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조혈과정 (hematopoiesis)이 정상적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조혈 모세포 (hematopoietic stem cell)와 그들로부터 만들어진 다양한 종류의 혈구 세포들(hematopoietic cells) 자체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최근 들어선 비혈구 세포들 (non-hematopoietic cells)로 구성되는 조혈 환경 (microenvironment)의 중요성이 많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혈구 세포가 만들어지는 장소인 골수 (bone marrow)안의 조혈 환경은 조혈 모세포의 생성과 유지, 그리고 사멸에 이르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진 조혈 환경에 관한 연구는 그 중요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밝혀진 바가 적습니다.
본 논문은 Notch signaling의 key regulator인 Mind bomb-1 (Mib1)의 조건부결손 (conditional knockout) 마우스를 이용한 연구 결과입니다. 두 가지 독립적인 조건부결손 마우스 라인에서 동일한 표현형 (phenotype)이 나타남을 보임으로써 그 표현형이 Mib1의 결손에 의한 전적인 결과임을 보였습니다. 두 라인의 Mib1 조건부결손 마우스는 사람의 질병에 있어서 골수증식성질환 (Myeloproliferative disease, MPD)에 해당하는 질병에 걸리게 됩니다. 이 질병은 과립 백혈구 (granulocyte) 수가 골수와 혈액에서 증가하는 현상을 비롯하여 그들의 모체가 되는 세포인 progenitor의 수 역시 증가하는 현상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만성 골수성 백혈병 (Chronic Myeloid Leukemia, CML)과도 상당히 비슷한 표현형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간 (liver)과 비장 (spleen)이 정상 마우스의 그것들보다 몇 배씩이나 비대해지는 현상 (hepato-splenomegaly)과 더불어 여러 가지 장기들 (organs)에 백혈구들 (leukocytes)이 침입 (infiltration)하여 그 장기들을 상하게 하는 현상들이 그 예가 되겠습니다. 이 골수증식성질환은 치명적 (fatal)이어서 Mib1 조건부결손 마우스는 20주령 정도에 모두 죽게 됩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질병의 원인이 혈구 세포가 아닌 비혈구 세포에서 Mib1의 결손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골수증식성질환은 혈구 세포들이 병리학적으로 정상과 다르게 증식하는 질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비정상적인 혈구 세포들이 생겨나는 이유가 혈구 세포 자체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장소인 조혈 환경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그 문제는 바로 Mib1이 조혈 환경에서 사라짐으로써 Notch signaling의 결함 (defect)이 생긴 것인데, 저는 이러한 중요한 사실들을 일련의 골수 이식 (bone marrow transplantation, BMT) 실험 외 여러 가지 실험들을 통하여 증명했습니다.
암 (cancer)이 생겨나는 이유는 더 이상 암 세포 (cancer cell) 자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암 세포가 암 세포답게 잘 자랄 수 있도록 만들어 주거나 혹은 암 세포 자체가 생겨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기질 세포 (stromal cell, 제 논문에서는 조혈 환경에 해당함)들의 문제 역시 암의 발생 혹은 진행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며 연구가 더욱 더 많이 진행되어야 할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희 실험실은 국내 BT 분야의 취약점으로 간주되어 왔던 in vivo 모델을 이용한 연구에 획기적인 성과들을 이루어 왔으며, 현재까지 저명한 국제 저널에 다수의 논문들을 발표해 왔습니다. 2008년 9월에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서울대학교로 이전한 저희 실험실은 보다 나은 설비와 여건, 국내 과학자들과의 공동연구 등을 기반으로 하여 제 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http://biosci.snu.ac.kr/professor/364/index.html)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첫 번째로, 언제나 생각은 깨어 있고 열려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생각이 깨어 있지 않으면 과거의 밝혀진 어떤 사실에 대해서라도 100% 믿어버리는 수동적인 자세를 가질 수 밖에 없고 (이론은 뒤집힐 수 있고 사실은 틀리게 밝혀진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열려 있지 않으면 아직 밝혀져 있지 않은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취약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과학자라면 늘 겸손하게 도전하는 진취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어려움이 닥쳤을 땐 (이를테면 실험이 예상대로 잘 안 될 때), 자신이 책임지고 troubleshooting을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논문이 탄생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여러 개의 산이 있는 법입니다. Troubleshooting을 해 낼 때마다 느꼈던 보람은 과학자로서의 자신감이며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실험이란 예상대로 안 될 때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정확한 실험 결과가 나왔을 땐 그 결과를 기반으로 가정의 모순을 찾도록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즉, 잘못되었을 수도 있는 가정을 맹신하지 말라는 충고를 하고 싶습니다.
4.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사람이 살아가면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은 "만남" 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하나님과의 만남 때문에 수많은 난관 속에서도 말씀 붙잡으며 살아 남을 수 있었고, 공영윤 교수님과의 만남을 계기로 과학자로서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었으며, 구본경 박사와의 만남 덕분에 엘리트 과학자의 모델을 바로 옆에서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아내와의 만남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제 인생의 전환점이며 저를 새롭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늘 옆에서 모나고 불평 많은 성격의 저를 받아 주고 사랑해 준 아내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멀리서 늘 기도해 주시는 양가 부모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포항에서 만났던 믿음의 동역자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Knockout 마우스 탄생의 절대 공헌자이신 공명필 선생님께도 감사를 드리며, 동고동락하며 과학자로서의 길을 같이 가고 있으며 형 같이 충고도 많이 해주고 마음 너그러운 민철이를 비롯한 실험실 가족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앞으로 더욱 믿음과 실력을 겸비한 과학자가 되어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Received for article October 9, 2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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