨던 공동 교신 저자 Dr. Jeff Gelles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유학 생활을 하는 동안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지내야 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상황이 더욱 안 좋아졌지만,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오빠, 항상 고맙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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