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지구온난화는 인류가 직면한 최대 과제 중 하나로, 온 지구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중 식물은 기후 변화에 영향을 받아 형태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지상부의 길이생장 촉진입니다. 이것을 필두로 하여 식물은 크게 두 가지로 지구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첫번째로 농업적인 측면입니다. 농업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은 작물생산량과 스트레스 저항성인데, 같은 에너지를 가지고 키가 더 커졌기 때문에 생산량에 사용할 에너지가 줄어들어 생산량은 감소하고, 또 키가 크기 때문에 쉽게 쓰러지는 등 저항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구온난화는 농업적인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합니다. 두번째로는 생태학적인 관점인데, 먹이사슬에서 일차 생산자인 식물의 변화는 생태계 전체의 변화를 초래합니다. 그러므로 지구온난화에서의 식물의 영향은 매우 지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식물연구는 매우 집중적으로 많은 연구시설에서 연구되고 있습니다. 섭씨 20~22도가 일반적인 최적의 생장조건으로 알려진 모델식물 애기장대에서, 35도 이상의 극도의 heat stress 조건과는 달리 26~30도 사이의 온건한 고온 (high ambient temperature) 에서의 형태 변화를 고온형태형성 (thermomorphogenesis)이라고 합니다. 현재 많은 연구들이 초기 seedling 상태에서 알려져 있지만, 당연하게도 약 5도 정도의 온도 변화는 전반적인 식물 생장 발달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표현형은 hypocotyl이나 petiole의 길이생장 촉진, stomata 발달 감소, 조기개화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알려진 표현형들이 모두 지상부에서만 알려져 있었고, 지하부에서의 표현형은 제가 연구를 시작할 당시에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식물 뿌리 또한 온건한 고온 조건에서 길이생장이 촉진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그동안 온건한 고온에서 중요하다고 알려진 인자 (PIF4)가 지상부에서만 주요기능을 하고, 지하부에서는 또다른 인자 (HY5)가 주요한 기능을 한다는 점입니다.
사실 연구과정에서 처음 확인한 표현형은 hypocotyl이 두꺼워지는 것이었는데, 알려진 메커니즘이 많이 없어서 일의 진전도 더디고 하여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 고심이 많았습니다. 당시에 저희 교수님께서는 나중에 누군가가 이어받게 되어도 좋으니 이 프로젝트를 천천히 진행하면서 다른 우선순위 프로젝트들을 집중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셨습니다. 그러던 도중 운이 좋게도 뿌리가 길어지는 것을 확인하여 프로젝트 방향을 수정하고 단기간에 마무리가 될 정도 일이 빨리 진행되었습니다. 마침 연구에 필요했던 돌연변이체들도 본 연구의 2저자가 갖고 있었기에 종자를 받아서 실험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든 연구 또한 운과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고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UT Austin)의 Plant Biology Graduate Program에 있는 Dr. Enamul Huq의 랩에서 박사과정을 하였습니다. UT는 Texas의 주도인 Austin에 위치한 주립대학으로 4만 명이 넘는 학부생을 가진 큰 규모의 학교입니다. 그리고 제가 속해 있던 Plant Biology Graduate Program은 Department of Integrative Biology와 Department of Molecular Biosciences의 교수들이 모여서 multi-disciplinary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저희 랩은 제가 온 이후 6명 (박사후 연구원 3, 박사과정생 3)의 규모에서 최근에는 4명 (박사후 연구원 1, 박사과정생 3)까지 줄어든 소규모의 랩입니다. 저희 랩은 식물 연구에서 가장 오래된 연구 중 하나인 light signaling에 주력하고 있는데, 주로 phytochrome과 Phytochrome Interacting Factors (PIFs)의 메커니즘과 관련된 post translational modification 쪽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활동을 하면서 생각한 가설대로 결과가 나오게 될 때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많은 연구자들이 느끼는 감정일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가설을 세울 수 있도록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정말 많이 느꼈습니다. 또 추후에 비슷한 연구를 하실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 연구 프로젝트만큼은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함부로 이런 말씀을 드리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어떤 순간에도 기본을 지키려는 마음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석사 지도교수님이신 백남천 교수님께서 항상 컨트롤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런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것들이 지켜졌을 때 실험도 분석도 잘 되고, 추후 실험 계획도 할 수 있고 나아가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마음가짐을 중요한 순간마다 되새기면서 일을 진행했던 것 같고, 다행히 지금까지는 일이 잘 풀렸던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Salk Institute에서 작물 뿌리연구를 주제로 박사후 연구원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저는 무엇이든지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학, 석사와 전문연구요원 모두 응용 학문과 연구를 주로 한 제 자신을 보완하고 균형된 시각을 갖기 위해 자연대에서 식물학 연구를 하면서 박사과정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응용연구를 진행하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지구온난화는 현재 우리에게 닥친 매우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이고, 식물의 지하부에 대한 저의 관심, 그리고 작물에서의 응용연구를 진행해보고 싶은 마음이 결합하여 새로운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연구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 이런 기회를 주신 브릭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운이 좋게도 연구를 하면서 도움받은 분들이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박사과정 내내 제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신 Dr. Enamul Huq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미국에 와서 랩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많은 도움을 주신 백인엽 박사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외에 힘듦과 즐거움을 함께한 실험실 동료들, 그리고 오스틴에서 만난 친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또한 제가 석사과정을 하면서, 또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좋은 연구자가 될 수 있게 많은 격려와 조언을 해 주신 백남천 교수님께 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학부 때부터 가까이서 많은 지도를 해 주신 양태진 교수님과 서학수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저의 커미티 멤버로 저에게 도움을 주신 성시범 교수님, Dr. Alan Lloyd, Dr. Norma Fowler, 그리고 김종환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늘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Plant Science
#Agriculture
#Molecular 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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