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최근 10년 동안 장내 공생 미생물인 gut microbiome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고 장내 공생 미생물의 중요성을 밝힌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공생 미생물 중 다수를 차지하는 박테리아와 관련된 연구였으며 공생 미생물을 구성하는 다른 종인 fungus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미비하였습니다. Fungus에 대한 면역 반응을 연구한 이전의 결과는 박테리아와는 다르게 fungus 세포벽에서 유래하는 베타 글루칸 (beta-glucan)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혔습니다. 베타 글루칸에 대한 면역 반응을 연구한 대부분의 결과에서는 fungus로부터 유래한 베타 글루칸이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항암제 또는 감염성 질환 치료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일부 연구에서는 베타 글루칸이 항염증 면역 반응을 유도하며 염증성 질환 또는 자가면역질환을 완화할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이처럼 베타 글루칸의 면역학적 영향에 대한 연구는 상반된 결과를 보이고 있었으며 상반된 결과를 보이는 원인과 함께 정확한 베타 글루칸의 기능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이런 상반된 결과의 원인으로 베타 글루칸의 구조에 따라 면역학적 활성이 다를 것으로 생각하여 특정 구조의 베타 글루칸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이용한 실험과 함께 베타 글루칸의 화학적 구조에 따른 특성을 활용하여 특정 구조를 갖는 베타 글루칸을 분리 정제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여 그 효과를 평가함으로써 베타 글루칸의 구조에 따른 면역학적 활성이 다름을 밝힐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저희 연구진이 MGCP라고 명명한 항염증 효과가 아주 좋고 특정 구조의 베타 글루칸을 함유한 다당체 혼합물을 발굴하여 그 작용 기전을 밝히고 실험동물에서 다양한 염증성 질환에 대한 효능을 확인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임상에서 베타 글루칸을 활용하여 치료제 개발 시도가 있었으나 실제로 성공한 사례는 없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베타 글루칸의 구조적 특성에 따라 면역학적 활성이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으며 임상에서 베타 글루칸을 활용하고자 할 때는 정확한 구조를 가진 베타 글루칸을 목적에 맞게 이용해야 함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이 논문에서 발견한 MGCP를 좀 더 다양한 질병에 대해 적용 가능한지 평가할 필요성이 있으며 동시에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분리 정제 과정을 수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고 환자에 적용하여 그 효능을 평가하는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이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정말 다양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었을 때의 기쁨도 있었고 동시에 힘들고 마음고생도 많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은 논문 초안을 준비하던 중에 다른 연구 그룹에서 그 당시 제가 준비하던 내용과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좋은 저널에 논문이 출판되어서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며 좌절감도 느끼고 많은 스트레스 받으며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도 교수님과 같은 연구실 동료들과 함께 잘 극복했던 일이 기억에 가장 남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연구실은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에 소속되어 있는 면역제어연구실 (Immune Regulation & Tolerance; IRT)이며 지도 교수님은 임신혁 교수님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오랜 기간 인체의 면역 항상성 유지에 있어서 유전적 요인 (전사인자)과 환경적 요인 (장내 공생 미생물)의 역할과 그 작용 기전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토대로 다양한 면역 질환과 암에 대하여 면역학에 기반한 치료제 개발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여 다양한 임상 연구자들과의 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며 처음 1년 차 때 평소 생활 패턴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실험실에 적응하는 문제와 함께 대학원 생활 3-4년 차까지 연구 주제를 확실하게 잡지 못해서 조바심도 났고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이런 점은 논문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기까지 계속 반복되어서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고민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고 결국은 잘 마무리 할 수 있어서 큰 보람을 느꼈고 자부심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도 교수님과 연구실 선후배, 그리고 좋은 동료들과 친구들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여 이런 결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제 겨우 첫 논문을 쓴 제가 대학원 생활, 연구자로서의 길에 대해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 준다는 점이 조심스럽습니다. 