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간섬유화 (Liver fibrosis)를 비롯한 만성 간질환 (Chronic liver disease, CLD)은 국내 및 전세계적으로 사망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고, 이를 방치한다면 여러 합병증을 동반하는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질환입니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만성 간질환이 간섬유화로 연결될 시에는 병의 진행이 비가역적임이 밝혀져 있고, 그나마 임상적으로 이용 가능한 항섬유화를 담당하는 약물은 그 역할이 상당히 제한적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이기에 간섬유화를 회복시킬 만한, 그리고 부작용이 적은 약물의 힌트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었고, 저희 연구팀은 그 단서 중 하나를 간성상세포 (Hepatic stellate cells, HSCs)와 NK 세포, 그리고 글루타메이트 (Glutamate)에서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실제로 간섬유화는 만성 간손상 시 HSCs의 활성화에 의하여 간내 Space of Disse에 콜라겐이 필요 이상으로 축적되어 발생하는 질환이고, 여러 연구자께서는 간섬유화의 치료 해결책을 HSCs의 활성 억제에서 찾아 오신 바 있습니다. 또한 NK 세포의 경우 이미 HSCs의 활성화 억제 및 세포 사멸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고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시킬 만한 물질이 필요했습니다. 이 힌트를 제시한 것이 본 연구팀에서 2019년에 Cell Metabolism에 게재한 바 있는 “Glutamate Signaling in Hepatic Stellate Cells Drives Alcoholic Steatosis” 라는 논문이었습니다. 여기에서 본 연구팀은 만성 알코올 섭취시에 간세포 유래 글루타메이트가 HSCs의 대사성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5 (Metabotropic Glutamate Receptor 5, mGluR5)를 통하여 엔도카나비노이드가 생성됨을 밝힌 바 있는데 어쩌면 이 물질과 수용체가 NK 세포와 HSCs의 interaction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고 연구 및 실험을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저희 연구팀은 간섬유화 시에 진행되는 간세포의 손상이 세포외 글루타메이트 농도를 높이고 NK 세포의 mGluR5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초기 간섬유화에서 early activated HSCs를 사멸함을 밝혀 냈습니다. 반면 진행된 간섬유화 혹은 간 경변증에서는 intermediately activated HSCs가 글루타메이트를 받아들여 transdifferentiation을 촉진시키고 이는 항섬유화를 유도하는 NK 세포의 mGluR5 활성화를 억제함을 또한 규명해 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의과학대학원 간질환연구실에서 간질환 기초 및 중개연구의 권위자이신 정원일 교수님의 지도를 받아 본 연구 및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간섬유화 뿐 아니라 다양한 모델을 이용한 알코올성/비알코올성 간손상과 지방간, 그리고 간 경변 및 간암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간질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간을 대사적 장기일 뿐 아니라 면역학적, 신경학적 장기로 보고 연구를 진행하는 등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진행하면서 결과값에 대한 압박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항상 결과가 아닌 과정이 중요하고, 이를 충실히 이행하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교수님 말씀을 가슴에 새기려 노력하였지만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대학원 과정을 회상하였을 때 데이터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정도를 걸어간다면, 그리고 예상한 결과가 아닐 시 가설의 재설정 후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실험을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더욱 논리적인 결과가 도출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결과가 나왔을 때 그것이 논문 발표 혹은 수상이 되었든 더욱 값진 것이 될 수 있음을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끊임없는 고민 또한 자신을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혹은 병원에서 수련중인 임상의사 분들께서는 기초연구에 대한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 언제나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계실 것입니다. 저는 의과대학 졸업 후 막연한 내과에 대한 동경으로 전공을 정했고, 병원에서, 그리고 의과학대학원에서 열심히 지도해 주신 지도교수님들께서 연구에 대한 모티브를 제시해 주셔서 이렇게 basic research까지 할 수 있게 된, 그야말로 주변 사람들 덕분에 운이 좋게 기회를 얻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낯선 분야라도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다면 기회는 찾아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처음에 임상연구를 생각하시던 후배 선생님들께서 기초 연구에 관심을 가지신다면, 혹은 basic research에 뜻을 품으셨던 선생님들께서 중개연구에 관심을 가지시면서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다면 본인의 연구 역량도 발전될 것으로 생각되고 나아가서는 우리나라 혹은 전세계적인 학문 발전에도 기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한번의 좌절이 모든 것을 좌우하지는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숲을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티끌이 모여서 태산이 된다지만, 모든 티끌이 완벽할 수는 없듯이 후배 연구자 선생님들께서 좌절하지 마시고 한단계씩 차근차근 올라가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많은 교수님들과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해당 논문이 저술되어 졌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계획으로는 조금 더 독립적으로 공부하여 간섬유화 뿐 아니라 지방간 혹은 간암에서의 새로운 시야를 제시하고 싶어 고찰 중에 있습니다. 훗날에는, 물론 시간이 빠듯하고 힘들 수 있겠지만, 내과 임상의로서 bedside에서 고민하고 또 bench에서도 실험 및 연구를 할 수 있는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의 bridge역할을 하며 많은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앞의 질문에서 말씀드렸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에게는 과분한 이런 결실이 맺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그동안 저에게 열심히 지도해 주신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님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항상 “너가 바뀌어야 한다.” 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셨고, 앞으로의 연구에서도 independent한 연구자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셨기에 이번 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노력하여 연구실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제가 연구자로서의 자질을 갖추도록 열과 성의를 다하여 바쁘신 시간을 쪼개가면서 병원에서 지도하여 주신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님, 정승원 교수님, 그리고 김현건 교수님을 비롯한 모든 교수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교수님들의 연구에 대한 열정을 옆에서 보고 배우지 않았다면 이러한 성과도 얻기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신 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 김원 교수님과 충남대학교병원 김석환 교수님, 은혁수 교수님께도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본 연구에서 많은 역할을 맡으시고 병원에서도 조언을 아끼시지 않은 서울아산병원 최원묵 박사님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박사님이 덕분에 이 논문이 좋은 결과로써 완성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데이터 완성에 도움을 주신 삼성서울병원의 이준희 박사님, MGH의 김명호 박사님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이 논문이 완성될 때까지 격려를 아끼지 않고 또한 데이터를 통한 결과 수립에 많은 역할을 해준 동기 양경모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많은 조언을 해 주신 간질환 연구실 식구들인 심영리, 김희훈, 김예은, 김규래, 최성은, 김민정, 우채린, 정은영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대학원 과정을 지지해 주신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에게 감사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장인어른, 장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또한 대전과 서울을 오가며 언제나 제가 넘어지지 않도록 버팀목이 되어 준 사랑하는 아내 박윤선, 그리고 건강하게 태어난 우리 아들 류은석 군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Liver fibrosis
#NK cell
#Gluta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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