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최근 단일 세포 분석 (single-cell analysis)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를 임상시험 (clinical trial)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피부는 대부분 각질형성세포 (keratinocyte)와 섬유아세포 (fibroblast)로 이루어져 있어서 소수의 면역 세포 (immune cell)를 단일 세포 분석 방법으로 분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교원질 분해 효소 (collagenase) 등의 효소를 이용해서 피부 조직을 분리하여 세포를 얻지만, 이 과정에서 면역 세포가 손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논문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사람 피부를 효소 처리 없이 48시간 동안 배양한 후 피부 조직으로부터 배양액으로 떨어져 나오는 세포를 모아 single-cell sequencing과 flow cytometry로 분석하였습니다. 그 결과 얻어진 데이터의 약 50%는 면역 세포였고 50%는 각질형성세포였습니다.
면역 세포 데이터는 추가적인 subclustering 없이 NK cell, T-cell subset, dendritic cell subset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IL-17A를 발현하는 Type 17 T-cell과 IL-17F를 발현하는 Type 17 T-cell의 전사체(transcriptome)가 다르다는 것을 밝혔으며, 반성숙 수지상세포 (semimature dendritic cell)가 IL-10을 발현하는 면역관용성 (tolerogenic) 수지상세포이지만 건선 (psoriasis) 피부에서는 pathogenic molecule인 IL-23A와 IL-36G를 발현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CCL-27-CCR10 상호작용이 건선 피부에서 손상되어 있다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었는데, CCL27 발현 저하가 주로 기저 각질형성세포 (basal keratinocyte)에서 일어난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논문의 싱글셀 데이터는 이미 NCBI's Gene Expression Omnibus에 업로드 되어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으시며 (GSE151177), 분석에 상용한 저의 R code들도 모두 https://github.com/jaehwan79/KruegerLab_scRNAseq_emigrating_cells_human_skin에 업로드 되어 있어 아무 제약 없이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다른 연구자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소속되어 있는 뉴욕 록펠러 대학 (Rockefeller University)의 많은 연구자들이 이미 BRIC을 통해 소개되어 왔습니다. 저는 록펠러 대학 James G. Krueger 교수님의 Laboratory for Investitive Dermatology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연구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피부 질환에 특화되어 있는 연구실이며, 저 또한 한국에서 수련을 마친 피부과 전문의입니다.
다만, 논문의 연구를 진행할 당시 저는 브롱스에 위치한 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Montefiore Medical Center에서 피부과 레지던트 수련 (일반외과 1년+피부과 3년)을 다시 받으면서, 록펠러 대학에서의 연구를 병행하였습니다. 미국에서 피부과 수련을 다시 받은 이유는 임상 실험을 책임 연구자 (Principal Investigator)로 진행하기에는 아무래도 외국에서 수련 받은 피부과 전문의로서 한계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PhD와 달리 MD의 경우 특히 전문의 자격은 국가 간 호환이 되지 않습니다). 레지던트와 연구를 병행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고, 내과 COVID 병동에 파견되어 환자를 보다가 COVID에 감염되어 한달 간 격리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이렇게 논문이 무사히 출판되어 무척이나 기쁩니다. 논문에도 록펠러 대학과 아인슈타인 의대를 병행하여 소속기관으로 표기하였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5년도 훨씬 전 이야기지만, 록펠러 한인 연구자 모임에서 전도유망하신 연구자분으로부터 단순히 사람 피부에서 유전자 발현을 보는 것이 어떻게 science를 한다고 할 수 있는지 본인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중개 연구 (translational research)는 동물 모델을 이용한 연구보다 descriptive 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high-impact 저널 투고 시 어려움으로 작용합니다 (Your study is descriptive and there is no mechanistic study… where is mouse?).
그러나, 동물 모델에서의 발견이 사람에게서 재현되지 않는 경우를 과학 분야 전반에서 다수 경험하면서, 2상 임상 시험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제약회사와 산학협력을 통해 피부질환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필요한 치료제 계발을 앞당길 수 있는 임상 시험을 다수 진행하고 있으며 피부질환의 biologics 치료 전후 피부 검체를 분석하여 피부 면역 세포 변화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논문은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임상 실험에 곧바로 적용하여 biologics 치료 전후 피부 면역 세포 변화를 싱글셀 수준에서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록펠러 대학 의과학자 양성과정 (Rockefeller University KL2 Clinical Scholars Program; https://www.rockefeller.edu/education-and-training/clinical-scholars/)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제가 2013년~2016년에 수료한 프로그램입니다. Clinical Scholars Program을 가진 미국 유명 의대는 많지만, 대부분의 Clinical Scholars Program의 경우 자교 junior faculty를 양성하는 목적으로 쓰입니다. 반면, 록펠러 대학에서는 역설적으로 의대가 없고 MD를 위한 tenure tract이 따로 없기 때문에 Clinical Scholars Program이 외부에 개방되어 있고, 외국에서 수련 받은 MD에게도 문호가 개방되어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3년 과정으로 Instructor에 준하는 월급이 보장되며 수료시 중개 연구 석사 학위 (Master’s degree)가 수여됩니다. 다만, 외국에서 수련 받은 MD의 경우 미국의사자격증시험 (USMLE)을 통과하여 뉴욕주 의사 임시 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되어야 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Krueger 교수님과 제가 진행한 경증 건선에서의 anti-IL-17A 단일클론 항체치료 임상시험 (NCT03131570)에 논문에 발표한 싱글셀 분석 방법을 이미 적용하였으며 현재 데이터 분석 중입니다. 그리고, 중증 건선에서 anti-IL-23 단일클론 항체치료 임상시험 (NCT04630652)을 제가 책임 연구자로서 시작하였으며, 마찬가지로 논문에서 발표한 싱글셀 분석 방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브롱스에서 피부과 환자 진료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피부질환 중개 연구와 피부과 진료를 병행해 나아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록펠러 대학의 김안모 박사님, 정춘근 박사님, 서준성 박사님, 양한슬 박사님, 강진영 박사님, 임혜경 박사님, 코넬 대학의 송민석 박사님, 박성호 박사님, 김태완 박사님, 홍승희 박사님 등 저희 가족이 멋모르고 뉴욕에 와서 고전할 때부터 옆에서 도와 주셨던 분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전부 한국으로 가셨습니다. 늦었지만 도와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한국에서 모두 건승하시길 뉴욕에서 기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긴 여정을 함께 하고 있는 논문의 2저자이신 이종미 박사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중개연구
#피부과
#싱글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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