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전립선암은 한국남성에게 5번째로 흔하게 발생하는 암종으로 초기에 발견하여 제거할 경우 95%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며, 종양의 성장에 호르몬의 하나인 Androgen이 필요하다는 것이 발견된 이후 근 80년 동안 체내 Androgen을 제거하는 호르몬 박탈 요법이 전립선암의 재발을 막는 치료의 핵심을 이루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는 전립선암이 성인 남성에게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암종으로 활발하고 연구되고 있습니다.
전립선암 환자의 생존가능기간은 Androgen의 생산이나 그 세포내 활성을 차단하는 약물들(apalutamide, abiraterone, enzalutamide)에 의해 상당기간 연장되었지만 결국 이러한 약물들도 악성화의 진행을 막는 효과가 사라지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며 그 시점에서 환자의 질병은 치료 불가능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으로 간주되게 됩니다. 이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의 경우 암세포가 전립선조직에만 머물러 있지 않아 혈관이나 림프관을 통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며 주로 골수나 림프샘에서 빈번하게 발견됩니다. 그 중에서도 종양내에 신경세포에서 발현되는 유전자군이 많이 발현되는 경우는 암세포의 기원이었던 전립선 선암(adenocarcinoma) 리니지에서 어떻게 신경내분비(neuroendocrine prostate cancer, NEPC) 세포로 재프로그램화(lineage plasticity)가 일어나는지 그 기전을 규명하는데 초점을 두고 연구되고 있습니다.
Staff scientist로 재직했던 OHSU Knight cancer institute에서 저희 팀이 세웠던 가설은 평상시에 Androgen receptor가 저해하고 있던 어떤 전사인자가 Enzalutamide와 같은 강력한 저해제의 투약으로 차츰 활성화가 가능해지고 이에 따라 신경세포에서 발현되는 유전자들이 점차 증가되는게 아닐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먼저 Enzalutamide를 지속적으로 투여하여 Androgen receptor가 잘 저해되어도 생존이 가능한 세포주에서 신경세포 분화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증가하는지를 추적하였고, 이러한 양상을 보이는 몇몇 세포주의 RNA-seq을 통해 특징적인 전사체의 변화를 관찰하였습니다. 이 결과로 Enzalutamide 저항성을 획득함과 동시에 신경내분비 세포로의 재프로그램화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는 전사인자로 E2F1를 지목할 수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기존에 발표된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군을 관찰한 논문들이나 미국 서부 전립선암 연구자들의 연합인 WCDT (Westcoast dream team for prostate cancer)의 결과, 그리고 신경세포화가 진행된 세포주에서도 공통적으로 높은 수준의 E2F1 발현이 관찰되었습니다. 추가로 진행한 Knight cancer institute/OHSU, Dana-Farber Cancer Institute/Harvard University, Fred Hutchison Cancer Research Center/UW, Helen Diller Family Comprehensive Cancer Center/UCSF 그리고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의 의사-과학자들이 참여한 환자샘플-생물정보학적인 분석들을 토대로 E2F1이 신경내분비 세포로의 재프로그램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기법들 예를 들면, ATAC-seq, ChIP-seq, RNA-seq, Western blots 등을 사용하여 실제로 전립선암 세포주에 도입하거나 혹은 제거한 E2F1이 신경세포관련 유전자군의 전사조절 부위에 결합하여 주위 히스톤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표적 유전자군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음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E2F1은 아직까지는 직접 표적화하여 저해할 수 있는 약물이 개발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그간의 협동연구를 통해 Zenith Epigenetics가 개발한 BET Bromodomain inhibitors가 MYC이나 E2F1 전사인자들의 하위 유전자 활성화를 효율적으로 억제함을 관찰한 바 있어 이를 기반으로 한 실험들을 수행하였고 일단의 세포 모델에서 BET bromodomains를 차단하면 E2F1을 통한 신경 내분비 전립선 종양의 발생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수행한 소규모 ZEN-3694 임상 시험에서 일군의 환자분들이 치료가 필요한 신경 내분비 전립선종양을 가졌음을 확인하였고 이 종양세포내의 E2F1과 BET bromodomain 단백질들 중 BRD4의 발현이 높고, 다행히도 ZEN-3694 치료에도 가장 잘 반응함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Rogel cancer center/UM 전립선암 섹션헤드로 자리를 옮긴 교신저자인 Joshi Alumkal/팀을 주축으로, Androgen receptor inhibitors에 잘 반응하지 않는 전립선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ZEN-3694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국제적인 무작위 대규모 임상 시험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NIKE의 창업주인 Phil Knight의 막대한 기부와 표적항암제 개발의 전환점이 되었던 글리벡을 개발한 Dr. Brian Druker의 모금활동에 의해 설립된 Knight cancer institute에서 현재 대표격으로 Gordon Milles와 Lisa Coussens 두 분이 집중하고 있는 두가지 테마는 Early detection과 Tumor microenvironment입니다. 또한 Knight cancer institute의 한층 전체를 가득 채우고 활발하게 그룹미팅을 하시는 생물정보학자분들을 보면 앞으로 Big data를 이용한 종양연구가 얼마나 활성화될지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3.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좋은 과학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라면 무엇보다 사람들이 아직까지 알아내지 못한 것이 어떤 것들인지 아는 것, 또 그것들 중에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어떤 것을 밝혀낼 수 있는가를 차분히 생각해보는 것 – 이 두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른 가설을 세우고 또 검증하기 위한 실험들을 수행하는데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기쁨과 좌절들은 하나의 직업으로의 과학자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양념이 아닐까 한번 생각해 봅니다.
4.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곳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새로운 연구테마를 펼쳐볼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는 면역치료혁신센터 정익주 교수님께 지면을 빌어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종양내과 연구원분들과 수행한 멋진 연구 결과들을 조만간 인터뷰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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