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난청은 병리학적인 원인에 따라서 치료 방법과 결과가 좌우됩니다. 특히나 난청 중에서 소리 인지가 가능함에도 음성 분별이 불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진 청신경병증 (ANSD, Auditory Neuropathy Spectrum Disorder)은 병리학적 원인이 무척 다양하여 정확한 치료가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난청의 병리학적인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달팽이관으로부터 청신경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자세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달팽이관 지지세포 (GLS, glia-like supporting cells)에 위치한 난청 유전자에 대한 보고나 난청에서 지지세포의 분자적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부족한 편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난청 환자군 및 TMEM43 p.(Arg372Ter) 돌연변이 유전자 주입 (knock-in) 형질전환 동물 모델을 통하여 지지세포에 위치한 TMEM43 돌연변이를 난청 유전자로 규명하고 새로운 난청 유전자 좌위 염색체 3p25.1를 제시하였습니다. 나아가 간극연접통로 (gap junction channel)의 역할에 TMEM43가 기여함을 밝혀 달팽이관에서 지지세포가 청각 신호를 전달하는 분자적 메카니즘을 제시하였습니다.
연구 내용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보자면, 먼저 한국 국적과 중국 국적의 두 가계도에서 공통적으로 유전되는 유전병 TMEM43 p.(Arg372Ter)를 연관 분석 (linkage analysis) 과 엑솜 시퀀싱 (exome sequencing) 유전자 검사법을 통해 통해서 밝힐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TMEM43 p.(Arg372Ter) 돌연변이 유전자 주입 (knock-in) 쥐에서도 환자군과 마찬가지로 진행성 청신경병증이 나타남을 확인했으며, 달팽이관의 지지세포 조직 이상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 원리로는 TMEM43 가 간극연접통로 인 코넥신26 (Cx26, GJB2) 과 코넥신30 (Cx30, GJB6) 과 상호작용하는데, p.(Arg372Ter) 돌연변이가 우성 음성 (dominant negative)으로 작용해 지지세포에서 수동 전도 전류 (passive conductance current)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통찰을 바탕으로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이 3명의 환자에게 이루어졌고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음성 분별 능력이 성공적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여러 연구소, 대학교, 병원에 근무하는 연구자들의 오랜 시간과 노력 그리고 협업 끝에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국내 연구진이 진행성 청각신경병증을 앓고 있는 한국인 환자군으로 연구를 진행하면서 연구 결과를 여러 번 학술지에 투고하였으나, 이 변이를 갖고 있는 가계가 오직 하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신뢰도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우연히 학회에서 국내 연구진의 포스터 발표를 보고 중국에서 같은 환자군을 연구하고 있다며 공동연구를 제안하였고, 결국 서로 다른 국적인 한국과 중국의 두 가계도를 제시하며 연구 신뢰도를 높여 연구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본 연구가 임상 환경에서도 그리고 기초 연구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며 나아가 본 연구를 통해 공동 연구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기초과학연구원 (IBS) 인지 및 사회성 센터에 소속돼 있으며 이창준 단장님의 지도를 받고 있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세계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를 위해 대한민국이 설립한 연구기관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어 활발한 연구가 가능합니다. 특히나 우수한 연구진과 첨단 장비가 구축돼 있어 연구 환경이 매우 쾌적합니다. 세미나와 워크샵이 자주 열려서 여러 연구자와 활발한 교류와 논의가 가능한 점도 저희 연구단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난청환자에게 적절한 치료 방법을 제시할 수 있었고 3명의 환자에게는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이 진행됐습니다. 실질적으로 환자의 난청 증상이 회복되는 것을 보면서 연구자로서 굉장히 뿌듯한 마음이 들었고 더불어 제가 하는 일에 책임감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도 아직 박사과정을 밟아가는 단계에 있지만 이 긴 과정을 지지치 않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 하고 있는 연구의 목적과 의미를 잘 생각해보고 중심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한 작은 결과들이 모여서 하나의 연구가 완성되는 만큼, 작은 성과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기뻐하고 성취감을 쌓아 가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주기적인 취미활동을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길 추천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본 연구에 이어 추가 유전자 검사를 통해 더 많은 환자군을 모집하고 희귀 난청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TMEM43 단백질이 달팽이관 지지세포에서 수동 전도 전류 흐름에 기여한다는 내용을 토대로 TMEM43 단백질이 뇌 세포에서는 어떻게 작용하는 지 연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평소에는 잘 표현하지 못하지만 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부모님 그리고 동생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를 제자로 받아 주시고 지금까지 수년간 지도를 해 주신 이창준 단장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싶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창준 단장님께서 항상 열린 마음으로 저를 이끌어 주시고 믿어 주셔서 제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번 논문이 나오는데 오랜 시간동안 같이 고생을 정말 많이 해 주신 분당 서울대학교 병원 최병윤 교수님, 오두이 박사님, 목포대학교 이은영 교수님께도 깊이 감사드리고 이렇게 큰 프로젝트에 제가 참여하게 돼서 정말 영광이었다는 말씀도 꼭 드리고 싶습니다. 다음으로 저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저스틴 랩 멤버들, 연구단 멤버들에게도 부족한 저를 품어 주시고 가장 가까이서 힘이 돼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처음으로 연구실 생활을 경험하게 해 주신 숙명여자대학교 박종훈 교수님과 분자의학실험실 멤버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가족들, 친구들, 선후배 연구자들의 애정과 응원 없이는 제가 이만큼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청신경병증 (ANSD, Auditory Neuropathy Spectrum Disorder)
#TMEM43
#간극연접통로 (gap junction chan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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