또한 감히 연구자라고 스스로 지칭하기에도 좀 낯간지럽기도 하며 연구자로서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아서 조언이라고 하기엔 조금 그렇지만 생명과학을 연구해보고자 하는 꿈을 갖고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는 후배들과 갓 대학원에 진학하여 열정을 갖고 열심히 하려는 후배들이 참고하실 수 있도록 제가 직접 경험해보고 느낀 대학원 생활과 연구자로서 지내온 삶을 토대로 연구를 하는 데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꾸준하게 열정을 갖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구하는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고 좌절감도 느끼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고민하며 스스로 중심을 잡고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므로 지도 교수님과 연구실 선후배와 좋은 관계를 갖고 좋은 친구 및 동료들을 만드는 것 역시 연구만큼 중요합니다. 또한 이런 주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며 연구에 대한 내용과 연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동료들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자세도 연구자로서 갖춰야 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원 생활을 하다 보면 연구 진행과 성과에 대해 연구실 선후배 또는 주변 동료들과 스스로를 비교하게 되고 이로 인해 슬럼프가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와의 싸움이라는 과정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면역학을 공부하며 굉장히 흥미로웠던 점은 지금까지 면역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다른 생명과학 분야와도 면역 체계가 서로 상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제가 장내 미생물과 장내 면역학에 대해 연구를 하며 장 내 미생물이 대장과 소장에서 생기는 질병뿐만 아니라 다른 조직에서 생기는 다양한 염증성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과 면역 체계가 뇌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서 퇴행성 뇌 질환과도 연관이 있으며 행동의 변화에도 영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향후 제가 공부하고 연구했던 장내 미생물과 면역체계를 기반으로 하여 이들이 뇌의 기능에 미치는 영향과 그 작용 기전을 밝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앞서도 여러 번 말씀드렸듯이 이번 연구 성과는 지도 교수님과 연구실 선후배와 동료들이 있었기에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를 진행하는데 정말 많은 일이 있고 다른 논문이 먼저 나오는 등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도 교수님이신 임신혁 교수님께서 같이 고민하고 연구 방향을 다시 잡고 이끌어 주셔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논문 초안을 쓰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논문 작성에 큰 도움을 주었던 디파얀 루드라 교수님께도 진심을 담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I indeed appreciate Dr. Dipayan Rudra for his enormous contribution to publish this paper successfully. He helped me a lot for preparing manuscript and giving me helpful advices, profound insights and guidance.
또한 이 연구를 진행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 저희 연구실 선배인 Ravi Verma 박사님, 전은지 박사님, 김기천 박사님, 서현이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번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었던 다당체 화학적 특성과 구조 분석을 진행하는 데 도움을 준 이탈리아 나폴리 대학의 Dr. Cristina De Castro, Dr. Antonio Molinaro, Dr. Immacolata Speciale와 포항공대 황동수 교수님, 이수영 박사님에게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이외에도 연구적인 부분과 연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여러 조언을 해주고 가르침을 주신 선배님들인 권호근 교수님, 소재선 교수님, 이충구 박사님, 채창석 박사님, 황지선 박사님, 황원 박사님, 강혜지 박사님, 김정환 박사님, 김정은 박사님, 조학림 박사님, Sophie 박사님, Dr. Garima Sharma, Dr. Amit Sharma과 모든 연구실 선배님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그리고 같이 연구하며 저에게도 많은 자극을 주고 초심을 떠올리게 해주는 연구실 동료와 후배들인 박선희 연구원님, 박진아 연구원님, 황성민 박사님, 김찬종 박사님, 승원, 혜나, 하은, John Park, 재균이에게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그리고 평소 무뚝뚝하고 표현도 잘 못 하는 아들이지만 오랜 학위 기간 동안 묵묵히 뒷바라지해 주시고 응원과 지원해주신 부모님과 누나, 매형, 조카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그리고 비록 이 자리에서는 모두를 적지 못했지만, 저에게 항상 힘이 되어주고 응원해준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하는 선배, 친구, 동료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모두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까지처럼 꾸준히 더욱 정진하여 좋은 연구를 하는 연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면역제어연구실 임신혁 교수님과 구성원들
#베타 글루칸
#면역 조절
#효모 유래 다당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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