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제가 하는 연구는 암대사 (cancer metabolism)입니다. 암은 빠른 성장을 위해 energy formation, building block synthesis, antioxidant defense mechanism 을 구축해야하는데 그 일련의 과정을 metabolic reprogramming 혹은 metabolic alteration 이라고 합니다. 암대사는 다른 정상세포에서 일어나는 대사활동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고 변화한 대사활동 중 대사의존성을 보이게 되는데 (metabolic vulnerability) 때문에 이를 이용하여 암치료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
저희 랩에서는 암에서 변화하는 대사과정을 찾고 그 과정에서 필수적인 유전자 및 단백질을 targeting 하여 정상세포는 피해를 주지않으면서 암세포만 특이적으로 사멸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논문은 세계적 제약회사인 화이자 (Pfizer) 와의 협업으로 시작하였습니다. 회사에서는 새로운 drug target을 찾고싶어했고 암대사가 새로운 암치료의 방법으로 꾸준히 각광받고 있기에 저희 연구팀에 비소폐암 (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 유전변형 쥐 암조직에서 얻은 metabolomics 와 RNAseq data 를 의뢰하면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헥소사민 생합성 (hexosamine biosynthesis pathway, HBP) 이 예후가 나쁜 비소폐암 성장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HBP 억제제로 임상실험이나 전임상실험에 사용가능한 약이 없는 실정인데 저희 연구결과로 HBP 기작 억제제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암대사 분야는 암세포 특이적인 대사과정을 타겟으로 하기에 기존 항암제보다 훨씬 암특이적이고, 아직 많이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기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이 연구는 제가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던 University of Texas-Southwestern Medical Center (UTSW) 에서 시작하여 지금 몸담고 있는 University of Illinois at Chicago (UIC) 에서 마무리하였습니다. UTSW 은 ‘대사연구의 베들레헴’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대사연구의 성지같은 곳으로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곳입니다.
UIC는 미국 최대규모의 의료단지 중 한 곳인 Chicago Medical District 에 위치하여 미국 약학대학 순위로는 최고에 속하고, 의과대학 내 암연구는 주로 인종, 빈부차와 암치료 및 암발병 연구(Disparity)쪽으로 특화되었으나 최근 10년 사이에 암연구에 활발히 투자하여 암대사 연구 및 종양세포생물학 쪽으로도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특히 최근엔 (2018) 주변 Midwest Cancer Metabolism Network 를 만들어서 미중부 지역 여러 학교들과 굉장히 활발한 협업을 하며 훌륭한 연구를 진행중에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하는 연구는 상당히 기초과학 (basic science, not translational study)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종종 제 연구가 실제 환자에게 쓰일 수 있겠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그러나 항암제가 되었든 다른 약제가 되었든 무언가 새롭고 효과적인 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나타나는 현상과 함께 분자수준의 기작을 밝히는 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한 예로, 이번 연구에 앞서 제가 2017년에 urea cycle 과 관련하여 낸 논문을 기반으로 메사추세츠 주에 있는 H3Biomedicine 이라는 회사가 제가 밝힌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을 만들었고 저희는 그 회사와 협업하여 그 단백질 억제제가 실제 폐암에서 효과가 있는지 확인을 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다시 한 번 깊이있는 분자기작을 밝히는 게 실제 항암제를 만들고 결과적으로 많은 암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연구자로서의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1. 항상 먼저 손을 내미십시오. 최근 동향을 보면, 이젠 혼자 일해서는 큰 연구를 할 수 없는 시스템이 되었습니다. 협업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내 전문분야와 다른 사람의 전문분야가 만났을 때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 전문가에게 들이대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실험하기 전에 머리로 미리 디자인 하신 후에 시뮬레이션 하시길 추천합니다. 실험 하나하나가 모여 가설이 되고 그 가설을 바탕으로 큰 줄기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실험디자인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실험을 디자인하기 위해선 양질의 논문을 많이 읽으시는 것이 필수입니다. 피카소가 세계적 화가가 되기 전, 수없이 유명화가의 그림을 똑같이 그리기를 반복했다고 합니다. 우리 연구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논문을 읽으시고 어떻게하면 내 연구에 응용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시고 그에 맞게 디자인하신 후 꼭 머리로 한 번 실험을 해보세요.
3. 항상 결과에 집중하시고 진실하십시오. 실험을 하다보면 가설과 다른 결과를 얻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땐 (특히 리비전 중에 가설과 다른 결과가 나올 경우) 조작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석사 당시 결과가 반대로 나오면 겁이 덜컥 나서 결과를 뒤집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계속 연구를 하다보니, 내 데이터에 항상 진실해야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 번 지도교수님께 혼나지 않기 위해 결과를 조작하면 나중엔 겉잡을 수 없이 일이 커지고 심한 경우 학계를 떠나야합니다.
결과에 집중하고 그 결과에 맞게 가설을 바꾸며 왜 그렇게 결과가 나왔는지 unbiased 하게 프로젝트를 끌고 나가면 완전히 새로운 기작을 발견할 수 있고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연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헥소사민 대사를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직접적으로 관련된 당생물학에도 관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glycobiology). 당생물은 암 뿐만 아니라, 신경계 그리고 바이러스 감염 등 전반적인 생물학적 event 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COVID-19 감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spike protein이나 HIV 감염과 관련된 단백질, 그리고 뇌인지 관련 단백질들 모두 당단백질입니다. 특히 암에서는 당단백질이 암주변 환경에서 면역세포들과 교류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암전이에도 큰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아직 당대사가 signaling pathway-molecular mechanism 부분에서 밝혀지지 않은 면이 많기 때문에 후속연구가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랩은 당단백질, glycosylation 그리고 glycan과 glycan 인식 단백질, 당단백질을 통한 암세포와 면역세포와의 소통을 연구하며 나아가 이 소통체계를 막음으로써 암치료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재밌고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는 저희랩에 지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https://bcmg.com.uic.edu/faculty/kim_jiyeon.html
#cancer metaoblism
#hexosamine biosynthesis pathway
#metabolic vulner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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